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여러 의원실에 돈봉투 배달됐을 것"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자신이 폭로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쇼핑백 크기의 가방 속에 노란색봉투가 잔뜩 들어있었다고 보고 받았다"며 "여러 의원실에 돈배달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보고받은 바로는 노란색 봉투 하나만 달랑 들고 온 것이 아니라 쇼핑백 크기의 가방 속에는 똑같은 노란색봉투가 잔뜩 끼어있었다고 보고가 됐습니다. 그 진술로 미뤄보면 여러 의원실을 돌아다니면서 똑같은 돈 배달을 한 것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은가 싶고요."

고 의원은 오늘(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준 경위와 어제(8일)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해 진술한 내용 등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고 의원은 돈봉투에 들었던 명함이 박희태 의장의 것이었음을 거듭 밝히며 "평당원이라 명함이 없었다"는 박 의장의 해명에 대해 "직함과 이름이 적힌 일반 명함이 아닌 이름 석자만 한자로 적힌 명절선물용 명함 카드였다"고 말했습니다.

"제 의원실 여직원에게 노란색봉투가 전당대회 하루, 이틀 전에 배달이 됐었고 그 돈봉투 속에는 현금 300만원과 특정인의 이름 석자가 적힌 조그마한 명함이 들어있었습니다. 저는 깨끗한 정치를 한다는 소신에 따라 그 봉투를 거절하기로 하고 바로 돌려줬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이미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습니다."

고 의원은 이어 돈봉투를 준 사람이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지만 돈봉부를 돌려준 후 전화를 걸어온 박 의장 측 관계자에 대해선 검찰 수사 중 이기 때문에 상세히 밝힐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돈봉투를 들고 온 사람이 K수석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지금 수사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이 시점에서 코멘트를 하지 않겠습니다. (돈봉부를 돌려준 후) 오후에 전화가 온 것은 사실이지만 박희태 당시 당대표 측 관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오늘 이 시점에서 말씀드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을 제가 여러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고 의원 외에 다른 의원들에게도 돈봉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은 정황이 제기됐습니다. 따라서 박 의장이 오는 18일 해외 순방에서 돌아와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할 것이라는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2.01.0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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