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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운데)가 7월 13일 목요일 브뤼셀에서 열린 EU-일본 정상회담에서 샤를 미셸 유럽 이사회 의장(오른쪽),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
ⓒ AP=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유럽연합(EU)이 2011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이후 12년 만에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3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최근의 과학적 근거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평가를 바탕으로 결정했다"라며 "EU 27개 회원국의 합의가 완료됐다"라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EU의 결정에 대해 "재해지 복구를 크게 뒷받침하는 것으로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라며 "이번 결정은 확고한 과학적 근거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일본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중요... 결과 공개해야" 조건 달아

이에 따라 EU가 후쿠시마현 생선과 버섯, 미야기현 죽순 등 일본의 10개 현 식품을 수입할 때 의무적으로 요구했던 방사성 물질 검사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게 된다. 

EU-일본 공동성명에는 "EU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일본이 IAEA와 함께 하는 투명한 노력을 환영한다"라며 "또한 7월 4일 IAEA 종합 보고서 발표도 환영한다"라고 써있다. 

다만 EU는 별도의 발표 자료에서 "수입 규제를 완전히 철폐했으나,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라며 "여기에는 특히 냉각수(오염수) 방류 장소 인근의 생선, 수산물, 해조류가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 식품에 삼중수소(트리튬)를 포함한 방사성핵종 존재 여부를 감시해야 한다"라며 "일본 정부가 모든 결과를 공개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일본 NHK방송은 "최종 조정을 거쳐 이르면 내달부터 규제 철폐가 실현될 것"이라며 "일본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유지하는 국가 및 지역은 한국, 중국 등 11곳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EU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와의 관계가 크게 악화됐고, 인권 문제 등으로 중국과의 거리도 멀어지고 있다"라며 "인도·태평양에서 민주주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일본, 한국·중국에도 수입 규제 철폐 압박할 듯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이번 철폐는 후쿠시마현에 대한 풍평(소문) 불식을 크게 뒷받침할 것으로 본다"라며 "EU의 수입 규제 철폐는 27개 회원국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연계해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정확한 정보와 후쿠시마현 농수산물의 매력을 널리 알릴 것"이라며 "또 다른 수입 규제 철폐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일본 정부는 수입 규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중국 등에도 철폐 요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현재 일본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그 외 현에 대해서는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10개 현의 수산물을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오히려 중국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강행하면 규제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