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목사 "김용민은 '종북좌파 패륜아'"

서울시내 개신교 목사가 일요일 예배시간에 '막말 논란'에 휩싸인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를 '패륜아'로 부르며, 특정 정당에 대한 선거운동을 펼쳐 선거법 위반 논란이 예상됩니다.

<오마이뉴스>가 단독 취재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오늘 오전 설교에 따르면 전 목사는 김 후보의 문제 발언을 일일이 소개한 뒤, 욕설을 섞어가며 김 후보를 '패륜아'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명숙 대표는 '웃기는 여자'로, 민주통합당은 '패륜아들의 모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그런 새끼가 세상에 8백만이 들으니까 그게 인기가 있는줄 알고 통합민주당에서 노원구에 국회의원 공천을 했어요. 그런 패륜아를. 민주당 한명숙 그 여자도 웃기는 여자예요. 그런 인간을 자기 당에 공천한다는 것은 너가 하는 일에 대해서 나도 동의한다는 뜻 아니예요. 그게 무슨 정치가들입니까. 패륜아들의 모임이지."

이어 전 목사는 예배 광고시간에 "김 후보가 목사 아들인데 독실한 기독교인이 타락하면 사탄보다 더 무서워진다"며 김 후보가 '종북좌파'라고 주장했습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먄약에 김용민씨가 꼼수 대장 김용민, 목사 아들이래요. 그 놈이. 목사 아들이 타락하면 저렇게 악해져요. 역사적으로 보면요. 어릴 때 독실한 기독교인이 타락하면 사탄보다 더 무서워져요... 김용민은 종북주의자이고 좌파인데."

또한 기독자유민주당 고문을 맡고 있는 전 목사는 이번 총선에서 기독당 후보가 2명 이상 국회에 들어가면 대한민국 교회는 다시 부흥한다며 각 당 정책자료 중에서 기독당 것이 제일 낫다고 말했습니다. 예배시간에 사실상 기독당을 위한 선거운동을 한 겁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이번 총선에서 기독당 후보가 2명 이상이 (국회에) 들어가면 대한민국 교회는 다시 부흥합니다... 기독당이 (국회에) 들어가야 해요... 모든 당의 전단을 비교해 보니까 팔이 안으로 굽어서가 아니라 진짜로 기독당이 제일 낫더라."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을 척결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 일어나 기독당을 위해 전 성도들의 적극적인 기도를 부탁드린다"는 광고 영상도 상영됐습니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이와 같은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선거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공직선거법 85조 제2항에는 누구든지 교육적·종교적 또는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85조 2항에 보면 종교적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어요."

서울 노원구에 있는 순복음노원교회 유재필 목사도 지난 금요일 예배시간에 김용민 후보의 문제 발언을 소개한 뒤, "온전한 사람의 정신으로써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의 지도자로 추천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김 후보에게 투표하지 말라는 입장을 교인들에게 간접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유재필 순복음노원교회 목사] "오늘 날짜 국민일보 미션 라이프 1면에 김아무개 이름 석자가 큰 글자로 나와 있습니다만 이 강단에서 그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참 마음이 떨립니다. 김아무개... 온전한 사람의 정신으로써는 할 수 없는 참으로 통탄할 일입니다."

이어 유 목사는 "하나님 앞에 죄 없는 사람 어디있냐, 정죄는 마귀들이나, 정치꾼들이 하는 일"이라며 야권의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습니다.

[유재필 순복음노원교회 목사] "하나님 앞에 십자가 밑에 죄 없는 사람 어디 있습니까. 누가 누구를 정죄한다는 겁니까. 그것은 마귀들이나 하는 짓이고 정치꾼들이 하는 일입니다."

한편, 과거 선거 때마다 '색깔설교'로 물의를 일으켰던 목사들은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설교 시간에 '종북좌파' '빨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색깔공세'에 나섰습니다.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종북좌파가 만든 인터넷 신문이, 디도스있죠? 그게 선민 이스라엘을 파괴한 디도스와 마찬가지로 기독교를 파괴한다는 뜻이예요. 나꼼수? 꼼수가 뭐요? 겉으로는 아닌 척하고 속으로는 악한 음모를 꾸미고. '너 꼼수가 뭐야' 그러잖아요."

[김성광 강남교회(대치3동) 목사] "대한민국이 앞으로 선진국가, 잘 사는 나라, 하나님 나라가 돼야 되는데 선거를 잘못해서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종북좌파 세력이나 공산당 사상을 가지고 나라를 점점 공산당 국가 만든다면 우리의 후손들과 2세들에게 어떻게 좋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습니까."

일부 개신교 목사들은 선거법까지 위반해 가며 '김용민 막말' 비판에 나섰지만, 정작 이들의 설교 자체가 목사들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막말 설교'였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4.08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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