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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정의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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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없는 노회찬은 없었지만, 노회찬 없는 정의당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정의당이 창당 11주년을 맞아 고 노회찬 전 대표의 묘소를 찾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은 지난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생존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창당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나오는 가운데, 당의 진로를 놓고 당내 정파별 진단과 해법이 부딪히며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정미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와 소속 국회의원들은 지난 21일 고 노회찬 전 대표가 묻혀있는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창당 11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당의 기둥이었던 노 전 대표에게 당의 위기를 고백하고 '혁신재창당'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당의 주요 인사들도 이날 한자리에 모여서 그를 기억했다.

이정미 대표, 당의 위기 앞에 "정말 송구스럽다"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정의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정의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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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 사퇴 요구에 직면한 이정미 대표는 "오늘 우리는 지나온 세월을 되새기기보다,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엄중하게 마주하고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지난 1년간 당 대표로서 다시 달릴 정의당을 고쳐 세우려 했지만, 아직 국민들의 부름에 가닿지 못했음을 느낀다"라며 "무엇보다 앞으로 힘차게 내딛을 새로운 엔진을 장착하지 못했다. 정말 송구스럽다"라고 본인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정치실종의 시대, 정치를 복원하라는 국민들의 요구에 절체절명의 사명감으로 정의당의 몫을 해내야 한다"라며 "더 넓은 연대연합의 길을 뚫어내겠다"라고 제시했다. 또한 "수많은 이견도, 당을 올곧게 세우고자 불면 속에 제출된 충정"이라며 "그 의견들을 충분히 듣겠다. 방법을 찾아 하나로 모으겠다"라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늘 우리에겐 위기가 있었다"라며 "안팎으로 여러 요인이 우리를 위협했고 그 위협을 증폭시킨 것은 우리의 가능성 그 자체를 부정하고 포기하도록 이끄는 패배주의였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우리 당은 그 위협 앞에 굴복하지 않았다"라며 "아무리 앞이 잘 안 보이고, 무수한 갈래길이 유혹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정의당 창당 정신을 이어가겠다"라고도 덧붙였다.

배진교 원내대표 또한 "오늘은 그 동안의 기념식과는 달리 국회를 떠나서 노회찬 대표님이 계시는 마석 모란공원으로 왔다"라며 "오는 길에 진보정치의 뿌리 전태일 열사와 백기완 선생님, 또 정의당의 다른 이름인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묘소에서 인사를 나누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1년 전 창당대회에서 들었던 정의당의 깃발은 여전히 건재한가', '정의당의 출발지인 6411 정신의 종착지는 어디를 향해 있는가' 저 역시 매일매일 자문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혁신재창당으로 일굴 정의당의 길은 분명하다"라며 "우리 사회 절대다수이면서도 유령 취급받는 노동자들의 정당으로 다시 일어서는 것이 정의당의 현실정치 노선이라면, 종말의 미래를 막으려 발버둥 치는 기후 시민을 조직화하는 일은 진보정치 새로운 10년을 열 미래정치 노선"이라고 주장했다. "현실과 미래를 잇는 혁신재창당으로 6411 정신을 완성할 것"이라는 약속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퇴행에 맞서 투쟁하는 선명한 야당"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정의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21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내 고(故) 노회찬 전 대표 묘역에서 정의당 창당 11주년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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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전 대표의 영원한 경쟁자이자 동지였던 심상정 의원은 "오늘의 이 창당 기념식이 의미를 가지려면, 정의당의 현재 모습을 가감 없이 마주하는 진솔하고 용기 있는 자리이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 정의당이 많이 어렵다. 부정할 수 없다"라고 고백했다. "우리와 동고동락하며 험한 능선을 함께 넘어왔던 동지들이 떠나갔다"라며 "시민들은 정의당에 대해 느낌표 대신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정의당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정당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묻는다"라는 지적이었다.

특히 "'언제는 우리 당이 어렵지 않은 적이 있었냐'는 상투적인 말로 스스로 위로할 수 없다"라며 당내 일각을 꼬집었다. 동시에 "자기 비하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업신여김을 자초하는 '자모인모'는 지혜롭지 않다"라고도 지적했다. "희망으로 가는 길은 오로지 국민의 물음에 성실하게 답하는 것뿐"이라며 "정의당이 제1의 민생정당임을 실천으로 또렷하게 보여드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퇴행에 맞서 앞장서 투쟁하는 선명한 야당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심상정 없는 정의당이 찾아올 것"이라며 "그러나 심상정 없는 정의당은 있어도, 정의당 없는 심상정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노회찬 대표님 듣고 계시느냐?"라며 "정의당 없는 노회찬은 없었지만, 노회찬 없는 정의당은 정말 쉽지 않다. 당신이 그립고 또 당신에게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가 땀과 눈물로 젊음을 바쳐 써내려간 진보 정치 24년과 정의당 11년의 역사는 남은 삶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귀중하다"라며 "저는 우리 후배들과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 잘 지켜봐 주시고 늘 응원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제3지대와의 연합을 강조하고 있는 류호정 국회의원은 "노회찬 대표님이 앞에 계셨으면 '이제 그만 와라. 좋은 일을 가지고 와라' 하셨을 것 같다"라며 "돌아가서 당원 지지자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정의당의 길을 찾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다시 찾아뵙겠다"라고 짧게 포부를 밝혔다.

기념식에 동참한 장혜영 의원 역시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은 정의당을 사랑했고 정의당이 사랑했던 고 정태인 선생님의 1주기이기도 하다"라며 "정태인 선생님께서 작년 9월 28일에 남기셨던 메모를 되새긴다"라고 그가 남긴 메시지를 상기시켰다.

"서로 배려하는 것. 지치지 않도록! 계속 고려해서 안정성 있는 원칙을 찾아내는 것. 앞으로 며칠 동안 더 노력해서 공존의 원리를 찾아내는 것. 짜증을 없애는 것! 인내는 매우 중요! 자… 다시 시작!"

태그:#정의당, #노회찬, #이정미, #심상정, #혁신재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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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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