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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우생보호법이 사라진 까닭은???

창조론관 진화론
20.09.18 15:33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일본 국회는 1948년 불량한 자손 출생을 방지한다는 목적으로 우생보호법을 만들었습니다. 지적 장애나 정신 질환, 유전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 강제적으로 불임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이 법이 폐지된 1996년까지 2만 5천명(자료에 따라서 조금씩 다름)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우생보호법 희생자 일시금 지급을 알리는 일본 후생노동성 홈피입니다. ⓒ 박현국
   
사람들은 외부 문화를 받아들일 때 자신의 형편이나 처지에 맞게 수용합니다. 없는 것이나 부족한 것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거부하거나 수용하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원래 자신이 지니고 있던 자연신 신앙은 주로 신사에서 세시풍속으로 정착했습니다. 그리고 대륙에서 전해온 불교문화는 상류 지도자 층을 중심으로 정착하고, 서민들에게도 널리 퍼졌습니다.

일본 근대화는 탈아입구라는 주제로 적극적으로 서양의 사고방식이나 문화, 문물들을 받아들였습니다. 그 대표적인 것 가운데 하나가 다윈주의 진화론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은 1859년 나온 <종의 기원>에서 시작되어 세상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그 때 영국의 수준 높은 항해술에 바탕하여 팽창주의와 맞물려있습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은 측량선을 타고 세계 일부 항해를 하고 귀국한 다음 여러 가지 수집해온 화석자료나 경험, 여러 학자들과 편지나 토론을 바탕으로 정리한 생태학 관련 책입니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인간을 언급한 것은 마지막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서양문화나 학문을 받아들이면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창조론입니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서양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양 영국은 기독교 영향을 오래 전부터 크게 받았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신의 창조론이 중요합니다. 인간이나 세상 모든 것은 신이 창조했다고 주장합니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서양 문화를 오랫동안 지배했던 신의 창조론이 우세한 사회문화 속에서 새로운 가설로 제기되었습니다. 신이 세상 모든 것을 창조했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을 수 있다는 가설로 나타난 것이 다윈주의 진화론입니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나홀로 있지 않고 창조론과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진보와 보수처럼 상호 의존적이고 서로 얽혀있습니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실증주의 사고 체계와 맞물려 사회학, 인류학, 문학들의 생성이나 방법론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다윈주의 진화론은 뒤이어 나타난 우생학이나 용불용설, 자연적응, 자연도태 등에도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다윈주의가 만능은 아닙니다. 인간이나 생물이 오랜 시간 동안 변화하며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도 없고,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마음이나 정신과 관련된 부분이 그렇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다윈주의 진화론을 적극 수용하면서 기독교 사고 방식의 근본인 신의 창조론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신앙과 관련된 부분은 신사의 자연신이나 불교로 충분하다고 여겼나봅니다.

창조론 없이 다윈주의만 수용한 일본 사람들은 진화론만 신봉하며 우생학이나 단일민족 우수성에 빠져있습니다. 일본 사회에 만연한 이지메 따돌림이나 일제 강점기 조선인 학살 등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이 우생학이나 다윈주의 진화론 관점에서 최고라고 여기고, 나머지는 무시하거나 피지배의 대상으로 여깁니다.

우생보호법 피해 당사자들이 국가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재판을 이어왔습니다. 2019년 아베 정권은 피해자 한 사람에게 320만 엔 일시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화해를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들은 교통사고로 생식능력을 잃은 경우 기본 보상으로 1천만엔을 지급하는데 그것의 삼분의 일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2019년 4월 화해 이후 일시금을 받은 사람은 661명입니다. 피해자의 2.6퍼센트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역별로 미야기현이 81명으로 가장 많고, 홋카이도 65명, 이바라기현 31명, 효고현 7명 순입니다. 효고현의 경우 알려진 피해자는 3백명을 넘지만 지급된 것은 겨우 7명입니다.

일본 정부는 피해자 7천명의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 사생활을 까닭으로 공개나 연락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직접 신청하거나 증거 자료를 가지고 있는 지역 단체에서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지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70여 년 전부터 시행된 일이고, 해당자들이 질병을 앓았고, 고령이거나 이미 생을 달리한 사람들도 많아서 크게 기대할 수 없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개인에 따라서 다양한 성격이나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람을 가르거나 판단하는 것을 잘못된 것입니다. 나라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법을 만들어 강제 불임 시술을 시행했습니다. 비인륜적이고, 나치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나치 이후에 벌어졌습니다. 이것은 다윈주의나 그 이후 우생학 관련 사고 방식이 가져온 그릇된 일입니다.

사람이나 사회가 자신과 다른 환경에서 생겨난 지식이나 사상을 받아들일 때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그 사상이 태어난 종합적인 환경이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릇된 사고방식이나 잘못된 법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의 미래와 희망을 빼앗았습니다.
 
14세 소녀의 강제불임수술이 적당하다고 인정한 돗토리현 우생보호심사회기록입니다(아사히신문 2020.8.6 사진 갈무리) ⓒ 박현국
 
참고문헌> 김동광 옮김, 놀라운 인체의 신비, 크레용하우스, 2001  
존 호건 저, 김동광 역, 과학의 종말, 까치, 1997
찰스 다윈, 장대익 역, 종의 기원(On the Origin of Species), 사이언스북스, 2019
아사히신문, 2020.8. 5, 6, 7,   고베신문, 2020.8.11
참고누리집> 일본 후생노동성 홈피, https://www.mhlw.go.jp/kyuuyuuseiichijikin_tokusetsu/data/leaflet_simple.pdf, 2020.9.18,
니이사토 변호사(전국우생보호법피해변호단공동대표), http://doctor-rescue.idealaw.jp/niisato.html, 2020.9.18
화일 첨부> 기사 관련 아사히신문과 고베신문 PDF 화일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시민기자는 교토에 있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우리말과 민속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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