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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왜 이렇게 길게 만들었어요?"
"미안해. 그래도 편집하면서 잘라낸 것도 많단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에 초등학생이 던진 첫 질문이었다. 황윤 감독은 아이 눈높이에 맞게 대답해주었다. 작년 여름, 순천에서는 5일간 동물영화만 볼 수 있는 영화제가 있었다. 상영 이후 감독은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나갔다. 

'살아있는 돼지는 어디에?' 영화는 순수한 질문 한 가지로 시작되었다. 돈까스는 먹어도 살아있는 돼지를 한 번도 본적이 없었던 감독은 돼지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 그러나 돼지를 만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수 백군데 전화를 돌린 끝에야 감독은 돼지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돼지를 만나고 온 첫날 감독은 피부병이 생겼다. 
 
"수 백번 섭외를 거절당하다 유일하게 섭외된 공장식 축산하는 곳을 화면에 담았다. 한살림에서 유통되는 고기 조차도 공장식 축산으로 키워진 가축이었다.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황윤 감독은 전했다.   

Q 잘랐던 영상 중에 뭐가 있었나? (관객)

A 도축장 수 백 군데를 연락했지만 도저히 섭외를 할 수 없었다. 마지막 돈수(새끼 때부터 다 클 때까지 봐왔던 돼지)가 도축장 안까지 들어가는 걸 찍고 싶었지만 허락되지 않았다. 영상을 찍지 않고 보는 것조차도 허락지 않더라. '월요일은 고기를 먹지 말자'는 운동을 하는 비틀즈의 폴 메카트니가 그랬다. "고기가 생성되는 곳을 투명유리로(확인) 만든다면 모든 사람들이 채식을 할 것이다"라고. 

Q 영화속에서 수퇘지가 어떤 기구에 스스로 올라타던데 어떻게 된건지? (수피아)

A 정액체취하기 위한 자세인데 훈련이 됐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암퇘지에게 관심을 기울일 때다. 엄마 돼지는 정액을 담은 기구를 쑤셔 넣는 수준으로 교배를 억지로 당한다. 고통을 그대로 느낀다. 그렇게 새끼를 가지면 낳고 나서 그 좁은 틀안, 반대로 누울 수도 없는 공간에서 옆으로 누워 새끼에게 젖을 물리고 좀 자라고 나면 새끼를 뺏긴다. 그런 고통의 출산과 젖물림과 아기 돼지들과의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이다. 페미니즘 운동차원에서 위드유를 해야 한다. 

Q 아들은 여전히 채식중인지,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까?(관객)

A 학교급식이 결코 양질의 음식이라 할 수 없다. 대부분 항생제 처리된 공장식 축산 고기들이 요리되어 나온다. 이번 교육감 후보들에게도 채식 급식에 대한 내용을 다 전달했는데 꽤 반응이 괜찮았다. 아들은 여전히 채식하고 있다.  

유투브에 있는 영상 영화 매트릭스를 각색한 영상 <미트릭스>, 책 <무엇을 먹을 것인가> 등등 좋은 자료들이 많다. (채식이 꼭 아니라도) 우리가 먹고 있는 것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도대체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영화 <마지막 돼지>도 꼭 보셔 달라. 
<잡식가족의 딜레마> 상영 후 순천시민들과 한컷 동물영화제라서 그런건가 유독 아이들 관객이 많았다ⓒ 순천만동물영화제
순천시민 남창우씨는 "아이를 낳기 위해 몸 관리를 하느라 4년 정도 채식 경험이 있다. 채식하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았다. 그러나 유별난 사람 취급받는 것 같아서 그걸 의식하는 게 좀 힘들었다. 주로 고깃집을 가는 회식도 좀 힘들었다. 아이 낳고 지금은 가끔 고기를 먹지만 많이 먹지는 않게 되더라"며 채식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저는 광우병 유모차부대였고, 한살림 조합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나라 공장식 축산이 심각한지 몰랐다"며 순천시민 류준선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영화 <푸드 주식회사>를 봐도 촬영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던데 제작기간은 얼마나 걸렸는가?"라고 물었다. 

황 감독은 "2010년 구제역 때 동물들이 살처분 당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1년 좀 넘게 기획하고, 촬영 기간은 2년이 걸렸다"며 "초중고 상관없이 학교에서 초청 들어오면 간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줘도 좋고 연락 달라"고 말했다. 

외국 공장식 축산에 대한 영상은 꽤 봤었다. 그러나 한국에 축산들을 보니 동물들의 고통이 더 피부로 와 닿았던 것 같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것이 죄스러워 몸을 제대로 펼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