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이것이 낙동강의 현실이다. 이렇게 녹조가 심각하니 그 속의 독소가 수돗물로, 농작물로, 공기 중으로 나오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낙동강의 심각한 녹조. 이것이 낙동강의 현실이다. 이렇게 녹조가 심각하니 그 속의 독소가 수돗물로, 농작물로, 공기 중으로 나오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지난 2월 1일 수돗물 안전 문제에 대해서 의미있는 재판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낙동강 물을 정수해서 수돗물로 마시고 있는 영남의 주민들은 낙동강에서 여름마다 창궐하는 녹조 독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다. 낙동강의 녹조가 심각해지면 녹조의 독성이 수돗물 속으로, 농작물 속으로, 심지어 공기 중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환경단체들은 대학 연구진 등과 함께 지난 2~3년에 걸쳐 이 같은 가능성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를 확인했지만, 관련 기관 등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이었고 이 내용을 보도한 언론에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소송에서 재판부가 언론의 손을 들어주면서 연구 조사 결과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수돗물이 위험하다 
 
고인 물은 썩는다. 심각한 녹조로 오염된 낙동강을 살려내라
 고인 물은 썩는다. 심각한 녹조로 오염된 낙동강을 살려내라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지난 2월 1일 대구지법 제11민사 재판부는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원고)이 대구MBC(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MBC는 지난 2022년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DNA)이 검출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추가적으로 수돗물에서 남세균이 존재하는지와 그 유입 경로를 조사해야 한다는 점, 현재 정수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류독소의 검사법을 바꾸고 검사 횟수 또한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바 있다.

수돗물 안전이라는 공익의 관점에서 대구시민의 안전한 수돗물 사용을 위해 언론으로서 응당 해야 할 보도를 한 것이다.

그런데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보도에서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 DNA가 검출된 것이지 남세균이 검출된 것이 아니"라면서 "허위 보도에 해당한다"면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벌였다. 이에 대해 법원이 "해당 보도가 허위가 아니"란 판결을 내린 것이다.
 
재판부 판결문. 해당 보도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해 허위 보도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재판부 판결문. 해당 보도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해 허위 보도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판결문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자면,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 DNA가 나온 것으로 인해 수돗물에서 살아있는 남세균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고, 남세균 독성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기에 해당 보도의 주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판결은 대구의 수돗물에서 남세균과 그 독성이 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무책임한 환경부와 대구시, 고발할 것"

이에 대해 26일 낙동강네트워크와 대구경실련,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와 대구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관련자들에 대한 고발을 예고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대구 시민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와 대구 시민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들은 "대구시나 환경부는 사실관계를 통한 수돗물 안전 문제에 대한 이 중차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 합리적인 정부 기관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실태 조사를 통한 대책 수립은커녕, 사실관계를 호도하며 국민을 속였을 뿐 아니라 적반하장격으로 해당 문제를 제기한 언론에 소송을 통해 재갈이나 물리려"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가 결코 할 수 없는 행위를 한 것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것"이라며 "이 사태를 불러온 책임자 문책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돗물 필터에서 남세균 검출이라는 이 엄중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더 나아가 수돗물 안전 문제를 도외시한 환경부와 대구시를 강력히 규탄하고, 그 책임자를 고발"하겠다 밝혔다.

이들은 "하루빨리 낙동강을 안전하고 건강한 강으로 되돌리기 위한 싸움을 더 강력히 벌여나갈 것을 천명한다"며 "강은 흘러야 하고, 흐르는 강이야말로 건강하고 안전한 수돗물을 우리에게 공급한다는 사실을 꼭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부와 대구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퍼졌다.
 환경부와 대구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퍼졌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기자회견장에서는 환경부와 대구시를 강하게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먼저 낙동강네트워크 강호열 대표는 다음과 같이 환경부와 대구시를 비판했다.

"분명히 DNA가 나오고 마이크로시스틴이 발견되고 있는데도 이것에 대한 근본적 처방과 문제 해결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못할망정 언론에 재갈 물리기식으로 왜곡 보도라고 고발하는 이런 행태가 지금의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과 대구시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우리는 책임자를 처벌하고 낙동강 녹조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요구한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처장이 대구시를 고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대구경실련 조광현 처장이 대구시를 고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히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이어 대구경실련 조광현 처장은 대구시민의 수돗물 안전 문제를 도외시하고 있는 대구시를 향해 고발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수돗물과 관련해서는 대구시(홍준표 시장)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법적으로 대응하고 고소나 고발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와서 외치고, 매일 와서 주문하고 촉구해도 별다른 의미가 없고 대구시는 바꿀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낙동강네트워크 곽상수 대표가 환경부와 대구시에 대해 강한 분노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곽상수 대표가 환경부와 대구시에 대해 강한 분노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가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태그:#낙동강녹조, #남세균, #대구MBC, #환경부, #대구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