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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구는 방과후 아동돌봄시설인 우리동네키움센터(영등포에서는 '아이랜드'라고 이름 붙임) 12개소와 구립지역아동센터 2개소를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돌봄교사(시설별로 3~4명)들은 모두 계약직이며, 최대 2년까지만 근무가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2021년 8월, 아이랜드 1호점의 센터장과 돌봄교사가 2년 계약만료로 교체됐다.
 
영등포구는 '영등포 신문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민이 '영등포 신문고'에 영등포 주요 정책, 사회적 현안·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원하고, 이 청원에 1000명 이상이 동의하는 경우,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 영등포 신문고 청원글 영등포구는 "영등포 신문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구민이 "영등포 신문고"에 영등포 주요 정책, 사회적 현안·이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원하고, 이 청원에 1000명 이상이 동의하는 경우,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 영등포신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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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만료를 3개월 정도 남겨둔 지난 12월 1일, 영등포 아이랜드 2호점에서 일하는 손OO씨는 영등포구청 홈페이지 '영등포 신문고' 게시판에 돌봄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12월 24일 현재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청원에 동참하고 있으며, 청원기한은 12월 31일까지이다. 

손씨는 위 청원글에서 "센터 개소부터 아이들에 대한 모집과 안정적인 운영에 이르기까지 저와 종사자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을 만큼, 지난 2년 여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왔다"며, "더 이상 이곳에서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며,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이유만으로 비정규직인 저희가 이곳을 나가야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님이 "아이들이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저희와 같은 돌봄종사자가 영등포구에서 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영등포구 학부모들도 찬성하는 '돌봄교사 정규직 전환'
 
영등포 아이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돌봄교사들은 23일 오전 10시 영등포 구청 앞에서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영등포 돌봄교사 정규직 전환 촉구 기자회견 영등포 아이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돌봄교사들은 23일 오전 10시 영등포 구청 앞에서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황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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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중구 등 일부 자치구의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출연한 시설관리공단 등 지방공기업에 시설운영을 위탁(공공위탁방식)하여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있다.

키움센터를 민간법인 등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는 자치구들도, 대부분 최소 위탁기간(5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며, 수탁기관 변경 시 고용승계 의무를 명문화하는 방식으로 돌봄교사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영등포구는 키움센터 돌봄교사들을 모두 계약직으로 뽑고, 2년이 되면 모두 내보내고 새로운 돌봄교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기간제 근로자는 2년의 범위 안에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2년을 초과하는 경우 무기계약직으로 간주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영등포 아이랜드에서 일하고 있는 돌봄교사들은 23일 오전 10시 영등포 구청 앞에서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돌봄노동조합 주관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영등포 아이랜드에서 일하는 돌봄교사들과, 아이랜드에 아이들을 맡기는 학부모가 참석했으며, 진보당 영등포구위원회, 영등포시민연대 피플 등 지역시민사회 단체들도 함께했다. 

돌봄교사들은 "아이들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마음에 힘이 빠지고 가슴이 아픕니다. 채현일 구청장님, 크리스마스 선물로 고용안정을 주십시오", "센터에 등원하는 아이들을 반가운 얼굴로 웃으며 맞이하고는 있지만 제 마음은 웃고 있는 게 아닙니다"라며 고용안정이 필요함을 호소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부모들도 "선생님들의 고용에 대한 안정이 우리 아이들의 안정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들이 마음놓고 아이랜드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구청장님께 선생님들의 정규직 전환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라며 학부모들도 돌봄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에는 영등포구청장 이름표를 단 산타클로스가 돌봄교사들에게 ‘고용안정’을 선물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 기자회견 퍼포먼스 기자회견 마지막 순서에는 영등포구청장 이름표를 단 산타클로스가 돌봄교사들에게 ‘고용안정’을 선물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되었다.
ⓒ 황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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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마지막 순서에는 영등포구청장 이름표를 단 산타클로스가 돌봄교사들에게 '고용안정'을 선물하는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또한, 학부모들은 영등포구청장에게 영등포 아이랜드 돌봄교사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청하는 탄원서 200여 장을 모아 구청장 비서실에 접수했다.

태그:#영등포구, #돌봄교사, #아이랜드, #고용안정, #전국돌봄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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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송파구에 사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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