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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3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 운영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3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 운영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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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지방계약법 시행령에 따라 운영하고 있는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계약정보를 공개하면서 사업명이나 계약금액 등을 부실하게 기재한 사례 수백 건이 발견됐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이하 대전참여연대)는 3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운영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대전시가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부실하게 운영할 뿐만 아니라 지방계약법 시행령을 위반했다"며 "감사를 통해 책임자를 문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참여연대는 지난 2010년 7월 1일 민선5기 염홍철 시장 때부터 2023년 6월 30일 민선8기 이장우 시장 1년까지 13년간 대전시의 수의계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공사 9619건, 용역 1만5841건, 물품 3만1477건 등 총 5만 6937건이 수의계약 형태로 체결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대전참여연대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수의계약 비율이 과도하게 높고,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비율이 올라가고 있다"면서 투명한 정보공개 등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대전시가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지방계약법 시행령)' 제124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발주계획, 입찰공고, 개찰의 결과, 계약체결의 현황(하도급 현황 포함), 계약내용의 변경에 관한 사항, 감리·감독·검사의 현황, 대가의 지급현황 등 계약정보를 공개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지난 27일까지 대전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돼 있는 계약현황을 분석해보니, 계약금액이 0원으로 표기돼 있거나 나라장터 계약정보시스템에는 있지만 대전시 홈페이지에는 없는 경우, 계약정보가 부실하거나 수의계약 이유가 미기재된 경우 등 매우 부실하게 정보가 공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사업명을 '&apos'이라는 알 수 없는 기호로 표기한 사례가 무려 218건이나 발견됐다. 또한 계약금액을 0원으로 표기한 사례도 405건이나 발견됐고, 수의계약 사유를 미기재하거나 계약업체의 대표자명 등을 엉터리로 표기하거나 누락한 경우도 상당수 발견됐다고 단체는 전했다.

이 밖에도 사업장소를 구체적으로 표기하지 않거나 오기한 경우도 있었으며, 특히 수의계약 사유를 미기재한 사례도 수십 건이 확인됐다.

특히 심각한 것은 나라장터 계약정보시스템과 비교한 결과, 최근 6개월 간 무려 144건의 계약이 대전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서는 누락돼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계약정보 3227건이 지난 28일 오후 1시경 일제히 업데이트 되는 상황도 일어났다. 28일은 대전시가 계약정보시스템을 고도화하겠다고 밝힌 날이다.

대전참여연대는 "누락된 계약정보와 뒤늦게 공개한 계약정보 등은 대전시가 지방계약법을 위반한 증거"라면서 "정확한 조사를 위해 감사위원회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대전시 정보공개시스템 개편하라"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3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 운영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계약명 부실 사례.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31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 운영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대전광역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공개된 계약명 부실 사례.
ⓒ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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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계약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계약인 만큼 그 투명성과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때문에 정부는 나라장터 시스템을 비롯한 전자입찰 시스템을 도입해서 입찰계약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수의계약은 그 사각지대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주처인 행정에서 계약 업체를 선정하는 만큼 불투명한 업체 선정과정, 반복되는 일감 몰아주기, 쪼개기 계약, 특정 권력과의 유착 의혹 등 행정의 신뢰를 깎아먹는 바로미터로 작동해왔다"며 "때문에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계약에 있어서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서 계약정보 공개 시스템을 법률로서 강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대전시는 계약정보공개시스템을 매우 부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계약정보를 부실하게 공개하는가 하면, 지방계약법 시행령을 위반한 사례도 다수 발견됐다"면서 "수의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기본적인 정보공개와 법률적 의무를 다해야 함에도 대전시는 계약정보를 불투명, 불성실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공정한 계약은 행정신뢰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며 "변화한 시대에 맞게 시민이 쉽고 정확하게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형태로 정보공개시스템을 개편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전시 감사위원회에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부실 운영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

한편, 지난 7월 28일 대전시는 '대전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 고도화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전시는 계약의 공정성과 투명성 향상을 위해 계약정보공개시스템 홈페이지 고도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이번 고도화 사업을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지난 1월 행정안전부의 차세대 지방재정관리시스템 업그레이드 이후 대전,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자체의 계약 사유 정보가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반영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고, 현재 한국지역정보개발원에 개선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태그:#대전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계약정보공개시스템, #수의계약, #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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