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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위원들에 가로막힌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회의실을 나서다 혁신안 상정을 요구하는 혁신위원들에 가로막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저를 치고 가십시오.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합니다."
"못 가십니다. 차라리 우리를 밟고 가세요."

 
장지훈·권성주·이기인 등 바른미래당 혁신위원들이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는 손학규 대표를 막아섰다. 지도부 재신임 등을 담은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라는 요구와 함께였다.

뚫고 나가려는 손학규 대표 측과 이를 막으려는 혁신위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손 대표는 혁신위원들의 요구에 대한 답변 없이 자리를 떴다. 혁신안 상정 등을 요구하면서 11일째 단식을 이어가던 권성주 혁신위원은 몸싸움 끝에 쓰러져 구급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러한 '극한 대치'는 지난 11일 혁신위의 좌초 때부터 예상된 것이다. 당시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은 "손 대표 퇴진만 종용하는 검은 세력들이 있어 분노를 느낀다"라며 전격 퇴진을 선언했다. 지도부 재신임 등을 담은 혁신안을 도출한 직후였다. 그러나 일부 혁신위원들과 바른정당계 최고위원들은 혁신안 상정을 요구하면서 손 대표를 줄곧 압박했다.
 
손 대표 측의 반격은 지난 21일 시작됐다. '당권파'에 속하는 임재훈 사무총장은 21일 '유승민 전 대표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 퇴진을 종용했다'는 제보를 폭로했다. 이에 유승민 의원은 같은 날 따로 입장문을 내고 "지난 7월 7일 주대환 혁신위원장 및 국회의원 두 분을 만난 자리에서 당의 혁신에 대해 대화를 나눴지만 주 위원장에게 당대표 퇴진을 혁신위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용술 전 혁신위원이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바른정당 대표를 지낸) 이혜훈 의원이 자신에게 손 대표에게 퇴진할 것을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이제 더 이상 양측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손학규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진상조사해야"  
 
최고위 주재한 손학규··· 피켓 든 혁신위원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회의장에 '퇴진하지 말고 혁신하라' 문구를 적은 손피켓을 든 혁신위원들이 서있다. ⓒ 남소연

양쪽은 22일 최고위에서도 팽팽한 대치를 이어갔다. 일부 혁신위원들은 이날 최고위 회의장에 들어와 "퇴진하지 말고 혁신하라" "혁신안 상정 거부는 명백한 당규 거부"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반면, 손 대표 측은 바른정당계에서 혁신위를 통해 손 대표를 퇴진시키려 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손 대표는 "당대표급 인사가 혁신위원에게 혁신위에 개입하겠다는 말을 직접 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라며 "혁신위를 통해 당내 갈등을 해소하려다 더 심각해지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대환 전 위원장과 조용술 전 혁신위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 여부를 공식적 절차를 통해 밝힐 필요가 있다"라면서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 협조해주시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반면,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지도체제 변화에 대해 말하는 게 무슨 해당행위이며 무슨 잘못인가"라며 "진상규명을 원한다면 저부터 해라"라고 반박했다. 또 "혁신위가 의결한 1차 혁신안을 미룰 명분이 없다"라며 "혁신위원들이 연일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고 한 분은 장기간 단식하는데 유야무야 시간 끄는 건 당 지도부의 직무유기다, 오늘 내로 (혁신안 상정 등을) 결론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임재훈 사무총장을 조준했다. 그는 "(임 사무총장은) 유승민 전 대표를 툭 건드리더니 바로 사실관계에서 반박당하자 이젠 이혜훈 전 대표에 대한 무차별 폭로전을 감행하고 있다"라며 "이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단식을 열흘 넘게 하고 있는 젊은 혁신위원들을 조금이라도 흠집 내고자 하는 의도였다면 인간에 대한 존중 자체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애초 사실관계 확인도 안 하고 흠집내기에 몰두하는 것은 당직자로서의 자격에 미달한다"라며 "우선 임 사무총장의 즉각 해임을 손 대표에게 요구한다, 해임시키지 않는다면 이런 비정상적 상황의 배후에 당대표가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혁신위원들에 가로막힌 손학규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회의실을 나서다 혁신안 상정을 요구하는 혁신위원들에 가로막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남소연

이에 대해 임 사무총장은 "당내 일부 인사가 현역 국회의원 두 분과 함께 혁신위원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혁신위 독립성 침해로 보여질 소지가 다분하다"라면서 "유승민 전 대표의 입장문을 보면, (7일 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갔다. 임 사무총장은 자신의 발언 중 소리 내 웃는 이 최고위원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소리쳤고, 일부 혁신위원들은 "혁신위가 특정기관의 산하기관임을 방증했다"는 임 사무총장 발언에 "허위사실 그만 유포하라!" "다 증명하겠다, 그 말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책상을 내려치면서 "혁신위원장은 나도 만났다"라고 외쳤다.
 
참석자들의 고성은,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오신환 "특정 계파 대리인 역할 한 사무총장, 즉각 경질해야"
 
결국 양측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없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갈 수는 없지 않겠나"라며 "여러 의원들, 지도부와 의논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임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여부 등에 대해선 "특정 계파 대리인처럼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갈등을 조장시키는 사무총장은 사실 그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임 사무총장은 즉각 경질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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