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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전시 중 일부,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것.(https://2023.seoulbiennale.org).
▲ 아르카디아 서울 2123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전시 중 일부,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쳐한 것.(https://2023.seoulbiennale.org).
ⓒ 이세진, 장승엽, 홍성연, 허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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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100년 후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지? 오늘 내일이 걱정인 현대인들은 생각해 보지 못한 생소한 질문일 것이다. 현재 서울은 지속적인 개발로 전통적인 도시 구조를 잃고 있고, 환경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때 도시 건축의 미래 지향점을 보여주며 의견을 제시한 작품들이 나타났다.

작품들이 전시되는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는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추가로 같은 기간 동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갤러리2, 갤러리3, 비움홀, 열린송현녹지광장,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진행한다. 기사에 첨부된 사진들은 서울비엔날레 공식홈페이지(2023.seoulbiennale.org)에 접속한 후에 전시 메뉴에서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과 '게스트시티전'의 각 전시를 보면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건축학과 재학생으로서, 이번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 답사를 다녀왔다. 서울건축문화제는 지하 1층에서 제40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특별전 및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상설전을, 지하 2층에서 제41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수상작 및 제12회 대학생건축과연합(UAUS) 파빌리온 기획전시를 진행 중이다.

내가 자주 갔던 그 건축물, 상 받은 곳이었다니 

지하 1층부터 시작된 전시는 지난 제40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대상 특별전의 판넬과 모형을 관람할 수 있었다.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상설전은 지도를 그린 평면에 매스를 활용하여 수상 작품들을 배치하는 형태로 전시가 진행되었다. 한눈에 지난 수상 작품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별하게 좋았던 것은 뒷면에 작품 설명이 적힌 엽서들도 배치되어 내용을 이해하기에 수월했다.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상설전> 엽서 중 일부
▲ 상허기념도서관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 <역대 서울특별시 건축상 상설전> 엽서 중 일부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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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1989년 서울특별시 건축상 금상을 받은 작품인 건국대학교 상허기념도서관이다. 상허기념도서관은 화강암으로 처리된 외관을 통해 도서관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면서도 위화감이 들지 않게 하였다. 또한 전통적인 건축의 처마선을 도입해 기념비적인 느낌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처: 월간 건축문화)" 

전시회 엽서 뒷부분에 써 있던 내용이다. 내가 매번 책을 빌리고 공부하며 친화적으로 느끼던 대학교 공간이 건축상을 받은 작품인 것이 신기했다.

이 도서관에서, 학생들은 여러 통로로 도서관 진입이 가능하고 열람실과 식당 같은 일부 공간은 다른 층으로 분리돼 있다.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듯한 벽면의 창문 디자인이 인상 깊은 건물이다. 이렇게 보니 도서관의 거대한 스케일이 학교의 상징이 될 만큼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서울 환경 문제, 해결 방안은 없을까

지난해 강남역 일대와 2호선, 신분당선이 침수당한 사고를 기억하시는지. 강남은 침수가 쉬운 지형 특성으로 인해 여러 차례의 홍수 피해 사례가 있었다. 도로가 물에 잠겨서 많은 승용차가 침수되고 정전 및 누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홍수 피해가 생길 때마다 시에선 배수 개선 대책을 내놓았지만, 결국 큰 효과가 없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여름철 장마 기간이 다가오면 또 다른 피해의 발생을 걱정할 것이다. 이러한 도시의 지속되는 환경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작품을 전시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전시 중 일부 (그림 출처: 공식홈페이지)
▲ 서울 루프: 향후 100년을 위한 서울의 기후변화 회복력 강화 계획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서울 100년 마스터플랜전> 전시 중 일부 (그림 출처: 공식홈페이지)
ⓒ 진 차오 주, 완 슈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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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층 '서울 100년 그린 네트워크' 주제의 마스터 플랜전에서는 '서울 루프: 향후 100년을 위한 서울의 기후변화 회복력 강화 계획'을 전시했다. 자주 발생하는 서울 폭우 피해 사례를 지적하며 환경 문제가 아닌 도시 공공시설 문제에 집중한 점에서 특이했다. '인프라 링'과 '빗물 저류지' 개념을 도입하여 해결책을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서울 홍수 피해 사례가 나타난 이유를 두 가지 방향에서 생각해봤다. 하나는 지속적인 탄소의 배출 등 환경 문제에 기인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를 원인으로, 또 다른 방향에서는 빗물을 받는 시스템의 관리 소홀을 문제의 원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 전시를 보고 나서 홍수 방어 인프라를 도시 계획과 연관 지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 사는 도시의 미래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게스트시티전> 전시 중 일부.  (그림 출처: 공식홈페이지)
▲ 와일드 마일: 시카고의 강 복원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게스트시티전> 전시 중 일부. (그림 출처: 공식홈페이지)
ⓒ 스키드모어, 오윙스 & 메릴(SOM), 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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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층 '게스트 시티전'을 관람하며 만난 '와일드 마일: 시카고의 강 복원'의 판넬 전시 설명은 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전시회 안내에 따르면 2017년 시작된 이 '와일드 마일' 프로젝트는 2021년 기준 2단계를 완공했단다. 미국 시카고 강을 자연과 야생동물에 되돌려주면서도, 인간과 동물이 안전히 공존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었다고. 즉 건축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사례로, 단순히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환경 복원 프로젝트가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가 함께 고려됐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시카고의 경우, 지역 주민들은 강의 경계부로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도시 전체의 산책로 및 녹지와 연결되는 경로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하천 청소와 자원봉사 기회에도 관심을 보였다." 
(출처: '와일드 마일: 시카고의 강 복원'- 위 내용은전시회 판넬 전시 중 '강의 접근성' 내용 일부를 인용함)

시민들 의견을 경청하는 미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의식을 보며 우리나라와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의 미래에도 이러한 방식의 친환경 도시 계획이 진행돼야 하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제시가 함께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깔끔하고 쾌적한 보행로는 주변 경관을 구경하기에 효과적이고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질 오염이 심한 강을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 복원을 시도한 점에서도 시카고의 강 복원은 도시 계획의 모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서울의 지속적이고 친환경적인 도시 개발을 위해서는 다양한 건축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축학과 철근 콘크리트구조 수업에서는, 건설 현장에서 나오는 콘크리트 폐기물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배웠다. 나는 이를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미래에는 '3D 프린팅 건축'을 주요 방식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3D 프린팅 건축은 모델링 되어 있는 상태로 기계로 건물을 올리기 때문에, 거푸집이 필요 없다. 효율적이고 적은 인원으로도 진행이 가능하여 인적으로 비용이 감소하고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감소한다. 공사 기간이 줄어들어 공사 지연에 대한 부담이 적어지고 복잡한 형태의 건축물도 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관련 법이 제정되지 않았고 채택을 한 건축사가 많이 없어 아직 상용화되기에 이르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3D 프린팅 건축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건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다양한 디자인을 활용할 수 있다면 매력적인 도시 경관을 조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건축 전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 제15회 서울건축문화제와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열리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땅의 도시, 땅의 건축: 산길, 물길, 바람길의 도시 '서울'의 100년 후를 그리다'이다.

주제전이 되는 '하늘 소'는 전망대형 조형물로 계단을 오를 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다. 서울건축문화제 관람을 마치고 '하늘 소' 전망대에 올라가 주변 경관을 구경하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주제에 어울리는 한옥 파빌리온 '짓다' 등 매력적인 작품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작품들을 모두 관람한 후에 같이 서울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태그:#제15회서울건축문화제, #제4회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답사,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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