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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일 민주노총 배달플랫폼지부 배달노동자 300 여명이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배달료 거리 깎기 중단' 촉구 집회 및 오토바이 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일 민주노총 배달플랫폼지부 배달노동자 300 여명이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배달료 거리 깎기 중단' 촉구 집회 및 오토바이 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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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하 배달의 민족)이 지난해 약 4200억 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는 게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코로나 종료 뒤 배달 물량이 줄어들 것이고 경영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 예견되었지만, 정반대의 결과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46% 늘었고, 2019년 이후 지속되던 적자는 4200억 흑자로 전환되었다는 보도다.

언론 보도로 알려진 배민의 주문 건수는 2022년 11만 건으로, 2019년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배민의 흑자는 주문 건수 증가도 원인이지만, 구체적으로는 배민1의 할인 중단과 수수료 인상에 있다. 배민은 지난해 단건 배달 수수료를 천 원(정액제)에서 음식값의 6.8%(정률제)로 전환했는데, 이를 통해 서비스 매출이 8245억 원 늘어났다고 한다.

단건 배달을 앞세운 쿠팡의 추격은 오래전 이야기가 되었고, 배달시장의 압도적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배민은 수수료 인상을 통한 이익 확대 뿐 아니라 배달 대행 플랫폼까지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배민의 배달 수수료 인상의 근원에는 배달시장에서 일정한 플랫폼 구조를 형성했다는 배민의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다.

플랫폼 기업의 목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홍창의(47) 위원장과 김정훈(42) 배민분과장이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의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10일째 되는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홍창의(47) 위원장과 김정훈(42) 배민분과장이 배달의민족 라이더들의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한 지 10일째 되는 지난 5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 농성장에서 <오마이뉴스>를 만났다.
ⓒ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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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플랫폼 기업은 초기 이윤 창출보다 플랫폼 형성을 목표로 한다. 작은 이윤에 연연하지 않고, 상생과 혁신의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는데도 주의를 기울인다. 일단 형성된 플랫폼은 그 자체가 수입 창출의 수단이 된다. 일종의 독점체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물론 독점구조 그 자체가 선악은 아니다. 하지만, 감시와 통제 없는 독점은 결국 플랫폼 사용자 모두에게 손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입점업체에 단가인하와 광고료 인상을 요구하기 쉽고, 저임금 노동시장을 형성해 인건비를 줄이려 할 것이다. 경쟁업체가 없어지면 결국 회비도 오르고 서비스 가격이 인상 될 것이니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도 불리하다.

배민 측에서는 IT기술 개발 덕이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생산과정에 참여하지도 않고 고용 책임도 없이 대부분 중개수수료 등에 기반해 4천억원 가까이 벌었다는 것은 정당한가? 배민의 영업이익에는 가맹점주의 부당한 광고료와 배달 수수료,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 노동자가 받지 못한 노동의 대가가 모두 포함되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가맹점주와 소비자, 가맹점주와 노동자, 노동자와 소비자가 대립하는 양상이다. 수수료와 광고료 탓에 부실해진 음식으로 소비자는 불만을 표하곤 한다. 오르는 배달 수수료는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만, 노동자는 저임금에 산재 사고로 고통받는다. 플랫폼의 품 안에서 생활하면서도, 정작 누가 그 이익을 가져가는지는 잊기 쉽다.

약자들의 사회적 연대, 제대로 작동하고 있나

플랫폼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어날 때일수록 소상공인과 노동조합, 소비자 등 약자들의 사회적 연대가 제대로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배민 본사 앞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노동조합 위원장 등 모습.
▲ 배달의 민족 앞 농성장 배민 본사 앞 농성장에서 단식 중인 노동조합 위원장 등 모습.
ⓒ 이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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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은 배민의 수수료인상, 광고료 인상에 불만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되는 플랫폼 기업의 독점방지법안은 여전히 정부, 여당의 반대로 제자리걸음이다.

배달플랫폼 노동조합 측 위원장 등은 배민 본사 앞에서, 지난달 16일부터 배달료 인상을 위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가맹업체에게 배달수수료를 올렸지만, 정작 배달 노동자들이 받는 수수료는 7년째 제자리라는 것이다(관련 기사: '단식 10일' 라이더 "배달료 6천원? 절반만 받아...배민이 2천원 가져가" https://omn.kr/243h5 ). 하지만, 배달 노동자의 수수료 인상 요구에 소비자도 입점 업체도 그 누구도 달가워 하지는 않는다.

이용자들이 작은 이해관계를 놓고 다투는 사이, 배민의 영업이익은 4200억이 되었다. 이제는 플랫폼 이용자들, 가맹점주, 노동자, 소비자의 견고한 연대를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배달의민족 이사회 김봉진 의장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배달의민족 이사회 김봉진 의장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한다.
ⓒ 이희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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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배민, #배달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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