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입장을 밝힌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세금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문제로 국민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입장을 밝힌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 유성호


탈세 논란에 휩싸인 강호동이 연예계 잠정 은퇴라는 막다른 선택을 했다.

강호동은 9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도화동 서울 가든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연예계에서 잠정 은퇴하겠다"고 말했다. 정장 차림으로 등장한 그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강호동 탈세 논란, 발단부터 현재까지

국세청은 최근 강호동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수억 원 대의 추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국세청 측은 "강호동 측이 방송 경비를 부풀리고 소득을 축소해 탈세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어디까지 '경비'인지가 주요 쟁점이 됐다.

이에 대해 강호동 측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충실히 추징금을 납부하겠으며 앞으로 법 절차에 따라 국민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그동안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던 그이기에 대중의 배신감은 더욱 컸다. 2009년 3월 강남 세무서에서 '1인 명예민원봉사실장'으로 나섰던 그의 과거가 화제되기도 했다. 지난 5일 다음 아고라에서 시작된 '강호동 퇴출 청원' 서명에는 9일 현재까지 3천여 명이 참여했다.

추석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 무슨 말 했나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예계 잠정적 은퇴를 선언하며 눈시울이 붉어지자, 두 눈을 감고 눈물을 참고 있다.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 받은 강호동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예계 잠정적 은퇴를 선언하며 눈시울이 붉어지자, 두 눈을 감고 눈물을 참고 있다. ⓒ 유성호


강호동은 "몇 날 며칠 고민하고 연예계 잠정 은퇴를 결정했다"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제작진과의 상의를 통해 최대한 방송국과 시청자 여러분께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해 하차 시기를 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호동은 "최근 벌어진 세금 문제는 이유를 막론하고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못한 내 불찰이고 잘못이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뻔뻔하게 TV에 나와 얼굴을 내밀고 웃고 떠들 수 있겠느냐"고 했다.

아울러 강호동은 "젊어서 씨름밖에 몰랐고 그 이후엔 방송밖에 모른 채 여기까지 달려왔다"며 "자숙의 시간동안 비단 세금 문제뿐이 아니라 정신없다는 핑계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놓치고 살아온 것은 없는지, 초심을 잃고 인기에 취해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찬찬히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국민 MC의 충격적 은퇴, 향후 전망은?

"아무런 할 말도 없다. 아무것도 생각 안 난다."

<1박2일> 멤버인 코요테 김종민의 한 마디가 연예계의 현 상황을 정리하는 듯 하다. 

강호동의 급작스런 은퇴 선언으로 방송가는 충격에 휩싸일 전망이다.

강호동은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비롯해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강심장> 등에 출연하고 있다.

'국민예능' <1박2일>을 필두로 네 프로그램 모두 동시간대 1위, 2위를 고수하는 작품이라 강호동 은퇴의 파장은 거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강호동이 <1박2일> 하차를 결정한 이후 '종편행'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했던 분위기 속에 나온 은퇴설이기에 그 여파는 종합편성채널에까지 미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장에 KBS <1박2일> 관계자들이 모습을 보였고, 또 한 KBS 관계자가 이날 오후 SNS 상에 조심스레 '은퇴설'을 흘린 것으로 볼 때, <1박2일>팀은 기자회견 전 강호동의 은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1박2일>은 이미 내년 2월까지 방송하기로 예정돼 있다. 

반면 MBC와 SBS의 경우 시청자들의 여론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강호동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최대한 방송국과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차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동정과 비난여론의 추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 MC'의 은퇴라는 초유의 사태 이후 각 방송사는 어떻게 대처할지, 또 방송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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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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