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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한반도에 봄이 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정상회담을 통해, 1953년 7월 27일 이후 '언제라도 전쟁이 터질 수 있는' 휴전 체제였던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일대전기를 만들었다.

1993년 북한의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이후 현재까지 한반도를 짓눌러온 북한 핵문제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함으로써 돌파구를 만들었다. 또 올해 내에 한국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기 위해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 세계에 마지막 남은 냉전 체제를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열 수 있는 초석을 놓은 것이다.

양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은 지금까지 나온 남북 합의문 중에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유일한 선언문이며, 제목에 '통일'이 들어가 있는 첫 문서이기도 한다.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포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포옹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완전한 비핵화'는 사실상 CVID... 트럼프, 북한 뜻 알았기에 김정은 칭찬한 것"

이번 선언은 ▲ 한반도비핵화 ▲ 항구적 평화구축 ▲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이날 회담의 3대 의제에 대해 매우 획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양 정상은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는 데 합의하고 이를 직접 발표했다.

이번 회담 전날까지, 양측은 합의문에 '완전한'이라는 문구를 포함시키는 데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늘 양 정상의 직접 회담을 통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월 5일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비핵화 목표는 선대의 유훈"이라며 "북측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측의 체제안전이 보장되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구두로 밝힌 내용을 명문화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이야기 나누는 정의용-리수용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오른쪽)과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27일 오후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남-북 정상의 식수 행사를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와 관련해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의 최고 지도자들은 현재까지 어떤 합의서에도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 한 적이 없었다"면서 "이번 합의문에 김 위원장이 정의용 실장에게 말한 내용이 명시되는 것만으로도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가 '완전한 비핵화'가 명문화됐다는 점에서 대성공인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완전한'이라는 표현은 사실상 미국 정부가 강조해온 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eclasmantlemen) 자체를 말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북한의 의중이 이 정도 수준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계속 김정은 위원장을 칭찬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표현에 동의한 것은 그가 이미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을 조건으로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기로 결심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청와대도 이날 합의 직후에 낸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 설명자료'에서 "이를 통해 본격적인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개시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뒷받침"이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표현대로 한다면,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회담에 대해 '확실한 길잡이'가 됐다는 얘기다.

실질적 비무장지대화·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합의

두 번째 의제 '항구적 평화구축'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진전을 만들었다.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이는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10·4 선언 4항을 이어받으면서도, 그 시점을 '올해'라고 못 박아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밝혔다.

이와 함께 ▲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인 평화지대화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화를 위한 실제 대책 수립 ▲ 5월 내 장성급 군사회담을 시작으로 국방부 장관 회담을 비롯한 군사당국자회담 수시 개최 등에 합의했다. 또 '단계적 군축 실현'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에도 뜻을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 환영만찬에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가 원한 내용 모두 담았다... 우리에게 최선의 결과"

세 번째 의제인 '남북관계 진전'분야에서도 ▲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 민족공동행사 적극 추진,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 등 국제경기들에 공동 진출 등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 및 접촉 활성화 ▲ 8.15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 진행 등 이산가족·친척상봉 문제 협의 ▲ 10.4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의 적극 추진 등을 합의했으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 연결과 현대화 등의 성과를 냈다.

핵 문제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가 시행중이라는 점 때문에 경제협력 분야는 10.4선언 합의 내용과 철도와 도로 분야 정도로 한정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이번 합의에 대한 이행 의지도 적극 밝혔다. 정기 회담과 직통 전화 사용을 약속했으며,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에 평양을 방문하겠다는 내용도 합의서에 담았다.

실제로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정권의 힘이 가장 강력한 집권 1년 차이고, 김 위원장도 의욕이 왕성한 집권 7년차라는 점에서 1, 2차 정상회담에 비해 이행 동력도 강한 편이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목표했던 내용들이 다 담겨있다"면서 "우리로서는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 '도보다리' 친교 산책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장인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부근 '도보다리'까지 산책하며 친교의 시간을 갖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7.4공동성명 + 남북기본합의서 + 6.15 선언 + 10.4 선언

이번 합의는 과거 남북간 핵심 합의들인 7.4남북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6.15선언, 10․4선언의 내용을 망라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선언문 1항에 언급한 '자주통일'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에서 남북이 합의한 3대 통일원칙의 하나다. 항구적 평화 정착의 방안들로 거론된  '단계적 군축 실현'과 '불가침 합의 재확인'은 1992년에 나온 남북기본합의서의 핵심 내용 중 하나였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기본합의서의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가 원형이다.  6.15선언과 10.4선언은 아예 이번 합의문에 명시됐다.  양 정상은 이와 관련해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이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 내용을 총괄해 합의문 서두에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8천만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였다"고 선언했다.

남북관계 전문가인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목표했던 내용들이 다 담겨있다"면서 "우리로서는 최선의 결과가 나왔다"고 평했다.

'곧 다시 만나요' 남-북 정상 부부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앞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환송공연을 마친 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가 헤어지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다. (영상 제공 : 2018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영상 편집 : 황지희 기자 ) ⓒ 황지희
[2018 남북정상회담특별취재팀]

취재 : 황방열(팀장) 구영식 안홍기 유성애 신나리
오마이TV :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조민웅 김혜주
사진 : 권우성 유성호 이희훈
편집 : 박수원 김지현
그래픽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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