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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평촌공원 내에 바르게살기운동, 자유총연맹, 새마을회, 통장협의회의를 비롯해 시민단체, 노동단체, 중소기업 단체, 종교단체 등이 참여한 40여 개의 한반도기 걸개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안양 평촌공원 내에 바르게살기운동, 자유총연맹, 새마을회, 통장협의회의를 비롯해 시민단체, 노동단체, 중소기업 단체, 종교단체 등이 참여한 40여 개의 한반도기 걸개 현수막이 걸려 있다.
ⓒ 6.15경기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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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60만 명의 안양시를 지나가다 보면 8.15 광복절 76주년을 맞이해 안양시 측에서 건 태극기가 시내 전체 길거리에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평촌중앙공원에 들어서면 소녀의 상 옆 쪽으로 한반도기 걸개 현수막이 보인다. 한국자유총연맹안양시지회, 안양시새마을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등의 이름이 보인다.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 이후, 대결과 전쟁의 암운이 깃들던 한반도에 평화의 물꼬가 트인 이래, 이러한 평화통일 사업을 구체적으로 실천하자는 취지로 구성된 민간단체인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6.15경기중부)에서 주관한 8.15 76주년 기념 '평화공감공원' 행사에 이들 단체들도 참여했기 때문이다.

6.15경기중부에서는 광복절 76주년을 맞이해 8월 13일부터 22일까지 지역의 다양한 사회단체와 연대, 평촌중앙공원을 시민들과의 평화공감의 장으로 조성했다. 1945년 8.15 해방이 외세로부터 민족의 자주독립과 해방을 의미하는 진정한 뜻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기념 행사는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시청사 태극기가 게양돼 있는 바로 옆의 한반도기 게앙을 시작으로, 공원 내 야외전시장에서는 개성공단과 그동안 남북정상회담 관련 사진전시회가 열린다. 공원 내에는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는 지역 42개 사회단체의 걸개 현수막이 걸려있다.

이번 기념 행사는 최대호 안양시장이 지난 3일 6.15경기중부 문경식 공동대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안대종 회장, 광복회 안양시 김호동 지회장 등과 함께 시청에서 진행한 민관합동 게양식에서 출발했다.

민관합동 한반도 게양식 후 최대호 시장은 "한반도의 평화는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도약의 문이다. 안양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광복절을 맞이해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고 행복한 통일 시대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시청사에 한반도기를 게양한다"고 밝혔다.
 
8월 3일 안양시청에서 최대호 시장이 3개 평화통일단체의 대표들과 함께 태극기가 걸려있는 바로 옆에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8월 3일 안양시청에서 최대호 시장이 3개 평화통일단체의 대표들과 함께 태극기가 걸려있는 바로 옆에 한반도기를 게양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6.15경기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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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 지회장은 지난해 안양 광복회가 안양시에 광복절 현수막을 1개를 걸었는데, 올해는 안양시와 공동으로 무려 7개 현수막을 걸었다면서 "76년 전 우리는 일제로부터 해방된 기쁨에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그러나 진정한 해방과 독립은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하나로 평화롭게 통일돼야 완성된다. 평화공원 기간이 시민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바탕으로 민족정기와 평화통일의 의지로 바로 서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광복회가 평화통일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는 이전과 달리 특히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이전에는 이러한 평화행사는 의례 노동단체, 통일단체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6.15 경기중부, 민주평통 안양시협의회와 같은 통일단체와 많은 시민단체(안양시민단체협의회)가 참여한 것은 물론, 광복회, 종교단체(경기중부기독교협의회)와 중소기업 단체(안양시중소기업CEO연합회)까지 참여했다.

소위 평화와 통일과는 무관한 관변단체라고 불렀던 바르게살기운동안양시협의회, 한국자유총연맹안양시지회, 안양시새마을회, 통장협의회까지 참여하고 있다는 점 또한 눈길을 끈다.

이것은 이제까지 평화통일을 운동권이나 시민단체의 편향적·정치적 운동처럼 왜곡한 보수적 정치권이나 언론의 주장과는 다르다. 이 지역에서는 평화통일의 문제를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적 혹은 민족의 미래와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고 인식하는 흐름이 시민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말해준다.

그래서 그런지 시민들의 반응도 꽤 호의적이다. 주말을 맞이해 아이들과 함께 공원을 찾았다는 시민 A(38)씨는 "요새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해 답답한 터에 공원에 나와 한반도기가 쭉 걸려있는 것을 보니, 우울한 마음에 평화와 위로가 된다. 남북이 소모적 대결이 아니라 평화와 통일을 제시하는 평화공원이 아이들한테도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젠 언론과 지자체에서도 국민들에게 70년 전 해방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려야 한다. 지방인 안양시에서 평화와 통일에 대해 적극 나서는 것을 보니 이젠 세상이 달라진 것 같다. 안양 시민인 내가 미래 통일의 주역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전했다.

최근 경기중부(안양, 군포, 의왕, 과천) 지역의 평화통일운동은 시민들 속으로 확산일로에 있는 새로운 현상을 보인다. 2년 전 평화띠잇기 행사에 경기중부 지역 시민 2천 명이 자비로 참여해 DMZ에 다녀왔다.

얼마 전에는 평화철도를 연결하자는 행진에 안양시뿐 아니라, 군포시에서도 국회의원, 시장, 시의장을 비롯한 도의원, 시의원들이 시민들과 함께 참여해 시내 행진을 하기도 했다. 특히 경기중부 지역에서는 정의당, 진보당과 민주당이 공동으로 평화통일 행사를 연다. 정당들이 서로 정책적으로 경쟁하면서도 평화통일의 문제는 대의적으로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모범이 되고 있다.
 
안양시 광복회에서 안양시와 공동으로 안양시 전 역에 현수막을 걸었다.
 안양시 광복회에서 안양시와 공동으로 안양시 전 역에 현수막을 걸었다.
ⓒ 6.15경기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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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한반도기, #평화, #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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