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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민주당 최종윤 의원 불출마 선언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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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인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하남시)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장하고 있다"며 "정치개혁과 민생의 문제에 역량이 부족했음을 많이 깨달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결정"이라고 고백했다.

최 의원은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에서 말이 대화와 타협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상대방을 공격하고 헐뜯는 무기가 된 지 오래"라며 "정치가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조장하고 있다. 정치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했고, 민주주의는 길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의의 전당이어야 할 국회 본회의장은 여과 없이 분출되는 야유와 비난의 장이 되었고, 저는 이 풍경이 가리키는 현실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정치가 아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누가 더 상대방에 대한 증오를 효과적으로 생산하는지 경쟁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누구라도 그 경쟁의 복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웠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장기적 정책과제는 표류했습니다. 당장 내일 상대방이 가장 아플 말을 찾는 것이 우선과제였습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국민연금 개혁, 젠더갈등 등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할 과제들은 공허한 구호로만 맴돌았습니다. 인구위기 대응에 소명을 갖고 임했지만, 소모적 회의만 거듭할 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좌절감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최근 양당에서 발표한 저출산 대응 공약이 선거 후에도 진지하게 다뤄지길 바랍니다."


최 의원은 또 "국민의 삶을 바꾸고 싶었다. 보통의 사람들 먹고 사는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고, 소수자들에게 힘이 되는 정치를 꿈꿨다"며 "하지만 돌아보니 제가 서 있는 곳에서 더 큰 분열과 반목을 만들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 못난 정치 앞에서 다수 국민은 질책마저 놓아버린 것 같다"며 "이 깊은 탄식과 체념, 절망 앞에 답을 드리는 것이 우리 정치가 존속할 기반이고, 총선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민생 위한 인내, 타협을..." 민주당 쇄신 거듭 호소

하지만 "저는 답이 준비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최 의원은 "스스로 돌아보고 자문하면서 정치개혁과 민생의 문제에 역량이 부족했음을 많이 깨달았다. 눈앞에 마주한 정치 현실을 뚫고나갈 결기도 부족했다"며 "그렇다면 여기서 멈추는 것이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정치 복원의 길을 제가 비켜서는 것으로 내겠다"고 말했다. 

"분풀이가 아닌 이성으로 하는 대화, 당파적 투쟁에 앞서 민생을 위한 인내, 타협으로 만드는 사회적 합의에 앞장설 분이 저의 빈자리를 채웠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인재를 민주당에서 발굴할 것으로 믿습니다."

최 의원은 "이런 저의 고민과 결정을 충분히 상의드리지 못했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같이 걸어온 동료들께 양해를 구한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정치는 멈추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 연대하고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가올 총선은 평범한 다수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기회다. 대통령 측근에게만 구부러지는 법의 잣대를 바르게 세울 계기다. '검사의 나라'를 '국민의 나라'로 돌려놓을 준엄한 명령이 될 수도 있다"며 "승리를 위해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이후 취재진에게 "1년여 정도 고심과 많은 숙고를 했다"며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 굉장히 많이 접하는 문제다. 의정활동이나 정치를 하면서 회의나 자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 자신뿐 아니라 오영환, 이탄희, 홍성국 의원 등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른 것을 두고는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해서 결정했을 것인데, 불출마를 선언한 분들이 하나 같이 바라는 것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통해 원칙적인 나라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거듭 "정당의 당파성이 국민의 이해를 대변하는 방식과 방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야지 상대 정파에 대한 증오나 반대가 되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이 제가 비켜난 자리에 국민을 기준으로 한 당파성에 근거해서 능력 있고 실력 있는 분을 잘 만들어줄 거라 믿는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정치에서 그런 걸 할 수 있는 세력은 민주당"이라며 "민주당의 혁신과 자기발전을 통해서 대한민국 정치에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로 민주당 내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최 의원과 더불어 박병석(대전 서구갑), 우상호(서울 서대문구갑), 김민기(경기 용인시을), 임종성(경기 광주시을), 오영환(경기 의정부시갑), 이탄희(경기 용인시정), 홍성국(세종시 갑), 강민정(비례) 등 모두 9명이 됐다.

태그:#최종윤, #민주당, #총선불출마, #2024총선,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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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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