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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튼 황교안, 굳은 김진태·오세훈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와 인사하기 위해 방향을 틀고 있다. 경쟁했던 김진태, 오세훈 후보의 얼굴이 굳어 있다. ⓒ 남소연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은 과연 '황나땡(황교안 나오면 땡큐)'을 극복할 수 있을까?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7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총 6만8713표(50.0%, 선거인단 투표+일반국민 여론조사 합산)를 얻으면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2위는 총 4만2653표(31.1%)를 얻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3위는 총 2만5924표(18.9%)를 얻은 김진태 의원이었다. 이는 이미 '어대황'이란 줄임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예상된 결과다.
 
이제 남은 정치권의 관심사는 또 다른 유행어였던 '황나땡'의 극복 여부다. 여권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법무부장관·국무총리·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낸 황 대표의 '등장'을 은근히 반기는 분위기였다.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 성격을 띨 수밖에 없는 내년 차기 총선에 다시 '국정농단 심판' 프레임이 작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황 대표 스스로 원인을 제공한 책임도 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이 나왔다"며 탄핵 부정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고, 이미 법원의 판단이 끝난 태블릿PC조작설까지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수도권 여당 의원은 "안쓰럽단 생각이 들 정도"라고 평했다. 그는 여권 내부의 '황나땡' 기류를 묻는 질문에 "(한국당은) 저런 극우적인 주장에 휩쓸릴 정당이 아니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만 하더라도 2012년 대선 때 경제민주화나 복지를 내세웠고,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경선에서 꺾을 수 있었던 이유도 보다 중도적인 이미지 덕분이었다"고 지적했다. '황교안 체제의 한국당'과 경쟁이 어렵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망은 이날 전당대회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황 대표는 전체투표 결과와는 달리,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전 시장에게 크게 뒤졌다. 황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 37.7%(환산 득표수 1만5528표)를 얻었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은 여론조사 결과 50.2%(환산 득표수 2만690표)를 얻으면서 12.5%p차로 황 후보를 앞질렀다.
 
'낙선 2인방' 김진태-김준교 후보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낙선한 김진태 당대표 후보가 함께 낙선한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서로 인사하고 있다. 황교안 신임 당대표(오른쪽)가 이들 앞을 지나고 있다. ⓒ 남소연

친박·강경보수를 겨냥했던 황 대표의 전당대회 행보가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또한 확장력에 한계를 보여주는 지표로도 읽힐 수 있다. 차기 총선에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명실상부한 보수진영의 대권주자로 거듭나야 할 황 대표로선 반드시 극복해야할 과제다.
 
전문가들은 당의 외연 확장을 위해 황 대표의 전폭적인 변화 노력, 그리고 계파 갈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 공천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제는 총선 체제... '5.18 망언 3인방' 제명 결정이 첫 시험대"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선, 현재 당에 씌워진 극우적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5.18 망언·태극기부대·탄핵부정 등 전당대회 기간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극복해, 중도층 표심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제부터는 총선 체제"라며 "검찰 수사로 여러 의혹이 드러난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강력하게 투쟁해야겠지만 외교 문제에 대해선 정부·여당과 공조하고,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여투쟁에 '취사선택'을 주문했다.
 
김진태 껴안은 황교안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함께 경쟁했던 김진태 후보와 포옹하고 있다. ⓒ 남소연

그런 차원에서 징계가 유보됐던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단호한 처리가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황 대표의 변화를 가늠할 첫 시험대로 이를 꼽았다. "당헌당규대로 징계를 연기하지 않았나, 이종명 의원을 제명했듯 (두 의원에 대해서도) 똑같은 수준의 징계가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며 "김진태 의원이 전당대회 때 얼마나 득표했든 일단 당권을 쥐었다면 그런 극우적 목소리에 휘둘리면 아무 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러면서 '공천개혁'도 주문했다. 그는 "승자 독식주의로 계파투쟁이 진행되면서 당이 자멸했던 만큼 새 지도부가 장악력이 떨어지더라도 상향식 공천으로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팔 벌려 수락연설하는 황교안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오른쪽 뒤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보인다. ⓒ 남소연

김민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무엇이 변했는지 증명하지 못했다. 정말 집권 정당이 되겠다면 자기 개혁이 먼저 진행돼야 한다"면서 "과거의 관성을 바꿀 수 있을지 여부가 성공 여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천개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입당 및 출마시점 등을 보면 황 대표나 그 주변 세력들이 '황교안당'을 만들고 쉽게 대선후보로 가겠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황교안당을 만들려고 할수록 당이 분란 정도가 아니라 분당까지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지적은 한국당 안에서도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비박·복당파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은 전날(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직후 "당의 우경화에 따른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당의 본류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 과격한 극우주의자들의 너무 과한 행동이 부각되고 있다"면서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지도부가 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황 대표의 '태블릿PC 조작' 발언 논란에 대해서도 "잘못된 주장"이라고 일침을 날렸다.
 
"친박 마케팅으로 당대표 됐는데...."
 
한국당 신임 지도부 '라인업' 27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교안 후보가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손을 맞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다만, 황교안 대표가 이러한 주문을 수행하기엔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현재 한국당의 낮은 지지율은 '국정농단의 공범 혹은 방조자'란 이미지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과감한 인적청산과 당의 이념 좌표를 강경보수에서 중도로 옮기는 작업이 필요하다"면서 "황교안 신임 대표가 이걸 극복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황 대표의 '친박 마케팅'을 꼽았다. 엄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했어야 했는데 오히려 '박근혜 프레임' 속에 갇혀 있었다"라며 "친박 핵심 쪽에서 조직을 가동하는 등 굉장히 열심히 도왔기 때문에 황 대표가 독자적인 리더십을 구축하는 건 현실적으로 난망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도 본래 서울 지역구의 중도개혁 성향으로 분류됐지만 범 친박의 지지를 받고 원내대표에 취임하면서 강경 보수 성향으로 흐르고 있다"며 "친박 핵심들이 지탱해서 만든 대표인 만큼 황교안만의 정치적 자산을 축적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 혹은 '물갈이 공천'을 통한 리더십 확립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물갈이 공천과 신진 수혈로 대권후보까지 간 이회창 전 총재의 경우 50%가 넘는 국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면 황 대표는 15% 남짓한 강경보수 지지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태극기부대가 부각된 이번 전당대회를 보더라도 상향식 공천 땐 친박만 더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는 이날 황 대표의 당선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황 대표는 5.18망언 징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논란이 된 태블릿PC조작설과 탄핵 부정 발언에 대한 질문엔 녹음 테이프를 틀 듯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박근혜 마케팅을 활용해 '어대황'을 이룬 황교안 신임 대표의 미래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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