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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7일 국민의힘 권성동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지난 7월 27일 국민의힘 권성동 당시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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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준석 대표 징계로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지 23일 만에 직무대행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틀 전인 7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무대행으로서의 역할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조수진 최고위원의 사퇴와 비상대책위 요구 등도 계기가 됐다.

논란은 계속되는 중이다. 이후엔 직무대행 뿐 아니라 원내대표직 역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일 "원내대표를 유지하면서 자동 승계된 대표 권한대행(직무대행)만 사퇴하겠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최고위원도 같은날 라디오에서 "원내대표도 사퇴하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압도적 당선된 '윤핵관'이었지만... 잇따른 구설수로 지지율 하락에 일조

권 원내대표를 향한 당 내부 시선이 처음부터 안 좋았던 것은 아니다. 원내대표에 취임한 지난 4월 8일만 하더라도 그는 81표 대 21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4선 중진에다가 윤석열 대통령 정치 입문부터 대통령 당선에 이르기까지 소위 '윤핵관' 입지도 탄탄했다. 당정이 원팀으로 호흡을 맞춰 국정을 잘 운영하리라는 기대가 적잖았다.

하지만 당정이 함께 지지율이 폭락하면서 기대는 산산조각이 났다. 취임 직후 실시된 한국갤럽 5월 2주차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긍정평가)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각각 52%와 45%로 높았다. 그러나 두 달여 뒤인 7월 4주차 한국갤럽 사에서는 대통령 직무수행 지지율 28%, 국힘 36%로 각각 급락했다*. 해당 여론조사에서는 특히 '여당 내부 갈등/권성동 문자 노출'이 부정평가의 새로운 이유로 등장하기도 했다.

사과, 또 사과... 계속되는 헛발질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중 휴대폰을 펼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중 휴대폰을 펼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고 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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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윤 대통령과의 텔레그램 문자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면서다. 해당 문자에서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했다.

이에 당선 직후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 사무 정치에는 관여할 수 없다"며 당정 분리를 공언한 윤 대통령이 사실상 이 대표 징계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쏟아졌다. 문자 노출 이후 권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전적으로 저의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사과를 표했다.
  
하지만 그가 단지 문자파동 하나만으로 지금에 놓이게 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 논란이 바로 '대통령실 사적채용' 관련 발언이다. 윤 대통령 '강원도 40년 지기' 아들 우아무개씨의 대통령실 근무사실이 <오마이뉴스> 보도로 알려져 논란이 일자, 그는 우씨와 관련해 "내가 추천했다. 대통령실에 넣어주라고 압력을 가했다"라고 말했다(관련기사 보기). 그 와중에 우씨는 대선 때 윤석열 후보에게 1000만 원을 후원, '최연소 고액 후원자'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더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공무원) 7급에 넣어줄 줄 알았는데 9급에 넣었더라. (우씨가)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다"며 "(오히려) 내가 미안하더라.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 강릉 촌놈이"라고 발언해 공분을 샀다. 공시생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 등에서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과 같은 비판이 일었다. 사과를 거부하던 권 원내대표는,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결국 지난달 20일 "송구하다, 청년 여러분께 상처를 주었다면 사과드린다"라며 또 고개를 숙였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회원들이 7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앞에서 불공정 비리정권 윤석열 퇴진! 대통령의 사적 채용 옹호한 권성동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정' '상식' 영정을 든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는 모습.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회원들이 7월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앞에서 불공정 비리정권 윤석열 퇴진! 대통령의 사적 채용 옹호한 권성동 의원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정" "상식" 영정을 든 참가자들이 묵념을 하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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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당 발언을 사과한 바로 다음 날, 권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을 비판하며 그 탓에 "근로자는 저임금을 받을 기회조차 빼앗겼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받고 서울에서 어떻게 사나"며 우씨의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낮았던 최저임금이 "저임금을 받을 기회 (박탈)", 어느새 정쟁의 도구로 둔갑한 것이다.

지지율 하락에 따른 불안 탓이었을까? 권 원내대표는 언론을 향한 무리한 주장, 언론과의 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남발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KBS를 비롯해서 MBC 다 민주노총 산하의 언론노조에 의해서 언론노조가 다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니냐", "언노련 출신 간부들이 민주노총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합리적 의심"이라며 민주노총이 언론을 장악했다고 연이어 주장했다.

이에 백브리핑 시간에 KBS·MBC 기자 등이 항의성 질문을 하자, 권 원내대표는 "KBS에 대해 얘기했는데 KBS 기자가 묻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 "MBC 카메라는 왜 안 왔나? 취재 거부인가?"라며 노골적으로 불쾌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주장이 계속되자,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은 권 원내대표를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까지 하기에 이른다.

또한 권 원내대표는 더 나아가 JTBC가 권 원내대표의 사촌동생의 업체 일감몰아주기 특혜 의혹을 보도하자, 여기에 대한 답은 없이 "제 사촌이 60명"이라며 "최근 인터뷰에서 KBS·MBC 불공정 보도를 비판했더니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등이 저를 집중 공격했다. 언론노조가 정말 대단한 집단이라는 것을 실감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을 언론 공격의 피해자로 위치시킨 셈이다.

제 살 깎아먹은 원내대표... 좁아진 '정치인 권성동'의 입지 

하지만 언론노조에 따르면 JTBC 노조는 언론노조 소속이 아니었다. 언론노조는 당시 성명에서 권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제대로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 보도의 배후가 있는 것처럼 말하고 심지어 허위사실까지 유포한 것"이라 비판했다.

이처럼 권성동 원내대표의 몰락에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애초 대통령의 복심으로서 신임을 받으며 당내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고 이어 당대표 직무대행직까지 겸임해 명실공히 여당 '원톱'에 오른 그였다.

하지만 정제되지 않는 발언과 구설을 자아내는 행동으로 사과를 거듭하는 등, 권 원내대표가 위태로운 언행을 계속하면서 이제 남아있는 원내대표 임기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이다. 다가올 비대위 체제에서도 권 원내대표의 향방, '정치인 권성동'의 입지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이유다.

['문자 파동' 관련기사]
윤 대통령 문자파장 "내부 총질하던 당대표 바뀌니 달라져" http://omn.kr/1zzzv
해명나선 권성동 "윤 대통령, 회자되는 표현쓴 것" http://omn.kr/20037

['사적채용 논란' 관련기사]
또 사적채용... 대통령 지인 '강릉 우사장' 아들 대통령실 근무 http://omn.kr/1ztrp
권성동, 대통령 지인 아들 채용 논란에 "내가 추천했다" http://omn.kr/1zubn

['언론 신경전' 관련기사]
오늘도 싸운 권성동 "KBS·MBC 편향, 문재인 정권 부역" http://omn.kr/1zu69
"정권부역" 언론에 싸움거는 권성동, 그 말이 틀린 이유 http://omn.kr/1zu8b 

덧붙이는 글 | *기사 내 여론조사 관련
1) 5월 2주차 조사 / 한국갤럽 자체 조사 / 5월 10~12일 조사
2) 7월 4주차 조사 / 한국갤럽 자체 조사 / 7월 26∼28일 조사 / 그 밖의 사항은 여론조사기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태그:#권성동, #윤석열, #문자 파동 ,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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