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103개국 가봤지만, 제주올레가 우주제일경"

국제 구호활동가이자 여행작가인 한비야 씨가 "전 세계 103개국을 다녀봤지만 제주올레만한 길이 없다"며 제주올레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비야 씨는 지난 7일부터 오늘(9일)까지 제주도에서 열린 '2011 월드 트레일 컨퍼런스'를 찾아 '무엇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가'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자신을 구호활동가로 만든 뜻 깊은 전 세계 오지여행 체험기를 전했습니다. 이 강연에서 한비야 씨는 "제주올레는 사람의 길"이라며 제주 올레길이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흙과 돌로 된 길이 아니라 사람의 길이 된 거예요. 이 길을 통해서 화해가 오고, 평화가 오고, 사랑이 오고. 대한민국의 제주도를 올 수 있는 여러분은 진짜 땡잡은 줄 아세요. 제가 103개국을 다녔거든요. 그 중에 통틀어서 우리나라 제주도 같은 경치가 없어요."

그러면서 제주올레 1코스의 알오름을 올랐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 세상엔 또 없는 우주제일경"이라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길로 손꼽기도 했습니다.

"1코스 개장할 때, 알오름이라는 데를 딱 오르면요, 360도 전망이에요. 그런 전망이 이 세상에 있는 줄 아세요? 여러분. 다녀 본 사람인 제가 알아요. 이 세상엔 없어요. 지구제일경이라고도 말할 수도 없어요. 그건 이미 지났어요. 거기는 우주제일경이에요."

이어 한비야 씨는 "과거엔 제주도에서 할 일이 없었는데 이젠 제주올레만 다 걸으려면 한 달을 머물러야 한다"며 제주올레가 생기기 전, 후의 제주도를 비교해 올레길의 가치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올레길이 있기 전과 올레길이 있는 후가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특히 제주도. 저는 제주도 잘 안 왔어요. 옛날에 제주도 가면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지금 제주도 오면요, 시간만 있으면 올레길 가잖아요. 지금부터 한 달을 돌아도 못 돌아요. 갑자기 할 일이 많아진 거예요."

이날 강연에서 "돈을 받지 않아도 뜨겁게 몰두할 수 있는,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을 하라"고 강조했던 한비야 씨는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진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을 예로 들며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이 원해서 길을 내는 서명숙 이사장이 가장 멋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서명숙이 가장 멋있어요. 길을 내고 있는 서명숙이 가장 멋있고요. 이거는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에요. 누가 시켜서는 저렇게 못해요. 거의 미친 사람이잖아요. 제 정신이에요? 명숙이 미쳤어요, 그렇죠? 누가 시킨 사람 아니죠? 돈 받고 하는 거 아니죠?"

한비야 씨는 또 강연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돈이나 명예를 다 내려놓고 오감을 이용해 자연과 자신이 만나는 것이 걷기여행"이라며 "가장 호화로운 여행"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저는 여행은 자기와의 만남인 것 같아요. 여러 사람을 통해서 에둘러, 내가 그 나라에 가서 풍경도 만나고 풍습도 만나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만나지만 결국은 자기랑 만나는 거예요. 여행 중에서 가장 호화로운 여행은 걷기 여행이이요. 오감으로 가는 여행, 그렇지 않아요? 눈, 코, 귀, 입이 다 뚫려있는 여행, 발도. 오감을 써서 가는 여행, 그리고 한발 한발 누가 걸어주지 않고 자기가 가는 여행, 그러니까 돈 많은 사람들은 퍼스트클래스고 돈 없는 사람들은 찡겨 타고 이런 거 말고. 어떤 사람의 가치가 돈이나 명함이나 그런 것(으로 평가받는 것) 하나도 없이 계급장 다 떼고, 다 내려놓고 딱 자연과 내가 맞대면 하는 곳이잖아요. 대면이라는 말도 안 돼요. 만나는 곳이죠. 그게 걷기 여행인거예요."

한비야 씨는 오늘(9일)부터 열린 '제주올레 걷기축제' 개막식에도 참석해 축제의 시작을 함께했습니다. 제주시와 한국방문의해위원회가 주최하는 이번 걷기축제는 12일까지 제주올레 6코스부터 9코스 구간에서 열립니다. 축제의 첫날인 오늘(9일) 6코스를 걸은 참가자들은 길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제주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올레길의 매력을 접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최인성입니다.

| 2011.11.10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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