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없는 30대, 진보에 눈을 뜨다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하 이털남)를 진행하는 김종배 시사평론가가 386세대와 88만원 사이에 끼어 조명 받지 못하던 '30대'를 분석한 책 <30대 정치학>을 펴내고 지난 19일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격정적이었던 민주화 시대가 지나가고 문화와 소비로 상징되는 90년대에 20대를 보낸 지금의 30대는 대학시절 정치사회에 관심이 없었던 세대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저자 김종배는 현재 30대가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고 주장합니다. 어쩌다 30대가 진보의 꼭짓점으로 부상하게 됐을까. 이날 <오마이뉴스>에서 열린 저자와의 대화에서 저자 김종배는 정치와는 담을 쌓은 듯 보였던 30대가 진보적 성향을 띤 능동적인 정치참여 주체로 변한 두 가지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사회경제적인 요인으로 세대내 양극화를 꼽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 IMF로 인한 취업난을 시작으로 벤처대란, 카드대란을 줄줄이 직면해온 1970년대 생들은 2006년 결정적으로 부동산 대란을 맞습니다. 부모의 도움을 받은 이들은 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 한 이들은 내집장만의 꿈과 멀어지거나 하우스푸어가 되면서 세대내 양극화가 심해진 겁니다. 저자는 IMF와 같은 신자유주의 광풍과 그로 인한 세대 내 양극화의 쓴맛을 가장 먼저 맛본 30대를 '재수 없는 세대'라고 표현합니다.

1970년대 생들은 30대가 되면서 극심한 세대내 양극화를 겪고 자신을 경제적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이는 지금의 30대가 진보성을 띠는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나의 경제적 지위가 하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3,40대 중에 30대가 가장 높습니다. 반면에 나의 경제적 지위가 상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가장 적습니다. 이것이 결국은 세대내 양극화가 얼마나 극심하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입니다. 재밌는 사실이 이런 겁니다. (자료 도표의) 30대를 보십시오. 경제적 하층 같은 경우는 범진보 지지율이 그 어떤 계층보다 가장 높습니다. 그런데 30대의 절대다수가 자기스스로 경제적 지위를 하층이라고 하니까 평균에 있어서 범진보 지지율은 올라가는 것이죠. 그래서 30대에서 지금 상대적 진보성이 가장 도드라지게 나타나는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게 제 결론입니다."

<30대 정치학>의 저자 김종배는 30대가 진보성을 띠는 두 번째 이유로 소위 그들의 '놀았던' 문화와 습성을 꼽습니다. 386세대와는 다르게 시위보다는 PC통신, 가요 등 문화를 누리며 대학시절을 보냈던 이들은 대학졸업 후 2002년 노무현 바람,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등 정치사회에 눈을 뜨게 되는 계기를 만납니다.

이런 사건들을 겪으며 정치사회에 눈을 뜬 30대 사이에선 정치참여를 통해 정책과 정치를 바꿀 수 있다는 정서가 퍼집니다. 자신감을 가진 30대는 마치 연예인의 팬이나 아바타에 공을 들이는 게이머처럼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열렬히 지지합니다. 이런 분위기는 기존 정치권의 제왕적 리더십이 약화되고 정치질서가 이완되면서 더욱 확산되고, 그 결과 노사모와 같은 조직이 탄생합니다.

김종배씨는 30대들의 진보적이고 능동적인 정치참여 문화가 한창 확산되고 있지만, "30대의 진보성은 아직 의식화된 것이 아니라 정서에 머물고 있는 진보성"이라고 쓴 소리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한 발 더 나가기위해 20대가 반값등록금을 요구했듯 30대도 자신들의 비전을 정치권에 요구하라고 충고했습니다.

'30대가 가장 정치적이며 진보적인 세대'라고 주장하는 책 <30대 정치학>. 30대가 지난 10년 동안 치러진 선거에서 가장 진보적인 선택을 해온 통계와 각종 여론조사, 인터뷰 등 여러 자료를 바탕으로 이들이 한국 정치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이로 인해 한국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살펴봅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의 <30대 정치학> 저자와의 대화는 오마이TV, 유투브,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2.10.2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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