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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 이어령 前 장관이 전하는 말의 힘

클레오파트라부터 오바마까지... 말의 힘은 강하다! / 한국 고유의 꽃 금강초롱이 '하나부사야 아시아티카 나카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20.01.15 17:20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강의 중인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이어령 前 문화부 장관이 지난 10월 29일, 영인문학관에서 한국전통대학교 강의용 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이 날 강의의 주제는 '한국말의 힘, 토씨 하나로 달라지는 세상'이었다.

이 장관은 '말 한마디가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단순한 속담을 넘어서 국가의 권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돌아가던 세상은 이제 '말' 즉 '문화'의 힘이 곧 권력이라는 의미다.

특히 말의 힘은 시대에 상관없이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 예시로 클레오파트라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들었다.

   
클레오파트라의 또 다른 면모를 설명하는 이어령 장관 ⓒ CPN문화재TV 임영은 기자

 
'클레오파트라의 콧대가 조금만 낮았어도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라는 말로 유명한 클레오파트라. 사실은 외적인 면이 아닌 뛰어난 언어 구사력으로 주목받아야 할 인물이다. 그는 무려 7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상대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사람이었다. 이 '말'의 힘으로 이집트를 정복하려던 시저와 안토니오를 무력이 아닌 말로서 감화시켰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 말로 알려졌던 '배고프면 케이크를 먹어라'라는 말 조차도 사실 그가 한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 힘들었던 군중들은 그 말이 불씨가 되어 프랑스 혁명으로 타올랐고 결국 왕정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사실 루소가 귀족들을 비판하며 만들어낸 말이 세계의 역사를 바꿨다.

   
금강초롱꽃의 검색 결과, 학명을 주목해보자 ⓒ 한국학중앙연구원
   

현대에 와서도 말의 힘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말'로 인해 빼앗긴 문화가 많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나라에서만 피어나는 금강초롱꽃은 세계기준 학명으로는 "하나부사야 아시아티카 나카이"다. 발견한 사람이 일본학자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고유의 꽃에 일본의 이름이 붙어버렸다. 이 이름 하나로 일본에게 금강초롱꽃이라는 말과 문화를 뺏기게 됐다.

'말' 한마디로 대통령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의 '연설'과 '공약'도 한 몫 했지만 '오바마 키즈'가 큰 영향을 끼쳤다. 유투브 영상에 아버지가 이제 막 옹알이를 하는 아이에게 '오바마'라고 발음하자 아이는 즐겁게 따라했지만, '맥케인'이나 '힐러리'를 발음하자 조용히 침묵했다.

아이들이 발음하기 쉽다는 점을 착용한 '오바마 키즈' 릴레이 영상은 큰 화제를 모았고 이는 오바마가 선거에서 승리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처럼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는 '말'도 역사를 뒤집을 수 있다.

이 장관은 강의를 마치며 "군사와 돈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말의 힘, 문화의 힘이 중요하다. 상대를 억지로 제압하는 힘이 아닌 상대를 설득시키고 공감시키는 능력이 앞으로 미래를 결정한다. 말의 힘을 꼭 기억하고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재팀 임영은
lzs0710@icpn.co.kr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CPN문화재TV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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