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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의 민주당 지도부 퇴진 선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낸시 펠로시 미 연방 하원의장의 민주당 지도부 퇴진 선언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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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간 미국 민주당을 이끌어왔던 낸시 펠로시(82) 연방 하원의장이 물러난다.

펠로시 의장은 17일(현지시각) 하원 연설에서 내년 1월 개원하는 다음 의회에서 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자리를 내려놓게 됐다.

그는 "이제 우리는 대담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라며 "내가 사랑하는 민주당을 이끌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 왔다"라고 민주당 지도부의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하원 다수당 자리를 내주면서 차기 하원 의장은 공화당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 원내대표가 맡게 될 것이 유력하다.

펠로시 의장은 연설이 끝난 후 기립박수를 받았고, 동료 의원들과 일일이 포옹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펠로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하원의장이었다"라며 "이 나라는 그의 봉사와 애국심, 존엄성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와 맞선 '여장부' 펠로시... 남다른 존재감  

그동안 펠로시 의장은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함구했으나, 전날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가 확정되자 이날 하루 만에 퇴진을 선언했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인 캘리포니아주에서 무려 19선에 성공한 펠로시는 하원의원으로서 의정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볼티모어 시장과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낸 아버지와 볼티모어 시장을 지낸 오빠를 보며 일찍이 정치가의 꿈을 품은 펠로시 의장은 1987년 47세의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하원 원내총무, 원내대표 등을 거치며 민주당의 얼굴로 자리매김한 펠로시는 2007년 미국 최초의 여성 하원의장에 오르며 정치 역사를 새로 썼다.

2019년 두 번째 하원의장을 맡은 펠로시는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을 이끌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고,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에 힘을 보태며 80세가 넘는 고령에도 막강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80대 고령 3인방 퇴진... 민주당 '세대교체' 시동

그러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내주면서 세대교체의 압박을 받았고, 선거 직전에 남편이 괴한의 피습을 당하는 사건이 터진 것이 퇴진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역시 80대 고령인 스테니 호이어 하원 원내대표, 제임스 클라이번 원내총무도 함께 물러나기로 하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본격적인 세대교체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펠로시 의장에게 계속 당 지도부에 남아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AP통신은 "차기 지도부 선거 불출마는 미국 정계의 관례를 거부해왔던 펠로시 의장에게 어울리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CNN 방송은 "펠로시가 지도부에서 물러나도 하원의원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공화당이 불안한 다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민주당은 펠로시 같은 뛰어난 전략가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태그:#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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