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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은 있는데 왜 청소년의 날은 없을까? 이런 생각을 늘 했었습니다. 구청장님도 마찬가지셨습니다. 청소년 시기는 어른과 어린이의 중간 시기인데 정말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사회적 관심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동작구가 이런 것을 먼저 챙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5일 서울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서울에서 최초로 청소년의 날 조례를 제정했다. 박주일 동작구 아동청소년과장은 "청소년의 날 제정은 청소년을 위한 자치단체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정책을 추진할때마다 청소년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의지를 선포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는 국가차원에서 공식적인 청소년의 날이 존재하지 않고 청소년기본법상 5월이 청소년의 달로 지정되어 있다. 자치구에서는 경기도, 경기도 안양시, 경기도 남양주시 등 경기도 일부 자치단체만 청소년의 날을 지정하고 있다.

동작구가 제정한 청소년의 날은 5월 마지막주 토요일이다. 이와 맞물려 5월 마지막 주를 청소년 주간으로도 함께 지정했다. 이 기간동안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행사 및 모범청소년 표창, 청소년의 날 당일에는 청소년활동시설의 입장료 등 할인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구청장, 공무원, 구의원, 주민과 청소년이 함께 뜻 모은 서울 최초 청소년의 날
 
"코로나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도 못가고 정서적으로 힘들어 하는 것을 알고 참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가족 내에서 아이들을 케어하는 것도 한계가 있죠. 그래서 공공영역에서 청소년에게 어떤 것을 제공해 주느냐, 어떤 경험을 접하게 해 주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방동 지하벙커를 활용한 청소년 창의혁신 체험공간 조감도.
 대방동 지하벙커를 활용한 청소년 창의혁신 체험공간 조감도.
ⓒ 동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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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일 아동청소년과장은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번에 대방동에 청소년문화의집을 추가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청소년의 날을 제정하면서 그에 따른 인프라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것.

전국적으로 보면 청소년의 날을 지정하고 있는 지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청소년의 날에 대한 관심도 적고 5월 청소년의 달이 존재해 특별히 지자체마다 청소년의 날을 지정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청소년 성장과 참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예산 지원이 청소년정책의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던 자치단체의 청소년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동작구의 이번 조례 제정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잘 파악한 결과로 평가된다.

청소년의 날 제정 담당 부서인 아동청소년과 청소년팀 정유형 팀장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어떤 방향으로 고민하느냐가 중요하고 또 청소년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한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니고 너무 교육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에 대해 우리 동작구 공무원들과 구의회 의원님들 모두가 안타깝게 생각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에 청소년의 날을 만들게 되었는데요. 마음이 굉장히 뿌듯합니다."
 
정유형 청소년팀장은 살짝 동작구의 청소년정책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 구에는 구립 동작청소년문화의집과 구립 사당청소년문화의집이 있는데 다들 너무 열심이세요. 청소년을 위한 비대면 행사를 많이 하고 있고요.

이번에 대방동 노량진근린공원 내 군사시설 유휴공간인 지하벙커를 개조해 청소년 창의혁신 성격의 청소년문화의집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입니다. 이건 동작구민들과 청소년들의 의견을 전폭 수용한 구청장님의 아디이어이신데요. 사실 이 공간을 달라는 계층도 많았지만 청소년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청소년 전용공간을 확보한거죠."

 
청소년정책을 구정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동작구는 지난 2020년 12월, 여성가족부 주관 ‘2020 청소년정책평가’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청소년의 날 조례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닌 것.
 청소년정책을 구정의 중심으로 삼겠다는 동작구는 지난 2020년 12월, 여성가족부 주관 ‘2020 청소년정책평가’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청소년의 날 조례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닌 것.
ⓒ 동작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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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는 작년에 여성가족부가 전국 114개 광역·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0 청소년 정책평가'에서 ▲계획 적절성 ▲정책체계와 예산 ▲유관정책 연계 ▲홍보‧소통 ▲정책 효과성 등 청소년정책 분석과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노력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지난 3월부터는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참여활동 활성화 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동작구 청소년 참여활동 활성화 모델 사업'도 추진중이고 서울시가 지난 5월 진행한 서울 시민상에서 동작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지도사가 청소년지도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청소년의 날이 갑자기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다.
 
청소년계 현장에서는 자치단체의 청소년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청소년정책을 잘 모르고 관심도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이렇게 적극 행정을 펼치고 또 청소년에게 보탬이 되는 정책에 대해 고민을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번 동작구의 청소년의 날 지정은 단연 칭찬할만한 기초자치단체의 청소년정책 모범사례가 분명하다.

태그:#청소년의 날, #청소년의 날 조례, #동작구, #동작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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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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