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문전박대 당한 야당의원들

찬바람이 부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 앞. 야당의원들이 돗자리를 깔고 앉았습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권재진 대검 차장을 만나러 온 의원들이 '대검 차장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청사 문을 걸어잠근 검찰에 항의하며 연좌농성에 들어간 겁니다.

안민석, 김춘진 민주당 의원과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 그리고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등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야3당 의원들은 대검 차장과의 면담 약속까지 하고 온 국민의 대표를 청사 내에 들여보내지도 않는다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검찰총장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sync (이상민 자유선진당 의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청사에 국민을 대표한 국회의원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불법 의혹 수사 촉구에 대한 뜻을 표명하러 온 이 마당에 출입조차 못하게 하는 처사는 검찰이 청와대 등 집권층의 장신구로 전락했다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고 개탄스럽습니다.

연좌농성이 시작된 지 1시간 30여 분만에 검찰 관계자가 나와 '회의 중이라서 몰랐다' '우선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의원들을 달래봤지만, 의원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의원들은 '의원들과 면담 약속을 한 적이 없고, 출입 통제는 실무자들의 실수'라는 검찰 측의 거듭된 해명에 검찰의 '공정택 지키기'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sync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검찰총장이신가? 총장한테 (이 상황을) 얘기하세요.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연좌농성은 김부겸 교과위 위원장이 온 뒤 풀렸습니다.

사과를 받아야 할 검찰총장은 이미 청사를 비운 상황. 차후에 국회에서 진상조사를 하자는 김 위원장의 설득에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sync (안민석 민주당 의원) 검찰총장이 직접 해명하고 사과를 해야합니다. 이 문제는 국회에서 진상을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야당의원들은 3시간 40여 분 동안 대검찰청 현관 앞을 지켰지만, 문전박대 당한 채 국회로 돌아갔습니다.

오마이뉴스 박정호입니다.

ⓒ박정호 | 2008.11.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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