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해바다 정서진 노을종에서 해넘이를 보려고 갔는데 도착했을 때는 비가 내렸다.
▲ 정서진노을종 서해바다 정서진 노을종에서 해넘이를 보려고 갔는데 도착했을 때는 비가 내렸다.
ⓒ 김미희 시민기자

관련사진보기


황금연휴 개천절,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당산역 한강변에서 출발하여 서해바다 정서진 노을종까지 여럿이 달려갔다. 그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몸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겠다.

한강을 옆에 끼고 김포 물류단지를 지나 경인 아라뱃길 따라 걷다 뛰다 정서진 노을종까지 5시간 여 걸려 도착했다. 거리 32km. 도착할즈음 비가 내려 서해바다 속으로 붉게 잠기는 해넘이 광경은 보지 못했지만 분명 꿈이 아닌 생시였다.
 
한강변에서 출발하여 정서진으로 달려가는 건각들
▲ 한강에서 정서진 노을종까지 한강변에서 출발하여 정서진으로 달려가는 건각들
ⓒ 김미희 시민기자

관련사진보기

 
코로나19 출몰 이래 부근의 둘레길, 개천가 등 두 다리로 지도 확인하는 유람은 일취월장했다. 관악산에서 발원한 도림천부터 안양천과 합류지점, 다시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까지 여러 차례 다녀본 결과 급기야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까지 가보겠다고 욕심내게 된 것이다.
 
정서진 도착 얼마남지 않은 지점
▲ 아라뱃길 따라 정서진까지 정서진 도착 얼마남지 않은 지점
ⓒ 김미희 시민기자

관련사진보기


추석 연휴 처음 시도할 때에는 방화대교 한강변에서 출발하였다. 김포 터미널 물류단지를 지나 굴포천, 말로만 듣던 아라뱃길을 한참 내려갔다. 명절 연휴 탓인지 수로에 떠다니는 배는 만나지 못했다.

폭이 좁은 굴포천 아라뱃길을 따라 서해바다 정서진 노을종을 찾아 가는 여정은 무척이나 지루했다. 그 힘든 경로를 거쳐 서해바다에 막 도착했을 때는 수평선을 시뻘겋게 물들인 태양이 바다로 다이빙 하려는 찰나였다. 이런 일은 결코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두 번째는 참가 인원이 대폭 늘었다. 거리와 속도를 소화해 낼 수 있는 몸이, 각기 달랐기 때문에 출발 지점도 달랐다. 몇몇은 당산역에서 만나 출발했고 방화대교 아래에서도 합류했으며 도착지점 8km쯤 남겨둔 검암역 부근에서는 왕초보가 합류했다.

목표가 확고한 집단지성의 여정은 이러저러한 핑계가 줄어든다. 쉽지 않은 레이스를 서로 격려하면서 그 과정의 힘듦과 산천경개를 함께 즐기며 목표 지점으로 나아갔다. 두 번째 레이스에서는 거리의 공포감이 줄어들고 굴포천, 즉 아라뱃길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까지 생겨났다.
  
아라뱃길 18km 달려가면서 딱 한 번 만난 유람선
▲ 아라뱃길 유람선 아라뱃길 18km 달려가면서 딱 한 번 만난 유람선
ⓒ 김미희 시민기자

관련사진보기

 
아라뱃길을 떠다니는 유람선을 한 번 만났는데 과연 승선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문이 일었다.
▲ 아라뱃길 주변에 붙은 현수막 아라뱃길을 떠다니는 유람선을 한 번 만났는데 과연 승선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의문이 일었다.
ⓒ 김미희 시민기자

관련사진보기


알고 보니 굴포천·경인운하·경인 아라뱃길은 같은 지명이었다. 경인 아라뱃길은 원래 하천(굴포천)이었다고 한다. 잦은 홍수로 노태우 정부 때 방수로 사업이 진행되었으나 2002년 김영삼 정부에서 경인운하 건설로 변경되어 굴포천과 서해를 이어주는 방수로가 완공되었다.

그러나 환경오염과 경제적 실효성이 문제 되어 노무현 정부 때 잠시 운하사업은 중단되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방수로와 수로, 교량과 갑문 등이 착공되어 2012년 5월 개통되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성격이었던 경인 아라뱃길은 완공 이후 사용량이 계획의 10%도 되지 않아 운하로서의 기능은 상실하였다.

다만, 편도 18km의 아라뱃길 주변은 자전거 도로로 이용되고 있어 2조원 대 자전거 도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자전거 도로로 불린다고 한다.

실제 아라뱃길 도로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간간히 산책하는 사람들, 어쩌다 달리는 사람들, 수로를 가로 지르는 다리 아래 공원은 무명 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구경하는 사람들은 주로 노년층이었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젊지 않은 라이딩족들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올 때 음주운전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라뱃길을 달리면서 유람선으로 보이는 선박을 딱 한 번 만났는데 탑승객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았다.

한강 하류 행주대교에서 서해로 연결되는 길이 18km, 너비 80m, 수심 6.3m. 2009년 3월 착공, 2012년 5월 개통하였다는 아라뱃길의 쓰임을 살펴보게 되었다. 수많은 비용이 투입되었다는 경인 아라뱃길 수로는 여기저기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폭 좁은 수로 주변 도로는 라이딩족들이 씽씽 달리고 수변공원에는 행락객들과 음악 동호인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3년여 코로나 역병 후유증은 작금 금리 인상과 함께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로 이어져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 대운하 시범사업 성격이었던 경인 아라뱃길의 활용도를 두 다리와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세월 흘러 다시 정권이 바뀌고 작금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이전으로 쓰이는 세금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심히 염려스럽다.

주요 지리정보

태그:#경인아라뱃길, #아라뱃길자전거도로, #한강에서정서진까지, #굴포천의수로공사, #강에서바다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소시민들의 삶과 세상의 흐름을 써보려 합니다.

이 기자의 최신기사자존감 높이는 '힐링 산책'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