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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제주도 선거구별 민주당 후보 판세. 제주을 김한규 의원과 서귀포 위성곤 의원은 단독 응모한 상황.
 4.10 총선 제주도 선거구별 민주당 후보 판세. 제주을 김한규 의원과 서귀포 위성곤 의원은 단독 응모한 상황.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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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림 예비후보가 현역인 송재호 의원을 꺾으면서 4.10 총선 제주갑 더불어민주당 본선 후보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21일 저녁 4.10총선 경선 결과 제주갑 선거구 후보로 문대림 예비후보가 선출됐다고 밝혔습니다. 제주갑 경선투표는 일반 도민 50%, 권리당원 50% 비율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됐습니다. 

제주을과 서귀포는 김한규 의원과 위성곤 의원이 각각 단독 응모해 공천이 확실시됩니다. 

제주에서 유일하게 탈락한 현역 의원 

자세히 살펴보면 제주도 3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제주갑만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했습니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 말이 많은 '비명계 배제 논란'의 영향일까요?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 

제주갑은 원래 현역 송재호 의원과 문대림 전 도의회 의장, 문윤택 전 제주국제대학교 교수 등 세 후보가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지난 6일 문 전 교수가 컷오프되면서 문대림 전 의장과 송 의원이 경선에서 맞붙었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며칠 전까지만 해도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폭로전을 이어가서 막장드라마를 찍느냐는 비난까지 받았습니다 (관련 기사: 민주당 공천 둘러싼 두 남자의 '막장 드라마' https://omn.kr/27g07 ).

시작은 문대림 예비후보였습니다. 문대림 후보 캠프 측 인사가 송재호 의원의 '알코올 중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이는 송 의원의 전 보좌관 강아무개씨로 일정표와 카톡 메시지 등 구체적 증거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송 의원은 음주사실은 인정했지만 "물의를 일으키거나 맡은 임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해당 사안을 제기한 전 보좌관이 현재 문대림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나 고소나 고발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더민주 원팀 서약서'에 서명까지 했지만... 
 
2월 3일 민주당 제주시갑 예비후보들이 원팀 서약식을 하는 모습
 2월 3일 민주당 제주시갑 예비후보들이 원팀 서약식을 하는 모습
ⓒ 민주당 제주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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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폭로전과 비방은 중앙당에서조차 우려할 정도였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보다 못한 문윤택 예비후보가 원팀을 제안했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민주당 제주도당이 마련한 '더민주 원팀 서약서'에 서명까지 하면서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대림 후보가 송재호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또다시 폭로전이 시작됐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으로 약속된 TV 경선토론회까지 무산되자 문윤택 전 예비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작금의 민주당 제주갑 경선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태를 보며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면서 "이런 경선판 걷어 치워라"고 성토했습니다. 

문윤택 전 예비후보는 원팀 서약서에 제시한 내용을 두 예비후보가 지키지 않을 경우, 그 팀에는 합류하지 않겠다는 경고까지 했습니다. 문대림 후보와 송재호 의원 모두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응급으로 봉합이 됐습니다. 

경선은 끝났지만 후유증은 남았다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제주갑 선거구 후보로 확정된 문대림 후보.
 4.10 총선 더불어민주당 제주갑 선거구 후보로 확정된 문대림 후보.
ⓒ 문대림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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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결과 발표 이후, 문대림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민주당 후보로 선택해 주신 제주갑 유권자와 민주당 당원 동지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무엇보다 함께 경쟁했던 송재호 예비후보님과 문윤택 전 예비후보님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마음을 전한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제주도 정가에서는 심각한 경선 후유증으로 원팀이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두 사람의 앙금이 깊어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번 제주갑 경선으로 송재호 의원은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어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특히 송 의원은 '알코올 중독'뿐만 아니라 '탈세'와 '사설박물관 지분' 의혹 등이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까지 다뤄지면서 나중에 선거에 나오더라도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제주는 '정당보다 괸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정치적 성향보다는 혈연과 인맥 등 제주 특유의 문화가 표심에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선거 때마다 전혀 다른 정치 성향을 가진 집단이 힘을 합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문 후보가 송 의원을 완전히 포용하지 않을 경우, 정작 본선에서 패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제주갑(과거 북제주군 지역구 포함)은 2004년 17대 국회서부터 민주당 계열 정당이 승리했던 곳입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4일 1차 단수 공천 후보 지역을 발표하면서 제주을 김승욱 예비후보만 단수공천했습니다. 제주갑은 장동훈 예비후보가 컷오프되면서 김영진 예비후보만 남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지역을 '보류'로 결정했습니다.

국민의힘 공관위가 김영진 예비후보를 그대로 단수 공천할 수도 있지만, 김 후보를 배제한 전략공천의 가능성도 남아 있어 누가 민주당 문대림 후보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제주도, #민주당, #419총선, #문대림, #송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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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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