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관련사진보기

 
1981년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빠진 미국이 금리를 대폭 인상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에서 1.50∼1.75%로 크게 오른다. 연준이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 때인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위기에 빠지며 물가가 상승하자 3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렸다.

또한 지난달에는 '빅 스텝'으로 불리는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물가 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금리 인상을 앞두고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었고, 상당수 경제 전문가들도 연준이 0.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1981년 12월 이후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자 결국 0.75%포인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한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에 내놓았던 2.8%보다 1.1%포인트 낮은 1.7%로 하향 조정한 반면에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올리며 경기 침체를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았고, 이를 낮추는 데 전념할 것"이라며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7월에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라고 예고했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유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이 휘발유와 식량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는 데다가,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이 공급망 혼란을 악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오늘 결정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례적으로 크다는 것은 분명하다"라며 "앞으로 이런 규모의 움직임이 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에 따르면 연말까지 기준금리는 3.25∼3.50%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리 인상으로 물가를 잡을지는 불확실하다. 

AP통신은 "금리 인상은 에너지와 식량 부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인플레이션의 여러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라고 전했다. 이어 "경제학자들은 만성적인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려면 실업률 증가를 비롯해 약간의 고통(some pain)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라고 덧붙였다. 

최악의 인플레이션 탓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지지율 추락에 허덕이고 있다. 이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메이저 정유사들에 직접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사들에 보낸 편지에서 "(전쟁을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가정이 겪고 있는 심각한 경제적 고통의 주요 원인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면서도 "전쟁으로 휘발유 가격이 1갤런(약 3.8L)당 1.7달러 넘게 오른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기록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며 고통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의 생산과 공급을 늘리기 위해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2020년 이후 정제 능력 감소 여부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에 보고하라고 지시하는 등 생산 능력을 최대한 가동하지 않고 있는 정유사들을 압박했다.

태그:#미국 금리,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