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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름을 공소장에 18차례나 거명한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사건 1차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이 7일 열렸다. 

위례신도시 A2-8블록 개발사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 기밀을 외부에 유출해 위례자산관리가 선정되도록 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거액의 배당이득을 호반건설(169억 원)과 위례자산관리(42억 3000만 원)가 각각 챙긴 것으로 알려진 사건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 뇌물·배임 등 혐의를 적용한 대장동 사건과는 달리 '구 부패방지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앞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아래 부패방지법)'은 "공직자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했었다.

피고인은 모두 5명이다. 사업 진행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었던 유동규씨, 역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지원팀장(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이었던 주지형씨, 위례자산관리 대주주로 사업에 참여했던 정재창씨, 그리고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이다.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배우자는 각각 위례자산관리 사내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5명 중 유동규·남욱은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구치소에 있던 상태로 대장동 사건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위례 사건으로 인해 '2차 체포'를 경험했다는 점이다. 이들과 달리 정영학 회계사와 '몸통'으로 지목받았던 정재창씨 경우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다. 

위례 수사... "남욱·유동규 입장에서는 충분히 불안"
 
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2021년 10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이던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2021년 10월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로 귀국해 검찰에 체포된 뒤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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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1일이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하여 당시 수감중이었던 김만배·남욱·유동규 등을 상대로 서울구치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뒤이어 검찰은 9월 16일 소환에 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남 변호사를, 9월 19일에는 같은 이유로 유 전 본부장을 각각 체포해 '위례 사건'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의 경우는 위례 사건과 관련해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가 남욱·유동규 등 5명을 기소한 것이 9월 26일이다. 그리고 검찰은 이 사건 관련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를 10월 17일 재소환해 조사를 진행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한 것이 그로부터 이틀 후, 10월 19일이었다. 그 다음 날(10월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유 전 본부장은 석방됐고, 곧바로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폭로가 연일 그의 입에서 나오게 된다. 

이 때문에 '위례 사건'으로 추가 기소된 이후 두 사람의 태도가 극적으로 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조사 요구에 완강하게 응하지 않다가 '2차 체포' 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도 있기 때문이다. '위례 사건'까지 검찰이 치고 들어가면서 이들 두 사람과 이른바 '플리바게닝(유죄협상)'이 이뤄진 게 아니냐 것이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위례 사건까지 걸릴 수 있겠다는 불안감이 남 변호사나 유 전 본부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유발될 수 있는 정황"이라며 "위례 사건도 수사를 한 지 꽤 됐는데, 결론이 딱 안 나왔던 상태 아니냐. 유 전 본부장이나 남 변호사가 상황에 따라 유리한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기소가 대장동 건으로 됐는데, 동일 피고인에 대해 수사팀이 바뀌더니 위례 사건을 판 거잖아요. 두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실제 그 사건을 치고 들어갔단 말이죠. 이미 공소 제기돼서 재판받고 있는 사람을 통해 기존 검찰 수사를 뒤집으려고 하는 어떤 시도를 또 다른 수사를 통해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도인 거죠." (양홍석 변호사)

왜 위례 사건 부패방지법으로 기소?
 
구속영장 기한 만료로 10월 20일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기획본부장이 다음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구속영장 기한 만료로 10월 20일 출소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기획본부장이 다음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관련 재판에 출석한 뒤 법원을 떠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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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 변호사는 "이런 일은 사실 비일비재하다"면서 "검찰 입장에서는 A, B, C 모두 수사선상에 있는데 B나 C가 조금 애매하고 증거가 부족한 상태라면 이를 공개하지 않고 A건에 대한 피의자의 협조 상태에 따라 'B나 C건은 봐 준다'는 식으로 정보비대칭성을 활용해 협상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변호사는 "위례와 대장동 간 사실 관계를 검찰이 왜곡하고 있고, 그 방향이 결국 이재명 대표를 어떤 식으로든 엮어 넣을 것이고,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현재 재판 받고 있는 피의자들 약점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것이 항간의 의심"이라며 "현재 남욱이나 유동규 상태를 보면 그런 의심을 충분히 할 만 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패방지법은 민간사업자가 공공기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취득한 이익을 몰수, 추징하고 있습니다. 검찰 주장에 의하면 성남시 비공개 개발정보를 이용하여 민간사업자가 돈을 벌었다는 것에서 위례와 대장동은 동일합니다. 검찰은 위례에서는 민간사업자 등에게 부패방지법을 적용하여 기소하였습니다...(중략) 민간이 대장동에서 취득한 수익은 최소한 4,040억이라고 합니다. 이를 몰수, 추징하기 위해서는 부패방지법을 적용해야 합니다...(중략) 대장동의 수익은 위례의 20배 가까이 됩니다. 대장동에 부패방지법을 적용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11월 27일, 현근택 변호사 페이스북)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변호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근택 변호사 역시 전화통화에서 두 사람의 '극적 변화'에 대해 "위례 수사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현 변호사는 검찰이 위례 사건에 부패방지법을 적용한 이유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부패방지법 핵심이 수익 몰수여서 뇌물·배임의 경우보다 (범죄 수익 환수가) 상대적으로 쉽다"면서 "이와 관련해 일종의 '딜(유죄협상)'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욱·유동규' 미묘한 차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집무공간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집무공간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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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7일) 공판에서 '남욱·유동규', 두 사람 사이에서는 미묘한 차이는 있었다. 유 전 본부장은 남욱 변호사와 달리 변호사 없이 재판에 임했다. 지난 10월 11일 선임됐던 유 전 본부장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 석방 후인 10월 31일 사임 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날 곧 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유 전 본부장은 과거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함께 일했던 주지형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남 변호사 측은 "2013년 보유 주식을 정재창씨에게 양도해 배당 이득을 취한 바가 없다"면서 "이 사건이 부패방지법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 부패방지법은 공직자에 대한 처벌만 있고 민간사업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다"는 정영학씨 변호인과 비슷한 입장을 취한 것이다. 

지난 11월 21일, 남욱 변호사는 석방 후 처음 열린 대장동 사건 공판에서 2014년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재선 선거 비용 명목으로 4억원 이상을 건넸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민간사업자가 '위례 사건'을 이 대표와 직결시킨 주장으로는 처음 나온 내용이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역시 '위례 사건' "범행의 주된 동기는 2014년 6월 지방선거 선거자금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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