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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토론회'에 참석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노동인권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라며 "법제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토론회'에 참석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노동인권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원칙"이라며 "법제화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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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률안은 '서브'를 굉장히 잘 넣은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노동계나 민주당 입장에선 이걸 어떻게 잘 '리시브' 할지를 고민해야죠. 노정관계가 파탄 난 상황이라 이해는 가지만, 그렇다고 이게 대놓고 반대할 법안이냐는 겁니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토론회'에서 나온 쓴소리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한국노총이 주최한 자리였다. 지난 5월 31일 국민의힘에서 보수정당 최초로 진보진영과 노동계 숙원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명시하는 법안(김형동 의원 대표발의)을 낸 이후, 정작 민주당과 양대노총은 소극적으로 대응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형동 의원의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 내용 자체가 '진일보'라는 데에는 평가를 같이했다. 국민의힘 법안은 근로기준법상 차별금지사유에 '고용형태'를 새롭게 포함시키고, '사용자는 동일한 사업 내에 고용형태가 서로 다른 근로자들간의 동일가치노동에 대하여 동일한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학과 교수는 "만약 이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 김형동 의원이 아니라 민주당이었다면 환영 받았을 것"이라며 "노정관계가 파탄 난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노동계가 이 법을 반대하는 것이 기이하다. 이 법에 반대한다고 한다면 당장 '그럼 차별에 찬성하냐'는 질문부터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논평을 낸 바 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파견노동에 대해 정규직과 동일 임금을 지불해야 할 것을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진일보"라고 했다. 다만 권 교수는 이 법안이 개별 사업장 내의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국한될 뿐, 사회적으로 확대되기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이 법의 수혜자는 공공에서는 공무직, 민간에서는 무기직 등 동일한 사업장 내에서 같은 일을 하지만 고용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급여를 받고 있는 근로자들일 것"이라며 "산별 교섭이 정착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소위 이중구조의 아랫단에 있는 하청, 재하청, 분절 노동자들의 문제까지 적용할 수 있는 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노·사·정 모두 개별 기업의 임금체계를 넘어, 산별 교섭체계를 조성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김형동 의원 안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기준을 사용자가 정하게 한 부분 역시 큰 문제"라며 "직무가치에 대한 판단은 교섭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이 법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맞불 성격인 측면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노란봉투법이 결국 근로자성의 확대, 근로기준법의 확대를 지향하면서 격차 해소와 노동권의 증진을 도모한다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은 다시 근로기준법 내의 문제로 끌고 오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비정규직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국힘 법안에 뒤늦게 답한 이재명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논의 시작"
 
▲ 이재명 "국힘도 관심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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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회를 함께 주선한 더불어민주당과 양대노총은 국민의힘이 던진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논의에 뒤늦게 힘을 모으겠다고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토론회에 참석, "민주당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라며 "국민의힘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일터에서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법제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31일 국민의힘에서 법안이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이 발의된 이후 민주당은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었는데, 이날 이 대표가 처음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법안만 발의됐을 뿐 국회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던 상황에서, 야당도 법안에 호응하면서 법제화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 대표를 비롯해 우원식·김성주·김영진·노웅래·윤건영·양정숙·진성준 의원 등 민주당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우원식 의원은 "여당 의원에 의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논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은 어떤 면에서 보면 기회"라고 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의원들이 이런 자리를 만든 건 노동계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반드시 법제화하길 바란다"고 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올바른 법제화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위한 국회 내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기구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정경은 연구위원은 "과거 공무원연금 관련해서도 국회 내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해 합의가 이뤄진 적이 있다"라며 "국민의힘에서 진일보한 법안을 낸 만큼, 동일노동 동일임금에 대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국회 산하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련기사]
이재명 "국힘도 관심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필요" https://omn.kr/24ha1
"보수정당 최초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안... 민주당, 반대할 텐가" https://omn.kr/24cij
 

태그:#이재명, #민주당, #동일노동동일임금, #국민의힘, #양대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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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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