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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산사에서 출가해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한국의 대중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편집자말]
한국의 고찰들은 명상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 송광사 템플스테이 한국의 고찰들은 명상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 현안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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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생각하기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안 그런가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생각하길 시작합니다. 온종일 멈추지 않습니다. 만일 생각을 멈추고 싶다 해도 멈추질 못합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래서 명상을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효과적으로 생각을 멈추게 할 수 있는 검증된 기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린 누구나 바른 명상법을 배워서 갈고닦으면 모든 정신활동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오래 앉아야 선이 생긴다(구좌생선, 久坐生禪)" 중국에 "구좌생선"이란 말이 있습니다. 오래 앉아야 선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즉 좌선 자세로 오래 앉아있으면 연못의 물이 잔잔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잔잔해진다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인내심을 갖고 충분히 오랫동안 기다리면 물결이 잔잔해지고, 연못의 물은 맑아질 것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마음을 동요시키지 마십시오. 그러면 마음속에서 벌어지는 질주도 멈출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음의 동요는 어떻게 멈출 수 있나요?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을 쫓아가지 말고, 그냥 관찰만 하십시오. 생각을 멈추거나 비우려고도 하지 마십시오. 그냥 앉아서 아무것도 하지 마십시오. 계속 지켜보십시오. 생각에 반응하거나, 생각을 정당화하는 일도 하지 마십시오. 

명상하실 때 다리가 저리거나 아픕니다. 그럴 때 "아프다!"라는 생각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우린 모두 당연히 통증이 멈추길 바랍니다. 그러는 대신 괴로움을 받아들이고, 통증이 사라지길 바라지 마십시오. 

그것이 괴로움과 불편함에 대처하는 성숙한 반응입니다. 괴로움을 받아들이고 견디십시오. 그러면 여러분은 고통에 대처할 수 있는 최상의 극복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어렵고 불편한 상황에 처하면 두려움, 거부감 또는 걱정 근심이 생깁니다. 통증과 괴로움에 대해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정상입니다. 

하지만 우린 그런 생각에 따라서 행동을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좌선을 하다가 다리가 아픕니다. '다리를 지금 안 풀면 다치는 거 아닐까?', '못 일어나면 어쩌지?', '명상이 뭐 이렇게 아파? 이건 말도 안 돼!' 

이런 생각에 반응하면, 예를 들어 다리를 풀고 일어나버리면, 명상할 때마다 이런 생각들이 계속 일어날 겁니다. 이런 불평하는 목소리에 반응하는 즉시 그들은 검증받고 생명을 얻습니다. 다른 데로 가버리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있으려고 합니다.

명상은 앉아서 이런 생각에 반응하지 않고, 단지 생각이 일어나는 걸 지켜보는 걸 배우는 겁니다. 두려움, 지루함, 걱정 등 부정적인 생각에 대한 반응을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또한 어떤 류의 생각이라도 삼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반응하지 않을수록 이런 생각들은 더 빨리 사라질 겁니다. 

그러면 결국 여러분이 겪고 있는 생각 처리 과정도 줄어듭니다. 생각에 반응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생각이 일어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원치 않는 생각을 무시해버리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질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힘을 절약하는 지혜입니다.

명상, 즉 선 수행은 우리의 생각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보통 우린 어떤 생각에 반응하나요? 반응하지 않으면 여러분의 마음은 자연스레 맑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집착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배울 것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일어날 때 반응하지 않으려면, 우리 마음속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집착을 놓아버리면 그때 지혜도 열립니다. 

어떤 생각들을 보고 알아차려야 할까요? 불교에서는 우리에게 독이 되는 생각들을 세 가지로 분류합니다. 그건 바로 탐심, 진심, 치심입니다. 탐심은 욕망, 탐욕과 같이 우리가 원하는 것들에 대한 생각입니다.

진심은 분노, 우리가 정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치심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생각들이 일어나는 걸 지켜보십시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런 우리에게 독이 되는 생각들을 자연스레 알아나가게 될 것입니다. 생각으로 이해하려 하지 마십시오. 생각으로 생각을 줄이고 없앨 수는 없습니다.

태그:#결가부좌, #명상, #건강, #집중,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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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위산사에서 영화스님의 제자로 출가했고, 현재 분당 보라선원에서 정진하며 선 명상과 대승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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