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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이 13일 오후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굴욕 외교 등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이 13일 오후 경북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굴욕 외교 등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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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과 굴욕적 한일정상회담을 비판하는 시국선언이 전국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들도 동참하고 나섰다.

경북대학교 교수 등 20여 명은 13일 오후 경북대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치욕적이고 반헌법적인 대일외교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대한민국의 국격에 걸맞은 대일관계를 설정할 것"을 촉구했다. 시국선언에는 181명이 동참했다.

교수들은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은 일본 기업에게 책임을 면제해주는 대신 강제동원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능욕하고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우롱했다"며 "대법원 판결을 하루아침에 부정하고 일본 정부와 기업의 손을 들어주는 반민족적이고 반헌법적인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강제동원 피해자와 국민들을 배신했다"고 규탄했다.

지난 3월 열린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강제동원 해법에 이은 또 하나의 참사였다"며 "윤 대통령의 통 큰 퍼주기에도 일본 총리는 강제동원은 물론이고 식민지배도, 사죄도, 반성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 책임을 부정한 2015년 아베 담화와 강제동원을 부정한 2021년 스가 내각의 각의결정이 포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한다고 밝혔다"며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을 구걸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 이후 이어진 일본의 강제동원 정당화 발언과 독도 영유권 주장, 초등학교 역사교과서 왜곡, 수산물 수입금지 철회 요구, 방사능 오염수 방류 강행 논란 등을 들며 "윤석열 정부가 주장하는 통 큰 외교가 이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헌법이 규정한 삼권분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통령의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렸다"며 "국민은 윤석열 정부에게 대한민국의 헌법과 역사를 부정하면서까지 일본과 이토록 수치스럽고 굴욕적인 외교관계를 맺으라고 명령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북대 교수들이 학내에 붙여 놓은 시국선언문을 한 학생이 읽고 있다.
 경북대 교수들이 학내에 붙여 놓은 시국선언문을 한 학생이 읽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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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환 국공립대학교수노조 경북대지회 부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일외교에서만 참사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을 앞장세워 고등교육을 사실상 황폐화시켜 버렸다"면서 "우리가 고용한 대통령이니까 우리가 해고를 시켜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창록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일관계나 한미관계 모두 중요하지만 주권국가로서 대등한 관계가 아니면 우리에게 의미가 있을 수 없다"며 "한일 갈등은 대법원 판결이 아니라 판결을 따르지 않는 일본 기업과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막무가내로 우기는 일본 정부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본은 한국 정부에게 사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고 윤석열 정부가 그러겠다고 했다. 이것이 비정상"이라며 "정상화는 윤석열 정부가 할 수 없으니 주인인 국민들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신분으로 시국선언에 참석한 김근성 학생(정치외교학과)은 "윤석열 정권의 강제동원 해법은 해법이 아니라 사기이자 협잡이고 굴욕이자 예속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역사를 완전히 거스르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교수들은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격이 일개 정부의 잘못된 역사인식과 외교정책에 의해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게 내버려둘 수 없다"며 강제동원 해법을 즉각 철회할 것과 왜곡된 역사관을 버리고 의연하게 대일관계에 임할 것, 헌법을 준수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학교에 붙인 시국선언문에 '종북 좌파' 낙서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후 학교 건물에 붙여놓았으나 누군가가 볼펜으로 '종북 좌파'라는 낙서를 해 놓았다.
 경북대학교 교수연구자들이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후 학교 건물에 붙여놓았으나 누군가가 볼펜으로 '종북 좌파'라는 낙서를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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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에 참여한 민주화교수협의회, 국공립대학교수노조, 한국비정규직교수노조 등은 현수막과 시국선언문을 대학 내에 붙였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대자보가 훼손된 데 이어 교수들이 붙여놓은 시국선언문 일부도 훼손됐다. 이날 경북대 4합동강의동에 붙여진 시국선언문에 누군가가 '종북 좌파'라는 낙서를 했다.

채형복 민교협 공동의장은 "학생들의 정부 비판 대자보가 훼손된 데 이어 교수들의 시국선언문도 훼손됐다는 것은 대학 내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총장을 만나 강하게 항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 교수는 "국가인권위에서 학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했는데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혐오적인 것, 비아냥거리는 것처럼 하나의 유희의 대상으로 삼는 게 아닐까라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태그:#경북대학교, #시국선언, #교수, #굴욕 외교, #교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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