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보수의 7가지 기둥이 흔들리고 있다"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쇄신의 완성이라고 강조한 새누리당 공천은 왜 비판을 받고, 민주통합당이 국민의 뜻을 반영한다며 도입한 모바일 투표는 왜 혼란을 불러왔을까.

최근 <정치의 몰락>을 쓴 정치컨설팅 'MIN'의 박성민 대표는 지난 8일 생중계된 <오마이뉴스> 저자와의 대화에서 현 정치권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치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박 대표는 정치권을 겨냥해 현재 공천은 쇄신도 개혁도 아닌 '엿장수 마음대로'라고 지적했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한국 정치의 공천하는 걸 보면 이건 쇄신도 아니고 민주주의도 아니고 개혁도 아니고 그냥 엿장수 마음대로 하는 거예요. 정당에 공천을 신청했으니까 공천을 받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래서 (후보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한다고 합니까, 경선을 한답니까?'라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대요."

또한 박 대표는 박 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진행 중인 '감동인물찾기 프로젝트'를 의식한 듯 정치권이 전국 노래자랑식으로 정치에 의지도 없는 사람을 끌어들이려고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K-POP 전사들을 키워내는 연예 기획사도 하다 못해 1년이라도 가수들을 발굴해서 훈련을 시켜서 내보냅니다. 우리 정치권은 그렇게 뽑지를 않습니다. 송해씨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인가요? 재미있는 사람도 있고, 노래 좀 하는 사람도 있고, 춤추는 사람도 좀 있지만, 절대 그 사람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없습니다. 감동 인물 찾는러 다닌다고 다니는데 그렇게 뽑힌 사람들이 정치를 잘 할 수 없어요."

박 대표는 민주통합당이 진행 중인 예비후보 경선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는 선거 단위가 작아 조직 동원의 위험성이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대통령 선거, 당 대표 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후보들이 알려진 인물이니까 자발적 참여도 가능한데 국회의원 선거 단위로 내려가면 예비후보들이 다 유명한 분들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바일 선거인단이라는 게 약간 조직동원 되는 측면이 있지 않겠어요?"

특히 박 대표는 세계화 물결과 SNS 등 정보통신 기술 발달로 인해 정치 패러다임이 변화했다며 이제 정치에는 조직과 돈 그리고 언론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치 패러다임이 바뀐 결과가 '박근혜 대세론'을 깬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등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이라는 겁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박원순 시민후보가 경선할 때 투표율이 60%. 정당이 아닌데도. 언론도 의미가 없어요.지금 안철수는 개인인데 정당들을 다 흔들어 놓고 있어요. 더 이상 조직과 돈과 언론이 중요하지 않게 됐다는 겁니다."

이어 박 대표는 보수적인 대한민국을 받치고 있던 지식인, 언론, 권력 기관 등 보수의 7가지 기둥이 흔들리면서 보수 우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지금 우리나라의 담론을 주도하는 학자 중에 보수 학자들이 없어요. 언론도 옛날의 종이 신문이 힘이 있을 때는 보수 언론이 힘이 셌는데 지금은 굉장히 약해졌죠. 뉴스도 선택하잖아요."

또한 박 대표는 대중은 정치자금에 대해 '고전'처럼 잘 모르면서도 잘 아는 듯이 엄격하게 비판하고 있고, 반대로 정치인은 '포르노'처럼 잘 알지만 꺼내놓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정치인들이 돈 문제를 신경쓰지 않고 행정부를 견제할 수 있도록 비현실적인 금액으로 묶여 있는 정치자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민주주의 비용이라는 게 있어요. 저는 돈을 쓰는 게 좋다. 저는 정치자금을 상당히 풀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반 국민들은 정치자금에 대해서 전혀 모르면서 고전처럼 비판해요. 정치인들은 이걸 포르노처럼 다 알지만 모른 척 해요."

박 대표는 이제는 정치인이 국민에게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정치인과 국가가 국민에게 뭔가 해주겠다고 말해야 하는 시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MIN' 대표] "저는 국가나 정당이나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뭘 해주겠다고 얘기해야지. 그 사람들에게 뭘 해달라고 하는 것은 정치의 기본이 잘못된 겁니다."

박 대표의 저서 <정치의 몰락>에는 지난 60여년간 주류였던 보수 시대의 종언과 보수와 진보의 대타협을 통한 새로운 체제 구축, 선거 제도 개혁을 통한 '75퍼센트 민주주의' 실현 등 현실 정치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더 나은 정치를 위한 대안이 담겨 있습니다.

<정치의 몰락> 박성민 저자와의 대화 강연 동영상은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TV면과 아이튠즈 팟캐스트 '저자와의 대화'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12.03.09 17:26

댓글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누군가는 진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 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최신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