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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앞두고 '광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은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앞두고 "광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 언스플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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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앞두고 '광클 전쟁(광속처럼 빠르게 클릭해 자리를 예매하는 것)'이 일상이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콘서트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기도 하지만, 광클 전쟁은 여전히 어렵다.

이젠 K팝의 상징이 된 방탄소년단(BTS)이 부산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를 개최한다는 소식에 교통 대책과 숙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숙박업소들이 잇속 챙기기로 숙박비를 과도하게 올리는 문제나 콘서트 장소 변경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짚어볼 문제가 있다.

장애인 당사자는 무사히 콘서트를 예매할 수 있을까?

'광클 전쟁'은 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 모두가 밤낮으로 인터넷을 수시로 보며 무작정 대기해야만 하는 예매를 비유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장애인 당사자로서 무사히 콘서트 예매에 성공할 수 있을까? 말 그대로 '하늘에 별 따기'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경우, 원하는 아티스트 콘서트에 휠체어석이 따로 있을 경우 전화 예매하거나 별도의 상담센터를 거쳐 예매를 진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전화 통화가 어려운 청각장애인 당사자는 어떻게 티켓을 예매할 수 있을까?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일반 예매를 해야 한다.

설사 예매에 성공했다 해도, 그 후 과정이 더 문제다. 청각장애인 당사자가 콘서트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수어통역과 문자통역이다. 또, 콘서트 예매 후 티켓 구매처에 문의를 할 때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창구가 따로 마련되는 게 좋다. 이런 창구가 없이 전화 통화를 하려면, 107 손말이음센터를 거쳐 문의해야 한다. 청각장애인 당사자는 음성 전화 통화를 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BTS 콘서트 예매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농아미(=청각장애인 방탄소년단 팬클럽) 중 예매에 성공한 사례를 접했다. 이 과정에서 휠체어석 예매가 따로 있듯이 청각장애인 전용 상담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또, 수어통역 요청 부분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예매에 성공한 청각장애인 중에서 스탠딩 좌석이라고 무대 앞 좌석을 예매했는데도 수어통역사 배치 문제로 휠체어석으로 가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불공평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티켓 구매처와 아티스트 소속사, 그리고 고객센터 사이에서 상의하는 과정이 길어지면서 답변을 기다리는 것도 일이었다고 한다. 

모두가 콘서트를 동등하게 즐기기 위해 

다행히 농아미 팬클럽의 지속적인 의견 제시로 수어통역사 배치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좀 더 기다려봐야 하지만 농아미 모두가 콘서트를 동등하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과 다르게 외국은 유명 음악 축제 무대에 수어통역사가 함께 하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래퍼 챈스 더 래퍼는 지난 2017년 개최한 투어 공연에 수어 통역사를 고용하는 등 사례가 있다.

이처럼 인터넷 콘서트 예매 과정에서 청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애 유형의 관람객들이 등등하게 참여하고 즐기기 위해 접근성 시스템을 바꿔 주었으면 좋겠다. 관람객의 편의 제공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도 면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태그:#BTS, #방탄소년단, #문화향유권, #청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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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수 매체 인터뷰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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