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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중앙지검 모습.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50억 클럽' 의혹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서초동 중앙지검 모습.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50억 클럽' 의혹 관계자들을 조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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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모든 걸 한 번에 할 수 없는 사정이라는 걸 이해해달라." (11월 15일)

"진행 중인 수사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11월 22일)

"사안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것에 대해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설명드리기 어렵다는 걸 양해해 달라. 진행하는 수사상황을 차분히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 (11월 29일)


최근 3주에 걸쳐 기자는 이른바 '티타임'을 할 때마다 서울중앙지검 고위 관계자에게 '50억 클럽 수사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물었다. 때마다 그는 "자세히 말하기 어렵다"면서 위와 같이 답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이 온 나라를 흔들고 있지만 소위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검찰은 "수사를 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실제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수사팀까지 전면적으로 교체하며 대선자금 수사로 전환한 지 오래지만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하고 있는 게 맞냐'는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다. 

50억 클럽은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로비 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와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의 2020년 3월 대화 녹취록에 등장한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50억 클럽 명단을 공개했다.

곽상도 전 의원을 비롯해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6인이다. 박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녹취록에는 총 15명의 이름이 등장한다"면서 "그 사람들이 받은 금액은 이미 공개된 사람들에 비해 적고 유명인사가 아닌 경우가 많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 50억 클럽 곽상도에 15년 구형 "죄질 불량"
 
2022년 2월 4일 법원에 출석하는 곽상도 전 의원 모습.
 2022년 2월 4일 법원에 출석하는 곽상도 전 의원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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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배석판사 남민영·홍사빈)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50억여 원을 선고하고, 25억여 원 추징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곽상도 피고인의 범행은 현직 의원의 뇌물수수 범행 중 직접 취득한 액수로는 전례가 없는 25억 원에 달하고 아들의 성과급 등으로 교묘하게 수수해 죄질이 불량하고 반성의 기색이 없다"며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만배 피고인 등이 지방자치권력과 유착해 불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전 민정수석비서관이자 국회의원인 곽상도 피고인과 또 다른 유착을 형성해 부정을 저질렀다"며 "대장동 비리 사건의 중요한 부패의 축이라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 도움을 주는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일한 아들의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 원(세금 제외 25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2월 기소됐다. 지난 2016년 4월 20대 총선 당시 남욱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곽 전 의원은 최후 변론에서 "아들이 다니는 회사에서 성과급 많이 받았다 하여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아버지를 형사 처벌하려 한다"면서 "(검찰이) 나에게 15년 구형했는데, 이렇게 할 수 없지 않나. 내가 뭘 했냐"라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유일한 비법조인 출신 홍성근, 최근 검찰로 송치
 
2021년 11월 3일 법원에 출석하는 김만배씨 모습.
 2021년 11월 3일 법원에 출석하는 김만배씨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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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전 의원에 대한 구형은 나왔지만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권순일 등 '50억 클럽' 주요 인물들에 대한 검찰 수사는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홍성근 머니투데이 회장의 경우 지난 11월 27일 경기남부경찰청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만배씨와 함께 홍 회장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회장은 2019년 10월께 김씨로부터 50억 원을 빌렸다가 약 두 달 뒤 이자 없이 원금만 갚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홍 회장은 이자율을 명시한 차용증을 썼는데, 홍 회장은 이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원금만 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홍 회장이 김씨에게 두 달 치 이자를 주지 않은 만큼 이익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나 언론인 등이 1회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 넘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홍 회장이 돈을 빌렸다가 원금만 갚은 시기는 김씨 등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업자들이 배당금을 받기 시작한 지 7개월 뒤로, 김씨는 당시 머니투데이 선임기자(부국장대우)였다.

화천대유 고문 박영수... 대장동과 친인척 얽혀
 
지난 2017년 4월 특별검사팀 박영수 특검과 양재식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지난 2017년 4월 특별검사팀 박영수 특검과 양재식 특검보, 윤석열 수사팀장이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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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지휘해 한때 국민들에게 큰 응원을 받았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도 50억 클럽의 주요 인사 중 하나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화천대유는 부동산 전문가도 아닌 그에게 월 1500만 원이라는 거액의 고문료를 지급했다. 또 박 전 특검은 곽 전 의원처럼 자녀가 화천대유에서 일을 했다. 과정에서 박 전 특검의 딸은 시세가 15억 원인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원가인 7억 원에 화천대유에서 매입해 '특혜 분양'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개발업체에 1155억 원의 대출을 알선하고 그 대가로 10억3000만 원을 받은 조우형씨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했다. 앞서 조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09년 부산저축은행에서 1155억 원의 불법 대출을 알선해 대검찰청 중수부의 수사를 받았으나 입건되지 않았다. 2015년 재수사 때 구속 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했다. 두 사건 모두 변호인은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맡았다. 

박 전 특검의 인척 이아무개씨가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도 대장동 특혜의혹과 연관됐다. 이씨가 운영하는 분양대행업체는 대장동 부지 15개 블록 중 화천대유가 수의계약을 통해 직접 시행한 5개 블록의 아파트 분양 업무를 도맡았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자금 100억 원이 이 업체로 흘러갔다. 박 전 특검은 이씨가 대표를 지낸 건축자재업체에 사외이사로 등재된 적이 있고, 박 전 특검 아들은 이씨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수개월 근무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이뤄진 두 차례 소환조사 이외에 박 전 특검에 대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검찰은 50억 클럽 사건과는 무관한 '가짜 수산업자 포르쉐 렌터카 불법 지원'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박 전 특검을 지난 11월 14일 불구속기소했다. 

화천대유 고문 권순일... '변호사 신청' 거부당해
 
지난 2018년 10월 권순일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권순일 지난 2018년 10월 권순일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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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전 대법관 경우도 박영수 전 특검과 다르지 않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임 후 같은 해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며 월 15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여러 차례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 전 대법관과 김씨 사이에 유착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 일로 지난 10월 말 대한변호사협회는 변호사를 준비하는 권 전 대법관에게 "자진해서 변호사 등록신청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변협은 권 전 대법관에게 "퇴임 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취임해 변호사 등록 및 개업신고 없이 고문료를 받는 등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청렴과 공정함의 상징으로 후배 법조인들의 귀감이 되어야 할 전직 대법관의 모습과 지극히 거리가 멀다"면서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혹이 남아 있고, 언행 불일치 행보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만큼 더욱 깊이 자숙하고 겸허하게 처신해야 마땅하다"라고 지적했다.

곽 전 대법관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이어진 두 차례 소환조사 이외에 검찰로부터 특별한 조치를 받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31일 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최재경 변호사 모습
 지난 2016년 10월 31일 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최재경 변호사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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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검사 출신인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50억 클럽 의혹과 관련해 지난 1월 서면조사만 받았다는 사실이 지난 7월 연합뉴스TV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다. 검찰은 김만배 씨와의 관계 등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혐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월 21일 남욱 변호사의 법정 증언을 통해 김 전 총장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해당 공판에서 검찰은 남 변호사에게 '2012년 8월 김만배씨가 당시 수원지검장이었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을 만나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과 함께 대장동 사업을 하고 있다는 말을 했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남 변호사는 "그렇게 기억한다"며 "사실확인을 한 적은 없지만 김만배씨로부터 김수남 당시 수원지검장께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뇌물수수 사건을 잘 봐 달라,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재경 전 수석에 대해서는 대장동 수사와 관련해 한 차례 서면조사 이외에 별다른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최 전 수석은 17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도곡동 땅 차명보유와 BBK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인물이다. 2008년에는 대검 수사기획관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18대 대선을 앞두고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인 노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구입 의혹에 대한 수사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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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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