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태양의 후예>는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 KBS2


마지막회 방송이 시청률 38.8%. 무려 수도권 41.6%, 서울 44.2%(닐슨코리아 제공)라는 기염을 토하며 <태양의 후예>가 끝났다. <태양의 후예>는 방송이 되기 전부터 송중기 제대 후 첫 복귀작이라는 것과 <가을동화>(2000), <올인>(2003)으로 1세대 대표 한류스타인 송혜교 주연작이란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태양의 후예>는 14.3%의 시청률로 시작했고, 3회 만에 20%를 넘고, <별에서 온 그대>(2013) 이후 다소 주춤했던 한류열풍에 순풍 역할을 했다.

송중기는 입대 전부터 영화 <늑대소년>과 KBS2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외모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송중기는 입대 후 복귀작으로 <태양의 후예>를 선택했고 그의 선택은 '유시진'이라는 잊지 못할 캐릭터로 완성되었다. 극 초반부터 초능력자도 이길 것 같은 육군 유시진으로 군인의 새로운 판타지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매료했다.

드라마의 인기가 오를수록 엔딩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갔다. 사전제작으로, 다른 드라마와 달리 이미 결과가 나와 있는 상황. 시청자들의 관심과 요청 이전에 이미 주사위가 던져져 있고 그 결과를 속절없이 기다렸다. 많은 시청자는 인터넷 기사 댓글이나 커뮤니티에 그들만의 희망사항을 표출했다. 이런 반응들을 모두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태양의 후예>는 세 가지의 엔딩을 보여 주었다.

우르크의 재난 현장 종료, 일상으로

 <태양의 후예>는 우르크 재난 현장에서 피어나는 인류애를 그렸다.

<태양의 후예>는 우르크 재난 현장에서 피어나는 인류애를 그렸다. ⓒ KBS2


<태양의 후예> 12회 우르크의 재난도 지나가고, 납치되었던 강모연(송혜교 분)도 구조가 됐다. 아구스(데이비드 맥기니스 분)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는 유시진에게 강모연은 사랑을 확인해줬다. 마지막 우르크 데이트를 즐기며 서울로 돌아가 '욕조에 물을 받겠다'는 강모연에게 유시진은 우르크의 노을지는 아름다운 배경의 시계탑에서 멋진 키스를 했다.

구원커플(진구 김지원 분) 또한 그들의 사랑을 확인했다. 12회에 대해 시청자들은 '마지막회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16회를 마친 지금, 12회까지의 모습이 훨씬 좋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유시진 대위와 서대영 상사의 전사 통보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사랑하는 연인 강모연에게 돌아온다.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사랑하는 연인 강모연에게 돌아온다. ⓒ KBS2


13회 이후 주인공들의 서울 모습이 그려졌다. 서울에서는 전혀 다른 사건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전사 유시진은 파병이 정말 휴가였음을 증명하듯 서울 복귀 후 위험한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우르크에서는 미인과 노인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파병간 공병이었다면, 서울에서의 유시진은 세계의 평화를 유지하며 남북정상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이산가족상봉까지 귀결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강모연의 말을 빌려 생사를 오고 가는 '백화점'(군의 비밀 임무를 나타내는 송송커플 만의 용어)에 간다.

총상에 심정지로 생사를 오가지만 눈앞의 여자친구보다 북한 병사를 걱정하는 특전사 대위 유시진이 야속하기 그지 없다. 편하게 영화 한 편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우리의 송송커플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에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한 계절이 바뀌면 돌아오겠다"며 애틋한 포옹과 함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떠난 유시진은 3개월 후 유언장으로 소식을 전한다.

유시진 대위와 서대영 상사(진구 분)의 전사 통보에 가족들은 슬퍼했다. 특히 "진짜야? 진짜 안 와? 나 진짜 이제 그 사람 못 봐? 정말 그 사람 안 온대?"라고 오열하는 모습부터, 시간이 지나도 일상에서 문득 떠오르는 슬픔에 힘겨워 하는 강모연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렸다. 유시진의 기일을 맞아 그가 있던 작전 지역의 해외 봉사를 떠나, 우르크 해변에서 하얀 돌을 올리며 유시진과 작별하려는 찰나 '빅보스 송신'이라는 무전기 소리를 듣는다.

환청인지 실제인지. 바람이 부는 사막 모래 언덕에 서 있는 유시진의 모습에서 죽은 사람의 영혼과 만나는 것이 아닌가 착각까지 일게 한다. 예전 우르크 재난 현장에서 죽기 전 평화로웠던 고 반장님의 모습을 보여줬던 장면처럼, 남겨진 사람에게 위로가 됐다. 만약 15회가 마지막회였다면, 유시진 대위가 정말 전사했다면, 새드 엔딩이었다면, 이렇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유시진 대위를 떠나 보내지 않았을까?

우리는 해피엔딩을 원하지 말입니다

사전제작임에도 시청자의 마음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제작한 듯한 <태양의 후예>. 편하게 연애하는 장면을 갈구하던 시청자들에게 모든 커플의 완성과 그들을 스쳐갔던 인물들의 행복한 현재를 보여주며 끝이 났다. 해피엔딩이다. 캐나다 벤쿠버 화산 폭발현장으로 출동하는 모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드라마는 마치 시즌2를 연상시킨다.

생사를 오가는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던 드라마가 갑자기 느슨해지고 뻔한 해피엔딩이 됐다는 평가가 있다. 반면 드라마니까 현실과는 달리 해피엔딩이라 좋다는 반응도 있다. 무엇이 정답일까? 나는 용두사미라는 평가가 야속하다.

방송 내내 많은 기사가 실리고 댓글도 몇 천 개씩 달렸다. 본방 뿐만 아니라 재방 시청률도 웬만한 드라마 본방 시청률을 압도했다. 한 번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본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복해서 보면 볼 수록 대사와 화면 구도 연출의 '깨알 디테일'에 놀랐다는 후기가 많았고 OST 또한 화제가 됐다.

마지막회가 끝난 지금 다시 1편부터 정주행하겠다는 댓글도 많이 보인다.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 특히 중국에서는 공안에서 나서서 '유시진 상사병' 주의보를 내렸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물론 과도한 PPL은 디테일이 남달랐던 영상에 먹칠을 했다. 보는 입장에서도 그런데 만드는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현재 드라마 제작 현장이 그렇다. 앞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태양의 후예>만 욕 먹을 문제는 아니었다.

한편 주인공들이 '어벤져스'냐는 말도 나온다. 빠른 전개에 따른 간단한 과정 설명에 아쉬움이 남는다. 피투성이가 됐다가 멀쩡히 걸어다닌다면 '초능력자'냐는 소리가 나올 법하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한 시간 만에 죽었다가 갑자기 살아 돌아왔으니 '유사조(유시진 불사조)'가 된 셈이다.

이런저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태양의 후예>는 성공한 드라마다. 사전 제작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었고 갓 제대한 배우(송중기)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많은 시청자도 '예전엔 이런 적이 없다'며 자신의 일상 생활에 치명적이던 '인생드라마'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달 동안 수요일 목요일을 '태요일'로 만들었던 드라마가 끝이 났다.

시청자들은 이제 '유시진'을 떠나보내야 한다. 이후에도 어디엔가 정말 살아있을 것 같은 주인공들의 안부를 묻게 될 것 같다. '되게 오랜만입니다'라며. 좋은 연기를 보여준 연기자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이들을 다음 작품에서 빨리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15일 송혜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kyo1122)에 "태양의후예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멋진배우 멋진사람이 되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15일 송혜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kyo1122)에 "태양의후예를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멋진배우 멋진사람이 되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 @kyo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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