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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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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25평(82.64제곱미터) 아파트 원가가 2억원도 안 된다는 사실을 많은 분이 알게 되면, 아무래도 수도권에 있는 7억원, 10억원 하는 아파트를 살 때 망설이지 않을까요?"

내곡·세곡2·마곡·오금·항동 등 서울 주요 5개 지구 분양원가 공개를 6일 마무리한 김헌동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이 분양원가 공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 당시 그는 SH의 과거 10년간 주요 사업지구의 분양원가 공개를 약속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SH 사옥에서 열린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 공개' 기자설명회에서 취임 후 5회에 걸쳐 분양원가를 공개한 데 대한 평가를 요청하는 말에 "분양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저 때문인지, SH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분양이 잘 안되는 것 같고, 거래도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원가 공개가 영향이 있었는지보다는, 서울시민이 만든 공기업인 SH가 제 역할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아파트를 어떻게 공급했는지, 얼마면 송파·강동·서초에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지 (이런 것들을) 계속 알리면 (주택시장 안정에) 조금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폭리 취한 것 아니다'할 민간 건설회사 나오지 않을까"  

택지가 부족한 서울 지역에선 재건축이 많아 SH가 분양원가를 공개하더라도 민간에선 분양원가가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민간 건설사가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안 하고는 제가 거론할 일이 아니다"라며 "지방 공기업 사장으로서 우리가 해왔던 걸 상세하게, 모든 시민이 알 수 있게만 해도 우리 역할은 충분히 다한 것"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공공 아파트는 얼마고, 건물값은 얼마다, 이런 것을 판단할 수 있게 충분한 자료를 꾸준히 제공하면, 제가 보기엔 조금 지나면 '(건축에) 돈이 충분히 들어간 거다, 폭리를 취한 것 아니다'라고 할 건설사가 혹시 나올 수 있지 않겠나"라며 "억지로 나오게 할 순 없지만,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분양원가 공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과 관련해선 "2년 전 당시 사장이었던 변창흠 사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분양원가를 공개하려면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국토부와 협의가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다"면서 "우리는 국토부와 협의 없이 공개해왔다"고 밝혔다. 

또 김 사장은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구청장이나 공공기관장에 달려있다. 아파트 분양 승인은 구청장이 한다. 구청장이 승인해준 내역을 공개하면 분양원가를 공개할 수 있다"며 "제가 지방 공기업 사장으로서 성실하게 하면, 다른 지방 공기업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SH, 토지임대부 분양 나선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6일 공개한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6일 공개한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
ⓒ 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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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는 이날 2013년 8월과 2015년 8월 각각 분양한 마곡지구 13개 단지의 분양원가를 공개했다. 1차 분양의 경우 3.3제곱미터당 건설원가는 약 668만원, 택지조성원가는 약 557만원으로 총 분양원가는 약 1225만원이고 분양가격은 1197만원 가량이다. 당시에는 미분양이 많아 -2.3%의 수익률을 기록, 손실을 냈다는 것이 SH 측 설명이다. 또 2차 분양의 경우 3.3제곱미터당 분양원가는 약 1256만원, 분양가격은 약 1517만원이다. SH 측 수익률은 17.2%다. 

김 사장은 "SH가 지난 10년 동안 분양한 것을 분석해보니, 아파트를 팔아 남긴 돈은 평균 20% 정도다. 25평(82.64제곱미터) 아파트를 3억원에 지어 4억원에 팔았다 보면 된다"며 "그런데 왜 아파트값이 비싼 것일까? SH가 지난 10년간 공급한 물량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앞으로는 '토지임대부' 형태로 분양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김 사장은 "(SH가 마곡지구에서 분양한) 3000가구의 아파트를 (토지와 함께) 팔지 않고 건물만 팔았다면 시민들은 건물만 2~3억원에 사서 더 싸게 아파트를 살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그럴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SH는 홈페이지에 아파트 설계도면을 공개할 계획이다. 

태그:#김헌동, #SH, #아파트, #부동산, #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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