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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유족회 대전위원회 유족들이 26일 골령골을 찾아 희생자 이름 앞에 추모제를 지내며 축문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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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유족회 대전위원회(위원장 안기택) 회원들이 '제73주기 대전 산내 학살 사건 피학살자 합동 위령제'를 하루 앞둔 26일, 대전 골령골을 찾았다.

제주4.3유족회 대전위원회는 제주 4.3사건 당시 1949년 7월 군법재판에서 7년형을 선고받고 대전형무소로 이감되었다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 산내 골령골로 끌려가 학살당한 희생자 유가족들로 구성된 유족회다.

40여명의 유족들을 태운 버스가 산내 골령골에 도착했을 때, 굵은 빗줄기가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제1학살지 표지석 앞에 제상을 펼쳐놓고, 제주에서 손수 준비해온 제수들로 상을 차렸다. 그리고 제주도 식으로 제사를 올렸다. 제상 위로는 300여명의 희생자 이름이 마을별로 구분되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아무런 죄 없이 낯설은 타향천리 이곳 골령골로 끌려와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죽음을 당하신지 73년이란 세월이 지난 오늘, 저희 자손 형제 자매가 억울하게 돌아가신 영령님들의 희생을 추모하며 작은 작성이나 재단에 제물을 진설하여 위령제를 봉행하오니 이 정성 받들어 흠향하시고 그날의 억울함과 노여움, 한을 푸옵소서."

유족은 첫잔(초헌)을 올린 후 위와 같은 내용의 축문(祝文)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나서 두 번째(아헌), 세 번째(종헌) 잔을 마저 올린 후 희생자들을 향해 함께 절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희생자 명단에서 자신의 아버지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아버지, 저 왔어요"라며 또 다시 절을 했다.

27일 합동위령제... 4대 종단 종교제례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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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제주4.3유족회 대전위원회 유족들의 골령골 추모제에 서울대학교 로스쿨 스테판(Stephan Sonnenberg) 교수(오른쪽)도 참석해 추모의 마음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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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제를 마친 유족들은 '세종시 추모의 집'(전동면 전동로 538)으로 이동해 또 한 번 제사상을 차린다.

'세종시 추모의 집'은 산내 골령골에서 발굴된 1441구의 유해가 안치된 곳이다. 그 유해 중에서 신원을 확인한 유해는 단 한구도 없지만, 유족들은 이 유해 속에 자신의 가족의 유해가 섞여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골령골에서 발굴된 유해 중에서 제주 4.3사건 희생자를 확인하기 위해 올해 200여 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종시 추모의 집'에서 추모제를 지낸 제주 유족들은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 1박을 한 뒤, 다음 날 '대전산내학살사건 제73주기 제24차 피학살자 합동위령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대전산내학살사건 제73주기 제24차 피학살자 합동위령제'는 오는 27일 오전 11시 30분에 진행된다. 앞서 오전 10시 30분부터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4대 종단이 진행하는 종교제례도 예정돼 있다.

한편,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는 한국전쟁 직후 1950년 6월 28일부터 7월 17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군경에 의해 최소 1800명, 최대 7000명의 민간인들이 불법적으로 학살당했다. 학살은 9.28 수복 이후에도 부역 혐의를 이유로 다음해 초까지 또 다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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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4.3유족회 대전위원회 유족들이 26일 골령골을 찾아 희생자 이름 앞에 추모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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