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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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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박근혜-최순실 두 사람을 '경제공동체'로 묶어내며 뇌물 혐의를 적용해 법의 심판을 받게 했던 박영수 전 특검이 6년이 지난 2023년 딸과 함께 '경제공동체'로 묶여 법정에 섰다.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특검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구속수감 중인 박 전 특검은 이날 수의 대신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박영수는 딸 박아무개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간 생계비를 지원하며 경제적 공동체를 형성했다"며 "박영수가 법무법인 강남에 대표변호사로 재직하는 시절 딸을 허위직원으로 등재해 월 200만 원씩 받게 했고, 화천대유에 고문으로 취임한 후에는 김만배 등에 취업 청탁해 화천대유에 입사, 월 400만 원 이상 급여 명목으로 수령하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 임명 등으로 2019년 3월부터 대장동 수익 배당이 시작됐음에도 50억 원 등을 수수할 수 없게 되자 딸을 통해 50억 원을 제공하겠다는 김만배의 제안을 수락했고, 딸은 실제 5회에 걸쳐 11억 원을 수수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 전 특검 측 변호인은 "딸 박씨는 결혼해서 피고인과 생계를 달리하고 있었고 독자적으로 직업을 갖고 생활하고 있었다"며 "박씨는 피고인으로부터 생계지원을 받고 있지 않았다. 또한 박씨와 피고인(박 전 특검) 사이에 범행을 공모한 자료도 기록상 전혀 없다"라고 반박했다.

박영수·양재식 측 "공소사실 모두 부인한다"

법정에서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2014년 11~12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와 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 시가불상의 땅 및 단독주택을 받기로 약속받았다.

그러나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가 우리은행 측 내부 반발로 무산됐고, 이에 대장동 개발업자 측은 추가적인 컨소시엄 이탈을 막기 위해 박 전 특검을 통해 우리은행이 발급하는 1500억 원 상당의 여신의향서를 받기를 요구했다. 검찰은 이에 대한 대가로 박 전 특검이 향후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았고, 실제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박 전 특검이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화천대유에 취직했던 딸이 2019년 9월∼2021년 2월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받은 총 11억 원도 사실 경제적 공동체로 묶인 박 전 특검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의 최측근 양재식 변호사에 대해서도 이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다는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

이날 공판에서 박 전 특검 측은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청탁받은 적 없고 청탁 대가를 약속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 전 특검 변호인은 "피고인 박영수는 대장동 민간사업자들로부터 청탁에 관한 대가를 받은 것도 전혀 없다"며 "무엇보다 50억 클럽은 이미 김만배씨가 허언이라고 말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5억 원 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5억 원을 받고 전달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그건 박영수가 거기에 투자했다는 외양을 만들고 싶은 김만배 요구에 맞춰 계좌를 빌려준 것이지 거지, 지분을 얻기 위해 출자한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 측 변호인 역시 "박 전 특검과 공모한 사실도 없고, 남욱·김만배·정영학으로부터 직접 청탁받거나 청탁과 관련한 실행 행위를 담당한 사실도 없다"며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26일로 다음 공판을 예정했다. 11월부터는 주 1회 재판을 진행하며 신속한 심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태그:#박영수, #양재식, #경제공동체, #박근혜, #양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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