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내년 방영할 이영애 주연의 30부작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

SBS가 내년 방영할 이영애 주연의 30부작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 ⓒ SBS


얼마 전 강원도에서 열린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 제작발표회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 취재진 30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특히 10년 전 드라마 <대장금>을 방영하면서 배우 이영애를 한류스타로 부상시킨 중국은 이번 작품이 이영애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작품에 대한 중국 자본의 관심도 커서 홍콩의 한 기업은 이 드라마 제작에 150억여 원을 투자했다.

'드라마 한류'에 중국 정부는 방송시장의 문턱을 높이면서 견제의 칼을 빼드는 모습이다. 10년 전 드라마 <대장금>을 '운 좋게' 수출할 당시와는 다른 치밀한 전략으로 중국 시장의 기회와 견제에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기회] 한중 드라마 합작 모델, 판 커지고 채널도 다양해져

한국 드라마에 놓인 기회는 다름 아닌 비즈니스 채널의 다변화다. 한국과 중국이 손을 잡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합작 모델이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는 것.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경우에서 보듯 TV가 아닌 인터넷동영상사이트 방영만으로 대박 히트작이 탄생할 수 있음이 증명되면서 중국 인터넷미디어와 한국 드라마제작사, 연예기획사 등이 직접 손을 잡고 드라마를 제작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드라마 제작과 유통을 독점해오던 TV방송사에게 자극제가 되면서 양국 TV방송사 간 합작 협력에도 불이 붙는 모습이다. 중국 후난위성TV와 국내 종편 자회사 채널A플러스는 합작 드라마 <커피의 여왕>을 선보이기로 했다.

최근 국내에서 영화배급사와 연예기획사들이 드라마 제작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데는 중국 기업의 활발한 투자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미디어기업 DMG엔터테인먼트&미디어는 지난 8월 국내 드라마제작사인 초록뱀을 인수했고, 쑤닝유니버셜은 지난달 국내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에 지분 투자를 했다. 홍콩기업 엠퍼러그룹은 드라마 <사임당, the Herstory>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리더스그룹에이트에 1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인터넷동영상사이트를 보유한 중국 기업들은 TV방송사를 제치고 드라마 방영권을 사들이는 방법으로 한국 드라마 마케팅에 손을 대고 있다.

자연스레 국내 방송사나 드라마 제작사들은 현지 방송사뿐 아니라 인터넷기업과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내년 2월 방송될 KBS <태양의 후예>를 제작하는 영화배급사 NEW는 중국 동영상사이트 아이치이와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견제] 중국 정부의 견제, 전략적 대응 필요

 내년 한국과 중국에서 방영될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내년 한국과 중국에서 방영될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드라마 '태양의 후예' ⓒ KBS


양국 민간 영역의 협력에 불이 붙었지만 주시해야할 점은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 움직임이다. 드라마와 예능 등 한국 방송콘텐츠가 중국의 방송시장을 장악하는 것에 위협을 느낀 중국 정부는 점차 중국 방송시장 진입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히트 이후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자 중국 정부는 해외드라마가 인터넷에서 전송되는 총량을 줄이고 동영상을 사전에 심의하는 제도를 꺼내들었다.

상대적으로 한국보다 기준이 높은 중국 정부의 심의를 통과하려면 이미 제작된 국내 드라마 중 상당수는 수출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물론 앞으로 수출을 고려하는 드라마는 웹드라마나 사전제작 방식으로 제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국내 방송사와 드라마 제작사, 연예기획사 등은 중국의 방송규제 정책에 발 빠르게 적응을 하는 모습이다. KBS <태양의 후예>, SBS <사임당, the Herstory>, tvN <치즈인더트랩> 모두 사전제작한 뒤 양국 방영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이같은 사전제작 시스템이 일반화될 경우 중국 정부는 물론 드라마 공동제작에 나선 중국 투자기업의 눈치까지 봐야할 수 있다는 점. 이들이 심의 통과를 명분으로 드라마 소재나 내용 선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합작 파트너인 중국 자본을 단순히 투자처로만 대우하고 선을 긋는 것은 현명한 대처가 아닐 터다. 중국 정부와 대중 모두의 취향에 맞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양국 파트너가 머리를 맞댄다면 보다 긴밀하고 장기적인 협업 체제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제 문화수출국이라는 자존심은 누르고 보다 치밀한 전략으로 콧대 높아진 중국 방송시장을 공략할 때다.

○ 편집ㅣ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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