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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김동우 작가
 020년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김동우 작가
ⓒ tvN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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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한국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잊지 않겠습니다. 독립운동가 분들에게 너무나도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리겠습니다. 끝까지 나라를 위해 싸워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존경스럽습니다."

"유퀴즈 제작진분들, 진짜 감사합니다. 이런 내용 다뤄주셔서..."

 

2020년 김동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8.15 광복절 특집 '남겨진 이들의 역사' 편에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입니다.

2017년부터 기자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사비를 털어 전 세계에 방치된 독립운동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고군분투했던 김 작가에게 누리꾼들의 댓글은 큰 힘이 됐습니다. 이후 뜻있는 몇 몇 지자체장의 도움으로 전시회를 열었고, 국가보훈부 국외보훈사적지 탐방 강사로도 활동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독립유적지 보존 요청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2023 국가보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동우 작가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2023 국가보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동우 작가
ⓒ 보훈부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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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월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 김동우 작가도 참석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도 함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동우 작가는 국가보훈부 국외보훈 사적지 탐방단의 해설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다녀온 이야기를 꺼내며 윤 대통령에게 비행장 터를 보존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고 있는 김동우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우리 국외독립운동 사적지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며 10개국을 다녔습니다. 이 작업을 위해서 그곳에 있는 한 300개 정도의 사적지를 찾아서 사진을 찍고, 거기 살고 있는 우리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을 만나서 인터뷰 같은 것들을 진행했습니다. (중락)

저는 지난 12월 달에 국가보훈처 국외보훈 사적지 탐방단의 해설자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이 일정에서 제가 학생들한테 제일 보여주고 싶었던 곳은 어디였냐면, 캘리포니아 윌로우스의 한 비행장터입니다.

여기가 1920년에 김종림 그다음에 노병림 장군이 우리 공군을 양성하겠다고 공군 파일럿들을 양성했던 장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 공군의 뿌리는 캘리포니아가 됩니다. 이런 사실들을 좀 많이 알리고 그리고 국민들이 그 현장을 찾아서 책이 아닌 교과서 밖으로 나와서 몸으로 배우는 역사, 몸으로 배우는 보훈이 돼야 됩니다. 그래야지만 기억과 기억을 전수해서 보훈이라는 가치를 다음 세대로 이어 줄 수가 있습니다.

대통령님께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 비행장터를 좀 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거기다 우리 공군 기념관을 좀 조성해서, 미국의 우리 관광객들 많이 가지 않습니까. 그래서 캘리포니아 그 샌프란시스코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서 그런 것들을 좀 느낄 수 있는 그런 보훈정책들이 좀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동우 작가는 업무보고가 끝나고 대통령과 악수를 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 공군의 모태가 된 미국 캘리포니아 윌로우스 비행장 터 보존을 간곡히 당부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너무 비싸면 못 사고'라고 말했다 합니다. 이 내용은 지난 3월 1일 <주간경향>에 실린 김 작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입니다. 

<주간경향>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비행장 터 보존 부탁을 위해 5시간 정도 기다려 대통령을 만났다. 그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였다"면서 "옆에 서 있던 보훈부장관에게 검토해보라는 말 한마디만 했어도 기뻤을 것이다.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놨습니다.

보훈사적지 탐방 사업에서 배제된 작가, 왜?
 
2023 국가보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동우 작가의 발언을 듣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2023 국가보훈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동우 작가의 발언을 듣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 국가보훈부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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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작가는 보훈부가 대한민국 청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 사업 강사로 참여해 왔습니다. 2022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다녀왔고, 2023년에는 중국 동북 3성 탐방에 동행했습니다. 올해 6월엔 하와이를 갈 예정이었고, 김 작가가 강사로 유력했습니다. 

올해 하와이 국외보훈사적지 행사 진행 업체 선정 과정에서 5개 회사가 입찰해 경쟁 PT를 했는데 이중 네 곳에서 김 작가를 강사로 국가보훈부에 제안했다고 합니다.

국가보훈부 국외 보훈사적지 탐방에 참여하는 업체들이 김 작가를 강사로 선정한 이유는 김 작가가 하와이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찍은 사진을 기록해 사진전을 한 경력이 있고, 하와이에서 미국 본토로 이어지는 독립운동사를 사진과 글로 정리해 출간한 경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이 사업에서 배제됐습니다. 

<주간경향>의 지난 8일 보도에 따르면, 보훈부는 서면으로 "하와이 보훈사적지 탐방의 경우, 해당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현지 전문가(2인)와 국내 역사학 전공 전문가(1인)를 선정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보훈부가 언급한 현지 전문가라는 사람조차 김 작가가 업체에 추천했다는 것과 하와이 유적지 기록을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해왔다는 점에서 김 작가를 배제한 이유가 석연치 않아 보입니다. 

김 작가는 업계 관계자로부터 "<경향신문>을 포함한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비판했기 때문에 데려가기 어렵다고 하더라. 문제 인터뷰가 총 두 건이라고 하던데. 마지막 회의를 하면서 한 번 더 그걸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가 없이 국외독립운동사적지를 기록한 것이 죄인가?"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단지동맹 기념비. '1909년 2월 7일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결사 동지 김기용·백규삼·황병길·조응순·강순기·강창두·정원주·박봉석·유치홍·김백춘·김천화 등 12인은 이곳 크라스키노(연추 하리) 마을에서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하여 단지동맹하다. 이들은 태극기를 펼쳐놓고 각기 왼손 무명지를 잘라 생동하는 선혈로 대한독립이라 쓰고 대한국 만세를 삼창하다'고 새겨있다.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단지동맹 기념비. '1909년 2월 7일 안중근 의사를 비롯한 결사 동지 김기용·백규삼·황병길·조응순·강순기·강창두·정원주·박봉석·유치홍·김백춘·김천화 등 12인은 이곳 크라스키노(연추 하리) 마을에서 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하여 단지동맹하다. 이들은 태극기를 펼쳐놓고 각기 왼손 무명지를 잘라 생동하는 선혈로 대한독립이라 쓰고 대한국 만세를 삼창하다'고 새겨있다.
ⓒ 김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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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작가도 입장을 냈습니다. 6일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가보훈부의 강사 배제 결정을 두고 "국민 세금으로 국외보훈사적지를 답사하지 않나. 왜 그 과정은 국민 정서에 반하나. 공무원은 국민이 대신 나랏일을 돌보라고 맡긴 자리다. 그 책임은 불편부당하고 투명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에게 고언(苦言)해 밉보인 자를 강사로 섭외해 위에 보고하기 불편하다는 이유가 대통령의 거친 언행과 닮아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국가 폭력은 몽둥이와 총, 칼을 들고 국민을 을러대는 것만 있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행정적 불이익과 차별도 얼마든지 폭압의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도와달라 부탁하지 않겠다. 특혜를 달라 청탁하지도 않겠다. 단, 정당하게 쌓아온 권리와 자격을 권력자의 눈치를 보며 무시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국가보훈부를 향해 이렇게 물었습니다.

"방법을 알려주시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당분간 입 닫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 되나? 그럼 괘씸죄에 면죄부를 주시나? 그런데 누가 죄인인가? 대가 없이 국외독립운동사적지를 기록하며 그 실상을 알리려 한 자인가, 그 실상에 무관심 한 자인가?"

<뭉우리돌의 들녘>, <뭉우리돌의 바다> 등 국외독립운동사적지 관련 책을 낸 김동우 작가는 기자에게 "우리가 일본에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말은 일본한테 먼저 할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한테 먼저 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김동우, #유퀴즈, #윤석열, #국외독립유적지, #국가보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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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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