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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모바일의 첫화면,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등 29개 언론사들만 첫 화면에 노출되도록 했다.
 다음 모바일의 첫화면, 조선일보와 문화일보 등 29개 언론사들만 첫 화면에 노출되도록 했다.
ⓒ 다음모바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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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다음(Daum) 모바일 첫 화면에 노출되는 언론사 구성이 보수, 경제 언론에만 지나치게 편중되면서 특혜 논란까지 나오고 있다. 첫 화면은 뉴스 노출과 조회 수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데, 보수, 경제 언론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고 진보, 지역 언론은 거의 포함되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개 언론사 대부분 보수, 경제 매체... 진보는 한겨레, 경향신문 등 소수

다음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27일 다음 모바일 서비스 개편을 단행했다. 모바일 이용자가 다음에 접속했을 때, 제휴 언론사(Contents Partner, CP)들이 편집한 뉴스가 첫 화면에 보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기존처럼 언론사들의 주요 뉴스를 모아보는 것이 아니라, 각 언론사가 주요 뉴스로 채택한 뉴스들만 노출된다.

다음이라는 대형 포털의 첫 화면이 '언론사 누리집'처럼 활용되는 것. 첫 화면에는 주요 뉴스 5개가 노출되는데, 2개는 이미지형, 3개는 텍스트형으로 볼 수 있다. 화면에 노출되는 언론사들은 무작위로 선택되며 이용자들은 첫 화면 하단의 좌우 화살표 버튼을 눌러 여러 언론사들의 편집판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첫 화면에 노출되는 언론사를 29개로 제한했다. 이는 다음과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은 전체 언론사(146개)의 19% 수준으로, 극소수 언론사들만이 다음 모바일 첫 화면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모바일 첫 화면에 포함된 언론사들은 뉴스 서비스의 이용자 노출, 조회 수를 극대화할 수 있어, 이번 다음 개편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그런데 첫 화면에 노출되는 언론사 구성을 보면 보수, 경제 매체 비중이 압도적이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등 대표적인 보수 매체를 비롯해 MBN, 채널A, JTBC 등 종편들도 포함됐다. 아울러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아시아경제,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머니투데이 등 경제 매체들도 대상이 됐다.

반면, 진보 성향 매체는 한겨레, 경향신문 정도이고 지역 언론사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서울신문, 뉴시스, SBS, 연합뉴스TV, 뉴스1, KBS, 세계일보, YTN, MBC, 연합뉴스, 한국일보, 파이낸셜뉴스, 국민일보 등이 포함됐다.

이들 언론사들은 12월 27일부터 현재까지 다음 모바일 첫 화면을 독점하면서 다른 언론사에 비해 뉴스 노출도와 조회 수 측면에서 막대한 혜택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모바일 개편이 결과적으로 보수, 경제 언론에만 막대한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다.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정확한 데이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첫 화면에 보여지는 언론사들은 기사 노출도나 조회 수 측면에서 막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 시각에서 보면 29개 언론사에 대해선 엄청난 특혜가 주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송경재 상지대 교수는 "29개 언론사들은 기존 레거시 미디어 언론 환경이 그대로 투영된 것인데, 인터넷 언론과 지역뉴스 등을 배제하면서 사회적 다양성을 다루지 못하게 된 것"이라며 "첫 화면 채택된 언론사는 기사 노출 빈도에서 큰 우위를 점하게 되는데, 다른 언론사와 협의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시사종합' 분류 언론사만 배치"... 분류 기준은 공개 안 해

카카오 측은 이번 개편을 진행하면서 '시사종합'으로 분류된 언론사들만 배치했고, 향후 추이를 보면서 대상 언론사를 확대하겠다고 해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편을 하면서 언론사 편집면에 연예 스포츠 뉴스도 배치할 수 있게 했는데, 이용자 추이를 보기 위해 시사종합으로 분류된 언론사를 추천하도록 한 것"이라며 "향후 이용자 사용성 등을 고려해 대상 언론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카카오 측은 이런 해명 외에는 일절 답변을 거부했다. '시사종합' 언론사를 분류하는 기준에 대해 카카오 측은 "자체 기준으로 선정했다"면서도 "구체적인 기준은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분류 시점도 역시 "비정기적으로 개편하고 있으며, 정확한 시기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이용자 추이를 보려는 것'이라는 카카오 측의 해명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첫 화면 대상 언론사들이 보수, 경제 매체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뉴스 소비자의 이용 패턴을 정확히 분석하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음 뉴스 소비자들이 보수, 경제 언론들이 생산하는 편향된 뉴스만 보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유현재 교수는 "뉴스 이용 패턴을 분석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오히려 첫 화면에 보이는 언론사군을 넓게 가져가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라면서 "대상 언론사를 제한하고, 구성도 불균형한 상황에서 뉴스 이용자들이 자칫 보수 언론들의 프레임에 갇혀버리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태그:#다음,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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