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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4일간의 임시휴전에 합의한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한 가자지구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이날 양측에 억류된 인질과 수감자들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4일간의 임시휴전에 합의한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당한 가자지구에서 시커먼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다.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이날 양측에 억류된 인질과 수감자들을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일시 휴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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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잠시 휴전 상태에 접어들었다. 하마스의 공격과 민간인 학살로 이스라엘은 개전 직후에만 무려 1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공습을 퍼부으며 반격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고립된 상태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 시달렸고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개전 초기에 전 세계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여론이 많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민간인 사상자가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점차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국제 여론이 증가하는 추세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충돌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경계선에는 철조망이 설치되어 통행이 막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외부 세계와 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는 이집트와의 국경 지대다.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연결하는 라파 검문소가 사실상 가자지구 주민들의 유일한 대피로인 셈이지만, 이집트 정부는 이곳을 통해 가자지구 난민들이 이집트로 유입되는 것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이 전쟁의 이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처럼 이집트도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민족적으로도 그들과 똑같은 아랍인이지만, 이집트는 아랍 국가들 중에서 이스라엘과 가장 먼저 평화협정을 체결한 국가다.

이집트 정부와는 별개로 이집트 국민들은 이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알렉산드리아에 거주하는 22세 대학생 파티마(가명)와 지난 28일 메신저로 인터뷰를 했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이스라엘, 시나이 반도 공격할지도"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집트 사람들의 일반적인 의견은 무엇인가?

"우선, 우리는 전쟁이라는 것이 항상 일정한 수준의 힘을 가진 두 국가 사이에서 일어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진 방어 방법은 원시적이고, 이스라엘만큼 강력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집단 학살이라고 생각한다. 이스라엘은 전쟁 범죄를 저지르면서 자신들이 단지 하마스만 공격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국제적으로 금지된 무기를 사용한다. 그리고 그들은 병원을 공격하는데 이것은 국제적인 범죄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안전한 장소는 없으며 그들은 전기와 가스, 물도 없이 죽어간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일부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그들(팔레스타인인)을 놀리는 것을 보았다. 

이집트인들은 확실히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지지한다. 그들은 이스라엘 점령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이스라엘 제품을 보이콧했다.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들 중 일부는 자신들이 유창하게 구사하는 언어를 활용하여 팔레스타인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세계에 알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미디어에 의해 세뇌당하고 있다는 걸 배웠다. 그들은 진실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목소리를 내어서 가능한 한 그 진실을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한다."
 
가자지구 북부를 떠나 피란하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이 26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자이툰 지역의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일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휴전이 끝나면 가자지구에서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를 떠나 피란하려는 팔레스타인인들이 26일(현지시간) 가자시티 자이툰 지역의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일시 휴전을 연장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휴전이 끝나면 가자지구에서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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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라파 검문소를 이집트 정부가 봉쇄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의 경제적 어려움과 과격한 테러리스트들이 유입될 위험 때문에 가자지구에서 오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이집트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집트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집트인으로서 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이집트, 특히 시나이 반도로 이주시키는 것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조차도 자신의 땅을 떠나고 싶지 않고 그들이 이집트로 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의미다. 그들은 결코 자유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시나이 반도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이주한다면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하겠다는 명분으로 시나이 반도를 공격할 것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집트로부터 시나이 반도를 가져가길 원했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그것(가자지구 주민들의 시나이 반도 유입)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사람들을 제거하고 1973년 전쟁(4차 중동전쟁)에서 상실한 시나이 반도를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와도 같다.

그러나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최대한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가스, 물 그리고 대부분의 생필품이 차단되었을 때 그들에게 구호 호송대를 보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스라엘 때문에 라파 검문소를 폐쇄했다. 트럭과 사람들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은 문을 열면 폭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 이 모든 일을 지켜보고 있었음에도 어떤 도움도 주지 않는 것에 너무 실망했다." 

"이것은 인간의 존재와 관한 문제"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집트 정부와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통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 이것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이집트 국민들이 동의할까?

"이것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영국은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었고 유대인들에게 그들의 나라를 세워주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그들과 함께 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그 후 유대인들은 그 땅이 그들의 땅이라는 명분으로 그들을 집에서 쫓아내고 약탈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두 국가 해법은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안전한 곳은 없다. 이스라엘은 학교, 모스크, 심지어 교회까지 폭격했다. 이것은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며 단지 무슬림의 경우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병원을 폭격하고 어린이와 여성, 심지어 노인들까지 고문한다. 가자지구에 있는 최대 병원의 신생아 및 기타 환자들까지 정전과 자원 고갈로 죽어가는데, 이 모든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본 후에 어떻게 그들 사이에 '두 국가 해법'에 의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까? 1년 동안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아이의 숫자보다 단 10일 동안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아이의 숫자가 더 많다는 게 상상이 되는가?"
 
11월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 주변에 피워진 불 옆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30일 오전까지 이틀간 일시 휴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 일시 휴전 중 야외서 불 쬐는 가자지구 어린이들 11월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어린이들이 건물 잔해 주변에 피워진 불 옆에 앉아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30일 오전까지 이틀간 일시 휴전을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 칸유니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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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아랍인과 무슬림들이 이스라엘을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하마스의 선제 공격과 민간인 학살로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것은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아랍인과 무슬림의 지지에는 하마스에 대한 지지도 포함되는 것인가? 그들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데에 어떤 이유와 의미가 있나?

"우리가 그들을 지지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에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죽어가는 모습을 매일매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아프기 때문이다. 우리는 테러나 살인을 지지하지 않지만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많은 전쟁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본다. 만약 당신이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면 나는 내 주장에 대한 증거 영상과 출처들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신에게 증명할 수 있다."

- 이번 전쟁에 대해 사람들에게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가지 확실히 말하고 싶은 점은 내가 유대교와 나의 모든 유대인 형제, 자매들을 온 마음을 다해 존중한다는 사실을 한국인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사실,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은 우리 종교의 일부다. 나는 아브라함 계열의 모든 종교를 존중한다. 반유대주의는 말도 안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살해된 수천 명 중에는 유대인과 기독교인, 팔레스타인인이 있었다. 이것은 인간의 존재와 관한 문제다."

태그:#이집트, #이스라엘, #가자지구, #하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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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역사문화학을 전공한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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