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대전복지재단 앞 복도에 걸려있는 걸게그림.
 대전복지재단 앞 복도에 걸려있는 걸게그림.
ⓒ 장재완

관련사진보기

 
대전광역시 출연기관인 대전복지재단 대표가 재단의 이사에게 막말을 해 논란이다. 대표는 중재를 위해 찾아간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 3월 28일 대전복지재단 정관성 대표는 권용명 이사에게 "나이를 먹었으면 나잇값 좀 하라"고 막말을 했다. 재단이 시행하는 사회복지시설 경영컨설팅 사업과 관련한 전화 통화에서 나온 말이었다. 권 이사는 2015년부터 해당 사업에 컨설턴트로 참여하고 있다. 지역의 사회복지기관인 밀알복지관 관장이기도 한 권 이사는 재단의 정책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2015년 시작된 대전복지재단의 사회복지시설 경영컨설팅 사업은 지역의 현장 전문가를 컨설턴트로 육성, 복지기관을 컨설팅하는 사업으로, 매우 높은 만족도로 타 자치단체가 벤치마킹을 위해 견학을 오기도 했다. 

지난 16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권용명 밀알복지관장과 컨설팅 사업 참가자들은 정 대표의 막말에 "심각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대전복지재단 대표, 이사에게 "나잇값 좀 해라" 막말

대전복지재단의 경영컨설팅 사업을 둘러싼 잡음은 지난 2018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1, 2기 컨설턴트들은 소통 문제를 이유로 실무자 교체를 요구했지만 재단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 초 간담회에서는 재단 담당 부장이 컨설턴트들의 '고삐를 죄겠다'고 발언해 당사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결국 3월 26일 권용명 밀알복지관장 등 컨설턴트들은 '대전시장 면담 추진'과 함께 '사업 중단'에 뜻을 모았다(관련기사 : '모범사례' 대전복지재단 사업 사실상 중단... 무슨 일이?). 이틀 후인 28일 이같은 결정 사항을 정 대표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막말을 들었다는 게 권 관장의 주장이다.

권 관장은 "현 실무자와 소통이 잘 안 되고 담당 부장이 부적절한 발언을 해 신뢰관계가 깨졌으니 교체해 달라고 (정 대표에게) 말했다. 그런데 '나잇값 좀 하라'는 막말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권씨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내가 왜 이 일(컨설팅 사업)을 한다고 해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깊은 회의감이 들었다"고 했다.

이외에도 권 관장은 "정 대표가 '시장 면담? 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 나도 가만히 안 있겠다. 나도 당신에 대해 아는 것 다 까발리겠다'는 등의 말도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개인 자격이 아닌 컨설턴트들을 대표해 의견을 전달했는데 막말을 듣고 나니 더 이상 대화가 의미 없다고 판단해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발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권용명 관장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대전복지재단 대표이사실에서 만난 정관성 대표는 "나잇값 좀 하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정 대표는 "그 분(권용명 관장)이 나와 동갑이다. 그래서 후배들이 하자는 대로 하지 좀 말고, 리더십을 발휘해서 좀 다독이고 하라는 뜻으로 그런 말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안은) 1주일 전에 다 정리하고 잘 해보자고 양해한 사안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전화해서 그렇게(사업 중단) 말하는데, 화가 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다른 컨설턴트들 앞에서도 "인간 쓰레기" 막말

정 대표의 막말은 반복됐다. 막말 사실을 알게 된 또 다른 컨설턴트들이 사과를 요구하기 위해 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였다.

4월 5일 만난 자리에서 정 대표는 "사과는 무슨 사과냐,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느냐", "그 사람(권 관장)은 나잇값이 아니라, 똥값이나 하라고 해라", "그 사람은 쓰레기다. 인간 쓰레기" 등의 막말을 쏟아냈다.

정 대표는 "나는 퇴직하면 언론사로 가기로 되어 있다. 그러면 매일 그 사람 복지관으로 출근해서 현미경 관찰을 하고, 퇴근도 거기에서 할 것이다. 얼마나 잘하는지...", "이제는 싸움이다. 전쟁이다. 두고 보자"는 등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자리에 동석한 한 인사는 "정 대표에게 두 분 모두 지역 복지계의 어른이니 서로 화해하고 잘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정 대표가 '그 사람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라'고 하며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사과는커녕 얼굴이 벌게지는 막말을 듣고 참담한 심정으로 자리를 떴다. 공공기관의 대표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어떻게 이런 심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기가 막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나한테 와서 기분 나빴다고 하면 서로 풀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데 본인은 한 마디 말도 안하고 다른 사람 보내서 '사과하라'고 하니 그렇게 말했다"라고 말했다.

"재단이 직원 대하듯 했다" vs. "그들이 꼬투리 잡았다"

 
 대전복지재단 홈페이지 대표이사 인사말 화면갈무리.
 대전복지재단 홈페이지 대표이사 인사말 화면갈무리.
ⓒ 대전복지재단

관련사진보기

 이 같은 갈등은 대전복지재단과 지역복지단체 사이의 불신에서 초래된 것으로 보인다.

정관성 대전복지재단 대표는 "그 사람들은 우리는 기관이고, 자기들은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일 할 때마다 말꼬리 잡고, 꼬투리 잡고 그랬다. 지난 1년 동안 나도 얼마나 많이 참았는지 모른다. 그 핵심이 권 관장이다"라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복지 현장 경험이 없는 행정 관료 출신으로 전임 대전시장 때 임명된 인사다.

반면 권용명 밀알복지관 관장은 "재단은 우리를 직원 대하듯이 했고 사업추진도 일방통행 식으로 진행했다"며 "그래도 잘 해보려고 문제제기를 했는데 결국 이런 대우를 받게 됐다, 이런 모욕적인 경우는 처음"이라고 분개했다.

권 관장은 "컨설팅 사업은 100시간 교육과 100시간 실습 후에 기관 컨설팅과 모니터링까지 너무 힘든 일이다. 그래도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 참여했고 큰 보람도 느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해 재단이 수탁한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사업을 둘러싼 논란까지 가세했다.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장애인 콜택시 사업을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지원하는 사업으로 확대 개편한 것으로, 그 동안 민간에서 해오던 것을 공공기관이 맡게 돼 대전복지재단이 수탁하게 됐다.

하지만 전체 직원이 3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재단이 130명이 넘는 인원을 고용하는 지원센터 사업을 운영하게 되자 지역 복지계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권 관장도 공개석상에서 해당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권 관장이) 토론회 토론자로 참석해서 내가 그 앞에 있는데 '복지재단은 정체성이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에서 (사업을) 가져가라고 하는데, 100% 시 출연금으로 운영되는 재단이 거절할 수 있느냐"고 항변했다. 이어 "그것을 가지고 정체성 운운하면 어떻게 하나, 재단 대표를 앞에 두고 그런 소리를 하면 기분 나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 관장은 "지역복지발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가서 지역복지를 총괄하고 있는 복지재단이 본연의 업무보다 규모가 큰 외부기관을 수탁한 것을 우려하는 건 당연한 일 아니겠느냐"라고 밝혔다.

대전복지재단 "민간에 컨설팅 의뢰"... 해법 난항

사회복지시설 경영컨설팅 사업 중단으로 표면화된 대전복지재단 사태가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재단 측은 '민간기관을 통한 컨설팅 사업'을 추진하고 나섰고, 컨설턴트들은 '재단이 바로서야 한다'고 천명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민간기관을 통해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컨설턴트들이 사업을 거부한 상태에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담당자 교체 요구에 대해서도 "다른 직원들도 하나같이 그 분들과는 일 못한다고 한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했다.

반면 권 관장은 "예전에는 잘 몰랐지만 복지재단과 같이 일을 하면서 재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다. 각 지역 복지관에서는 그 지역에서 일을 하고, 일의 한계에 부딪치고 하지만, 재단에서는 정말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며 "그러하기에 반드시 재단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러나 지금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관장은 "이사로서 재단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비판하는 게 무슨 잘못인가, 그런 이야기를 하라고 이사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지적했다고 대표가 이렇게 화를 내고 협박성 발언을 하는데 누군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겠나, 그럼에도 재단이 잘 돼야 지역복지가 잘 되기 때문에 각오하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3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