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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유성호

"문재인의 믿음" vs.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
 
6일 오전 서울 구의역 앞 사거리에는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 출마한 두 후보의 현수막이 위아래로 나란히 걸려 있었다.
 
기호 1번,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에는 고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양 옆에 붙어 있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대변인 출신임을 강조한 것. 현수막에도 "문재인의 믿음, 이제 광진이 뜬다"라는 문구가 간결하게 쓰여 있었다. 인근에 있는 고 후보의 선거 사무소에도 문 대통령과 고 후보가 함께 등장하는 사진이 내걸렸다. 
 
기호 2번,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의 현수막에는 사진보다 글자가 차지하는 공간이 더 많았다. 오세훈 후보는 어린 아이와 함께 등장한다.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이라는 캐치프레이즈 밑으로 "키즈카페‧영어‧장난감도서관‧옥상놀이터 등 복합놀이공간 '상상나라' 건립"이라는 주요 공약이 소개됐다. 여권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인만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대신 구체적인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오랜 기간 다져놓은 텃밭이라 고민정 후보의 우세가 예상됐던 광진을. 하지만 최근 여론의 흐름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날 <한겨레>는 서울대학교 국제정치데이터센터와 두 후보의 양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득표율 예측값을 분석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고민정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50.36%, 오세훈 후보의 예상득표율은 49.64%로 초박빙 양상이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추미애 후보가 4만3980표(48.5%)를 얻어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3만3701표, 37.1%)를 압도했다. 

서울 광진을은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고 있다. 여야 모두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고민정의 '굳히기'냐 오세훈의 '뒤집기'냐에 단 1석이 뒤바뀌는 게 아니라 수도권 접전지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정당보다 인물 내세우며 정책 강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자신의 선거 홍보물을 가지고 온 지지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유성호

"오세훈 된다! 걱정하지 마라!"
 
이날 오전, 구의역 사거리를 지나 오 후보의 유세차량이 구의1동 주택 단지 안으로 들어섰다. 한 남성 노인이 오세훈의 유세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 오 후보는 주택가임을 고려해 "마이크 볼륨을 낮춰달라"라고 말했다. 그는 보이는 빌라명이나 가게의 상호를 일일이 호명하며 "여러분이 키워주신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사람이 모이는 유세는 아니었지만, 차가 들어가는 골목골목을 돌며 표심을 훑었다. 실제로 그는 가는 곳마다 환영받았다. 창문 안쪽에서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는 장년 여성, 가게 문을 열고 나와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중년 남성, 오 후보의 명함을 꺼내들며 화답하는 청년 남성,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파이팅"을 외치는 중년 여성 등의 모습이 이어졌다.
 
마스크를 쓴 채 뛰어나와 오 후보를 향해 손을 흔들던 60대 남성은 "오 후보는 극단적이지 않아서 좋다"면서 "점잖고, 험한 말도 안 하고, 사람이 참 바르지 않나"라고 추켜세웠다. 오 후보의 선거 공보물을 들고 나와 사인을 부탁한 여성은 "나는 오세훈 후보와 생년월일도 모두 똑같다"면서 "마스크를 사러 나오면서, 혹시 마주치면 사인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챙겨나왔다"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오 후보가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진심이 느껴지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 구호에 호응하는 유권자도 있었다. 손녀를 안고 문밖으로 오 후보를 보러 나온 60대 여성은 "오세훈 후보가 예전에 어린이대공원도 참 잘해놓지 않았느냐"라며 "40년 동안 광진구에 살았지만, 오 후보는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 시절 2년 여에 걸쳐 어린이대공원 전면 재조성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런 인연으로 공식 선거운동 일정도 어린이대공원에서 시작했다.
 
오 후보는 "그동안 한 정당만 찍어주셨다면, 이제는 정당이 아니라 인물을 봐달라"고 인물론을 주장했다. "공보물을 이미 댁에서 받아보셨을 것이다, 누가 더 잘 준비했는지, 누가 실천능력이 있는지 꼭 판단해달라"면서 "정책은 모방할 수 있어도 실천능력은 모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영업자인 50대 여성은 "쭉 한 정당만 찍었는데, 이번에는 바꿔서 오세훈 후보를 찍어보려고 한다"면서, 다만 "젊은 사람들이 좀 찍어줬으면 좋겠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오 후보의 유세차를 그냥 지나치는 이들은 대부분 40대 이하의 젊은층이었다. 가게 오픈 준비를 하던 한 40대 남성은 "너희 당은 절대 안 찍는다"라고 한마디 내뱉었다.
 
[미니 인터뷰] 오세훈 "고민정보다 내가 광진에서 흘린 땀방울이 수천배"
  
ⓒ 유성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유세를 마친 오 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호응해줘 정말 힘이 난다"면서 "현장 느낌은 확실히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속해있는 통합당, 많이 부족하다"면서 "실수도 많았고, 실망도 많이 안겨줬다"면서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특히 "이번에 원내에 들어가면, 광진구도 바꾸고 대한민국도 여러가지로 바꾸겠지만,  무엇보다도 통합당부터 많이 바꿀 생각"이고 통합당의 변화를 언급했다. 그는 유세 중에도 수차례 "통합당이 많이 부족하지만, 정당보다 인물을, 사람을 봐달라"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제가 고민정 후보에 비해 여기 와서 흘린 땀방울이, 양으로 따지면 몇 백배 몇 천배 되지 않겠느냐"면서 "제가 좀 먼저 와서 여론수렴을 더 심층적으로 했다"고 자평했다. 핵심 공약과 구호도 "이곳에 아이 키우는 어머님 아버님들이 어떤 게 절실한지를 정말 가슴에 새기고 저 나름대로 고심해서 만들었다"라는 이야기였다.
 
오 후보는 고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펴기도 했다. 오 후보는 고 후보를 향해 "실망스러운 정치 행태들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역감정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내 공약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구글에 학력이 그대로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로 떠 있다, 허위사실 공표죄는 당선무효형"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는 5일 방송된 TV토론회의 2차전에 해당하는 발언이다. 이 토론회에서 고 후보는 오 후보를 향해 "오세훈법을 어겼다"면서 아파트 경비원 및 청소노동자들에게 2년간 명절마다 10만 원씩 총 120만 원의 금품을 제공한 점을 집중 공격했다. 오 후보 역시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출신인 고 후보가 SNS 등에 학력을 서울캠퍼스로 기재했다는 점을 물고 늘어졌다. (고민정 후보 측은 이날 오후 "구글 프로필 허위학력 기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구글 프로필 작성에 관여한 바 없기 때문에 토론회에서 그 사실을 알게 돼 구글 측에 수정요청을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민정] 문 대통령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냐, 과거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외쳐! 고민정, 고(Go)! 민정, 고(Go)!"
 
같은 날 오후, 구의역 앞 먹자골목이 자리한 거보주회관 앞 삼거리에 고민정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세차와 함께 등장한 고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밝은 노래에 맞춰 열심히 율동에 나섰다. 삼거리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차가 많지는 않았지만, 고 후보는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건넸다. 지나가는 사람들도 함께 흥겨워했다. 가게 앞에서 고 후보의 사진을 찍기 위해 나오는 이들도 몇몇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고 후보의 캠프는 '차튜브(유세차+유튜브)' 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유세차 유세를 유튜브로 생중계하며, 유권자와 직접 대면을 줄이는 대신 적극적인 온라인 홍보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마이크를 잡은 고 후보는 "미래 정치가 선택되느냐, 과거 정치로 다시 돌아가느냐, 우리는 그 기로에 서 있다"면서 "단순히 광진을 국회의원 1명을 세우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선택의 기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로 그 시금석이 광진을"이라며 "여러분이 미래 정치를 만들어주시라"고 호소했다. 
 
특히 고 후보는 "제가 청와대에서 경험했던 수많은 국정운영 경험을 여기에 다 풀어놓겠다"면서 "청와대, 그저 아무나 들어가는 곳 아니었다, 대변인,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청와대 대변인 경력을 앞세웠다. 
 
그는 "어떻게 하는 게 문재인의 정치인지 촛불의 마음인지 여러분께 반드시 성과로, 결과물로 보여드리겠다"면서 "대통령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성과로 보여야 한다,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 안 된다'라고. 저 또한 정치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배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진심의 정치, 공감의 정치,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이곳 광진에서 이뤄내겠다, 그게 정치인으로서의 소명이고 촛불 혁명의 명령"이라고 덧붙였다.
 
한 유권자가 고 후보와 고 후보의 남편인 조기영 시인의 공저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를 들고 후보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유튜브를 보고 찾아왔다는 이 30대 여성은 "고 후보는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서 좋다"면서 "우리의 마음을 훨씬 더 잘 이해해줄 후보"이라고 지지를 표했다.
 
고 후보에게 '셀카'를 부탁한 30대 남성은 "고민정 후보는 '스마트'하지 않느냐"면서 "오늘 연설도 들으니 아주 똑똑하게 잘하는 것 같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국민을 잘 대변해줬으니, 국회의원으로서도 광진구민을 잘 대변해주지 않겠느냐"고 웃어 보였다.
 
하지만 고 후보를 향해 모든 유권자가 우호적인 건 아니었다. 고 후보의 유세차 앞을 지나가던 중년 여성들 중 한 명은 "직접 해서 보여준 게 있어야지, 얼굴만 보고 찍나"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미니 인터뷰] 고민정 "단순히 저 하나가 아니다, 지켜야 한다는 광진 주민들의 명령"
  
ⓒ 유성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자신의 책을 가지고 온 지지자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 유성호

고 후보는 전날에 이은 이날 '차튜브' 유세에 대해 "유권자 한 분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내봤다"면서 "생각보다 꽤 많은 분들이 반응을 해주시더라, 그래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꼭 승리하시라' '꼭 이겨주셔야 된다' '꼭 지켜야 된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라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을 광진 분들이 얼마나 보실지 의문이었는데, 제가 지역을 다녀보면 생각보다 '유튜브를 보고 왔다', '유튜브에서 말하는 거 들었다', '내가 댓글 달았다', 이런 얘기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더라"면서 "충분히 소통이 되는 창구"라고 강조했다.
 
최근 오 후보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지율은,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느냐에 따라, 표본이 어떠하느냐에 따라서 매번 다 다르다"라며 "저는 그저 4월 15일 마지막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겸허하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그 역시 오 후보를 향해서 쓴소리를 빼놓지 않았다. "제가 인생 후배이기도 하고 정치인으로서 후배이기도 한데, 좀 더 후배가 본받을 수 있는 모습이거나 따라하고 싶은 모습을 보여주시면 더 좋을 텐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참 서운하고 속상하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고 후보는 유세 중에도 "광진을 발판 삼거나 광진을 도구로 삼지 않겠다"라며 "여러분이 저를 도구로 써주시라"라고 언급했다.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오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고 후보는 "반드시 저는 이겨야 된다"면서 "지켜야 된다는 우리 광진구 주민들의 명령이 참 많이 들리는 요즘, 단순히 저 하나가 이겨서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마음보다는 저와 함께 승리의 기쁨 나누고 싶다는 광진구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고 의지를 표했다.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구의역 인근에서 한 유권자가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 허정연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 오태양 미래당 후보의 선거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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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