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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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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을 하려면, 개혁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연대가 있어야 한다. 그게 뒷받침 안 되면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이것을 형성할 여러 조건이 많다. 윤석열 정부가 1년 반 동안 실정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검찰공화국이 문제가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망해가고 있다. 그런데 제1야당이 1년 반 동안 뭘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 부분이 답답한 거다. 민주당의 R&D(연구개발) 정책 내놓고, 기후위기 대응 정책 내놓고, 복지 정책으로 총선에서 싸우고. 2030 남성 비정규직들, 성 불평등 시달리는 여성들 손 잡고 내려 가라는 거다. 그래야 총선 치를 수 있지 않겠나."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무엇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하는가' 토론회.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전 새로고침위원회 간사인 이관후 건국대 교수가 민주당을 향한 따가운 비판을 이어갔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이야기하면서 민주당은 정작 유권자들의 시대적 요구를 대변할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지적이다. 

이날 토론에 나선 이들 대부분은 이 교수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의 '대안 비전' 부재를 우려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총선을 제대로 준비하는 정당이라면, 정권 심판이 필요한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민주당을 포함해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무능력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싸우는 게 꼴 보기 싫은 이유... 국민 아닌 야당 위해 싸워"

윤 교수는 특히 '탈세습 사회'라는 어젠다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대기업주도' '선별적 복지' 중심의 성장 방식에 대항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는지 되물었다. 윤 교수는 "개혁진보 진영이라는 곳에서 그런 것을 고민했는지 보면 충분하지 않다"면서 "민주당이 만일 (총선에서) 대승한다 해도,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비전이 없다면 다음 대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권자 또한 더이상 보수와 진보, 중도 등 단순 구도로만 분류할 수 없는 정치 환경이기에, '계파 투표'가 아닌 '이익 투표' 즉 내 삶에 필요한 정당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양당을 공고히 지지하는 지지층 밖에 있는 유동층, 즉 '스윙보터'를 공략하기 위해선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새로운 의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관후 교수는 특히 6개 권역으로 나눈 유권자 그룹 중 스윙보터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친환경-신성장 그룹'을 거론하면서 이들이 진짜 원하는 바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R&D(연구개발) 예산을 많이 삭감하면서, 친환경 신성장 그룹들이 보수 지지층에서 많이 떨어져 나갔다. 기후위기 문제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잠재적 스윙보터들이 민주당을 지지할 준비가 돼 있는데, 민주당은 이 그룹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예산 삭감 한다' 이외에 다른 비전이 있었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민주당 스스로 기후 위기 공약으로 윤석열 정부를 압박한 적은 있었는가"라고 물으면서 "이 두 부분에서 모멘텀을 만들지 못하면 한국 사회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동시에 "민주당은 지금 무엇과 싸우고 있는가"를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검찰과도 열심히 싸워야겠지만, (국민 눈에는) 야당과 민주당을 위해 싸우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면서 "국민을 위해서 싸우는 걸, 검찰과 싸우듯이 싸우는 걸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국민은) 싸우는 게 꼴 보기 싫은 것"이라면서 "그래도 민주당은 '중산층 서민정당'이라 좋다는, 그 잠재적 지지층들을 어떻게 대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민주당은 믿을 수 있는가'라는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어떤 메시지가 나와도 안 믿긴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선거제도 문제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선거제도가) 어떤 결론이 나든 결과적으로 차이가 없다고 보지만, 민주당이 (그간의 약속을 역행했을 때)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이념투표 대신 이익투표... 정치 효능감 보여줘야 지지 받아"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년 총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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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을지로위원회를 주도했던 우원식 의원은 '불평등 해소 연대'를 통한 총선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민주당이 "사회경제 개혁 노선을 요구하는 국민 대다수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짚었다. 

우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22대 총선을 통해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한국판 뉴딜 개혁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선거철마다 호출되는 중도층 공략해야한다는 전략은 더 이상 민주당의 승리 방향이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실제 정치 효능감을 높이기 위한 민생정치 노선 전면화를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진보와 보수, 이념 투표화 현상은 이제 약화되고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 즉 이익 투표의 영향이 커졌다"면서 "현장의 갈등을 해결하고 정책 입법 대안을 만들어 양극화 불평등에 대한 성과를 실제로 보여주는 것이 국민 지지 확장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동시에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윤석열 정권 심판과의 구도를 더 선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당선 가능한 야당 후보를 중심의 지역구 단일화와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윤석열 정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 요구를 1대1 구도로 강화하면 민주 진보 개혁 세력의 총선 승리 가능성은 커진다"면서 "21대 국회에서도 다양한 개혁과제를 해 본 공통분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축사를 전한 용혜인 의원도 '사회 통합 전략'을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강조하면서 "진영을 넘어 토론하고 합의해서 시대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이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용 의원은 이어 "우리가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안착 시키는 게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길이다"라면서 "21대 국회는 일하는 국회를 넘어 민심에 답하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주최로 민주당에선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인 김영배 의원 등이 참여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현장에서 축사를 전했다. 

태그:#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용혜인, #총선,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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