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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4.4.16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4.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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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당사자는 알지도 못했던, 대통령실의 여론 간보기였을까? 

17일 이른 아침 TV조선·YTN에서 총선 참패에 따른 인적쇄신 일환으로 후임 국무총리·대통령 비서실장·정무특임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야권 인사들은 하나 같이 "무리한 보도 같다", "전혀 연락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차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의 관련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 대신, 본인이 가까운 복수의 인사들에게 "뭘 더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는 <연합뉴스> 보도를 보냈다. 해당 보도에서, 양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백의종군을 택했고 민주연구원장을 끝으로 정치에서 손을 뗐다. 무리한 보도 같다"라면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무특임장관으로 거론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대통령실로부터) 전혀 직접 연락받은 것이 없다. 간접적 연락도 없었다"라며 "자기들끼리 아이디어 차원에서 (정무특임장관설이)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후임 국무총리로 거론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직접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다만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뉴시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후임 국무총리설은)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또 다른 박 전 장관 측 인사도 대통령실 제안시 실제 수용 여부를 묻는 말에 "박 전 장관은 지금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며 "제1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에서 논해지던지 해야 (총리 기용설이) 실현 가능성이 생기든지 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박영선 총리설'은 현 시점에서 상상의 영역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참고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 패배 후 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박 전 장관은 지난 16일 본인 페이스북에 "아직 학기는 6월 말까지지만 5월, 6월에 책 '반도체주권국가' 관련 강의가 몇 차례 있어서 조금 일찍 귀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 야당 파괴 공작 진행" 
  
22대 총선에서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미아사거리역 부근에서 강북을에 출마한 한민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 강북을 한민수 후보 지원 나온 박지원 후보 22대 총선에서 전남 해남군완도군진도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후보가 1일 오후 서울 미아사거리역 부근에서 강북을에 출마한 한민수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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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앞서 이미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김종민 정무특임장관' 보도를 부인한 상황이다. 대변인실은 이날 보도 직후 언론공지를 통해 TV조선·YTN 보도에 대해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대통령실이 총선 참패에 따른 인적쇄신 과정에 야권 인사들을 거론하면서 여론을 간보려 했다는 의구심만 더 높아지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총리 후보자 같은 경우는 국회 비준을 받아야 되기 때문에 국회 통과 여부를 보다 보니 야권 성향 인사를 찾으며 거론이 좀 된 것 같은데 현실화될 지는 봐야 될 것 같다"면서 "(대통령실이) 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론에 흘려서 정치권의 반응이나 또는 여론 동향을 한번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관련해 당과 협의한 부분은) 전혀 없다"라며 "당사자 세 분 중 한 분 같은 경우는 자기도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박지원 민주당 당선인은 이날 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 출연해 이를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대표와 만나거나 민주당과 협의하지 않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가까운 야권 인사들을 후임 국무총리 등으로 거론하는 자체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그는 "이게 아마 '찔러보기'이고 '띄워보기' '간보기'"라고 규정했다. 무엇보다 "제가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해라' 했다"며 "(영수회담) 거기에서 만약 이런 인사들이 두 지도자 사이에서 합의됐다고 하면 민주당이 인준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당선인은 또 "저하고 박영선 전 장관은 그제 전화했다. 양정철 전 원장도 저하고 자주 만난다. 이분들이 윤석열 대통령하고 친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두 사람 모두 후임 총리나 비서실장 제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성동 "당 정체성 전면 부정 인사, 검토도 안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권성동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권성동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4선 이상 국회의원 당선인 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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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민의힘도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김종민 정무특임장관' 보도에 각각 의견이 엇갈리는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관련 보도에)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께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협치란 자신의 정체성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대와 타협하는 것이지, 자신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맞춰주는 게 아니다"라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왔지 않느냐"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태그:#박영선, #양정철, #윤석열대통령, #국무총리, #인적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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