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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홍익표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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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밸류 업' 프로그램이 아닌 '밸류 다운' 프로그램으로 판명됐습니다."

정부가 한국 유가증권시장의 저평가 기조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며 지난 26일 상장기업을 상대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놨지만, 정작 코스피는 하락했다. 시장에선 정부 대책이 투자자들의 '실망감'만 키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공세에 나섰다.

이개호 정책위의장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어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 도리어 코스피가 1% 가까이 하락을 했다"며 "정부 정책에 평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내용이 빈약했다는 반응이 대다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들은 오는 7월부터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일 방안을 마련해 연 1회 자율 공시하게 됐다. 이번 대책에는 기업가치가 우수한 기업들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연내 내놓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가 투자를 결정할 때 기업 가치 제고에 힘 쓴 기업들의 노력을 감안하도록 '스튜어드십 코드(행동 지침)'에 반영하는 등 내용도 담겼다.

문제는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 공시에 '강제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기업들에 세제 혜택을 주고 참여를 독려할 방침이지만, 공시 여부가 '기업 자율'에 맡겨지는 만큼 실질적인 기업 가치 제고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와 같은 실망감에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보다 0.77% 빠진 2647.08에 장을 마감했다.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8.54포인트(0.32%) 내린 2,638.74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5포인트(0.29%) 하락한 865.06이다. 2024.2.27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8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8.54포인트(0.32%) 내린 2,638.74을 나타내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5포인트(0.29%) 하락한 865.06이다. 2024.2.27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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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에도 코스피 하락?...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어"

이 정책위의장은 "어제 증시가 하락한 것은 윤석열 정부의 무능함에 대한 시장의 질타로 봐야 한다"며 "공시 여부조차 자율에 맡겨버린 맹탕 정책에 호응할 정도로 우리 시장은 어리석지 않다"고 '직격'했다. 

또 "알맹이 없는 생색내기용 방안들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핵심을 정확히 알고 있다, 지배주주와 소액주주 간 갈등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또 "이를 위해서 민주당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강화, 의무 공개 매수 물량 100% 확대, 상장회사 전자투표 의무화를 이미 제안했다"며 "정부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민주당의 충언을 귀담아듣길 바란다"고 권고했다. 

홍성국 원내경제담당대변인 역시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을 가리켜 "금융 당국자들과 여당에서 모르고 마구 내던진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22년 4월 말부터 지난 1월까지 전 세계의 자산수익률을 비교한 표를 꺼내들면서 "(자산수익률은) 일본이 가장 많이 올랐다, (윤석열 정부는) 지금 모든 정책을 일본 따라하는데 (일본 자산이 상승한 건) 아베 정부부터 정책을 11년 동안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대변인은 "일본 중앙은행이 전체 주식의 7%를 가지고 있다, 그런 것들이 누적돼 올라가는 것이지 단순히 밸류업 프로그램만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고 꼬집었다. 

또 "본질적으로 기업의 이익이 좋아져야 한다, 미국과 일본에선 증시가 상승할 때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율)도 다 상승한다"며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의 (ROE는) 장기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당연히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대변인은 이밖에도 "더 중요한 건 '투자 문화'에 있다, 한국은 국민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라며 "일본만 하더라도 60%, 미국은 70%가 넘는데 우리나라는 금융자산 비중이 40%도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을 어떻게 높이느냐, 부동산을 어떻게 잡느냐 등이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민주당은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고, 장기 투자처로 서민의 자산 증식을 높이는 정책들을 개발해서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태그:#더불어민주당, #코스피, #국내주가, #코리아디스카운트, #밸류업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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