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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사진은 1월 16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홍준표 대구시장. 사진은 1월 16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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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를)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세요."

홍준표 대구시장이 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한 말이다. 김기현 대표가 홍준표 시장-전광훈 목사간 설전을 두고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면서 홍 시장에게도 자중할 것을 요구한 데 대해 발끈한 것.

김 대표는 이날(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최근 홍 시장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간의 설전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 당 공천권을 가지고 제3자가 왈가왈부할 일도 아니지만, 지방자치 행정을 맡은 사람은 그 일에 전념했으면 좋겠다"며 "별로 바람직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돼서도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이 전광훈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우리 당은 전 목사와 강한 선을 그어야 되는 만큼의 관계가 없었다. 전 목사 그분은 그분 역할을 하는 거고, 우리 당은 우리 당 역할을 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이날(3일) 본인 페이스북에 "전 목사에게 무슨 발목이 잡힌 당도 아닌데 저렇게 방약무인하게 욕설을 쏟아내도 그(전광훈)에겐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오히려 니(홍준표)는 지방일만 잘하라고 나를 질타했다?"라면서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특히 "(2019년 11월 문재인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 당시 전 목사를) 이사야 같은 선지자라고 스스로 추켜세웠으니 그 밑에서 잘해 보세요"라며 "전 목사가 만든 자유통일당으로 당명 개정도 검토해 보시던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나는 그냥 대구시장이 아니라 당 대표를 두 번이나 지내고 없어질 당을 바로 세운 유일한 현역 당 상임고문이다. 중앙정치에 관여할 권한과 책무가 있다"며 "참 어이없는 당 대표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원 제명' 요구 때부터 각 세워... 한때 "총선 전 비대위" 언급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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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는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발언 등이 낳은 여파다. 홍 준표 시장이 이 사건을 계기로 김기현 지도부에 대해 본격적인 비판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의사를 밝히고, 같은 달 25일(미 현지시각)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선 "전광훈 목사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을 해서"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홍 시장은 이에 대해 "총선에 아무런 도움 안 된다. 그냥 제명해라"면서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했다. 김 대표가 "앞으론 그런 언행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자, 홍 시장은 "당대표가 카리스마가 없고 미지근한 자세로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당 운영을 하게 되면 당은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서 당 지도부를 본격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더구나 전광훈 목사가 이번 일을 계기로 홍 시장 등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전 목사는 최근 한 유튜브 방송에서 "대구시민 여러분, 홍준표 저거 탄핵하세요" "최고위원이고 개뿔이고 다 필요 없다. 저놈들은 내년 4월 10일 선거(총선)에서 공천해 주지 마"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지난 1일 본인 페이스북에 "정당이 일개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 목회자를 숭배하는 사람들은 우리 당을 떠나서 그 교회로 가라"고 맞섰다.

홍 시장은 또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상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컨벤션 효과로 당 지지율이 급등 하는데 우리 당은 거꾸로 왜 지지율이 폭락하고 있는지 분석하고는 있나"라며 "당 지도부가 소신과 철학 없이 무기력하게 줏대 없는 행동을 계속 한다면 총선을 앞두고 더 큰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또다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느냐"고도 적었다. 다만 홍 시장은 직후 해당 게시물을 수정해 비대위 언급 문장은 삭제했다. 다만 "좌고우면하지 말고 소신과 결기, 강단을 보여 주지 않으면 당이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태그:#홍준표, #김기현, #전광훈 목사, #국민의힘,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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