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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초만 해도 기온이 20도 가까이 되어 반팔 입을 정도로 따뜻했다. 그러나 입동쯤 추위가 오더니 곧 날이 풀려 예년보다 따뜻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부터 다시 기온이 내려갔고 29일엔 눈까지 내렸다.

최근 날씨가 왜 오락가락하는지, 그리고 올겨울 날씨는 어떨지 관측을 들어보고자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과 지난 11월 30일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박 분석관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12월 1일까지 추위 절정... 2일부터 회복"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한 30일 영등포구 한강공원 나뭇가지에 얼음이 얼어 있다. 2023.11.30
 서울 최저 기온이 영하 8도를 기록한 30일 영등포구 한강공원 나뭇가지에 얼음이 얼어 있다. 2023.11.3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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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27일부터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잖아요. 현재의 날씨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번 주 초부터 추웠었는데요. 현재 연해주 부근 상층에 찬 공기 덩어리가 우리나라 쪽으로 유입하면서 추위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 예년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가요?

"이번 주 초부터 추위는 평년과 비교했을 때 5도에서 10도가량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5도 정도 더 떨어졌습니다. 매우 춥게 느껴지실 것 같은데요. 이번 추위는 12월 1일까지 추위 절정에 이르겠고요. 12월 2일인 토요일 낮부터 점차 기온이 상승하면서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 11월 초만 해도 반팔 입는 사람도 있었는데 입동쯤 추워졌어요. 그리고 다시 기온이 올라갔다가 다시 추워졌는데 왜일까요?

"현재 11월부터 12월 초까지 계절이 점차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라고 말할 수가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을철은 여름철에 영향을 줬던 덥고 습한 공기가 남쪽으로 이동해 나가면서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덜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는데요. 이 시기에는 북쪽의 찬 공기도 남쪽으로 크게 내려오지 못하는 중간 단계의 기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철로 점점 접어드는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북쪽의 찬 공기들도 세력을 키우면서 남쪽으로 내려올 준비를 하는데요. 이 찬 공기가 대기 상층의 흐름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한 차례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29일처럼 저기압이나 기압골의 형태로 눈구름대가 발달하면서 지역적으로 비나 눈이 내리고 그 이후에 다시 찬 공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추위가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는 거죠."

- 11월 초에 20도 가까이 올라가는 건 이례적인 거 아닌가요?

"이렇게 찬 공기가 내려오지 못하게 되면 기온이 올라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그로 인해서 11월 초에는 기온이 높았다가 11월 말 정도 찬 공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일시적으로 매우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데요. 11월에 느끼셨던 기온의 변화는 찬 공기의 영역이 영향을 주는 기간이나 시점에 따라서 기온의 변화가 매우 크게 나타나는 구조를 보여주게 됩니다. 이런 기온 변화의 구조는 기압계 구조에 따라 기온의 변동 폭이 큰 가을철에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기 때문에 이례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그럼 기후 변화와 연관은 없는 건가요?

"기후변화에 대한 결과로 나타나는 건지에 대한 부분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예 사라진 건가요?

"기상청에서는 일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계절 길이와 시작일을 산출해서 분석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 100년 이상의 관측 자료로 과거와 최근 30년의 계절 길이 특성을 분석해봤습니다. 그 결과를 보면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줄어들고 있다는 특징이 분석되었는데요. 기간으로만 보면 여름은 20일이 길어졌고 겨울은 22일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 그러면 봄가을은 어떤가요?

"봄과 가을의 길이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요.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여름은 조금 더 길어지고 있는 상황, 그리고 겨울은 조금 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그러나 우리가 느끼기에 봄가을이 아예 없어지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봄의 시작일은 17일이 빨라졌어요. 겨울이 짧아지는 것만큼 봄의 시작 시점이 당겨졌다고 이해하시면 되는데, 앞서 얘기 드린 것처럼 봄과 가을의 길이는 과거와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초봄이 조금 더 당겨지고, 4~5월에 상대적으로 더워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봄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것 같습니다."

- 그럼 아직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가요?

"일단 사계절을 구분하는 1일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보면 사계절은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고요. 그와 관련된 계절의 기간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
 박중환 기상청 예보 분석관
ⓒ 박중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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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온도가 올라간다고 하잖아요. 계절이 바뀌는 데 영향은 없을까요?

"사계절과 지구의 기온과의 상관관계를 확정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감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현상들은 날씨적인 부분으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먼저 기온이 올라가면 대기 중에 머금을 수 있는 물의 양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결국은 그 물이 지상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강수량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으면 이 열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낮 동안의 기온 상승뿐 아니라 밤 동안에 열대야가 늘어나는 형태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고요."

"기온, 12월 평년과 비슷 혹은 높을 확률 40%... 1월 평년과 비슷할 확률 50%"

- 예전엔 삼한사온 현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아예 없어진 건가요?

"3일은 춥고 4일은 따뜻하다는 한자어인데요. 기상학적으로 보면 이 기온이 주기성을 가지고 유입되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압계의 변화에 따라서 과거에도 삼한사온에 따른 기온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삼한사온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올겨울 날씨도 궁금한데 올겨울 어떨 거로 전망하세요? 엘리뇨 현상 때문에 대체로 춥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던데.

"기온의 경우 12월과 2월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1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입니다. 엘리뇨뿐 아니라 유라시아 쪽이나 인도양의 온도 패턴에 따라서 우리나라의 고기압성 순환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데요. 이로 인해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기온뿐 아니라 강수 현상도 평년보다 많아지는 겨울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 반대되는 현상도 나타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반대되는 현상이란 건 뭘 의미하나요?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질 가능성에 대한 부분입니다. 북극은 주로 얼음층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이 북극 쪽의 해빙이 평년보다 적은 상황이거든요. 이렇게 북극 바다 쪽의 얼음 지역들이 평년보다 작은 상태가 계속 유지될 경우에는 대륙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북쪽에 우리나라 쪽으로 찬 공기를 유입시키는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눈은 얼마나 올 거로 전망하시나요?

"강수량도 12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 그리고 1월과 2월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정도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강수량은 눈과 비 다 합친 양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이번 겨울 어떻게 준비하는 게 현명할까요?

"기상청에서 예측하는 예보의 범위도 기간에 따라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예보를 점검하시고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소리'에 중복게재 합니다.


태그:#박즁환, #날씨, #추위,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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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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