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바야흐로 로제 대전쟁이라 말할 수 있다. 떡볶이 업계에서 로제 떡볶이를 경쟁하듯 신제품으로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제 덕후인 내가 그 전쟁에 빠질 수는 없다. 그리하여 다양한 브랜드의 로제 떡볶이를 먹는 나만의 로제 맛집 관전기가 시작되었다.  

내가 모든 브랜드의 로제 떡볶이를 먹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만약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어떡하나. 배달 전에 어떤 브랜드의 로제 떡볶이를 먹을까에 대한 사전 탐색이 필요한 이유다.

주문하기 전, '리뷰 이벤트' 중인가 확인하라 
 
직접 찍은 로제 떡볶이 사진입니다.
 직접 찍은 로제 떡볶이 사진입니다.
ⓒ 이태희

관련사진보기

 
첫 번째로는 배달 앱의 평점과 리뷰를 살펴보는 것이다. 배달 앱에서 해당 업체의 상호를 검색하면 현재 위치에서 가까운 지점의 평점과 리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그전에 체크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그 업체의 '리뷰 이벤트' 실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리뷰 이벤트'는 소비자가 주문 후 좋은 리뷰를 남길 것을 약속하면 서비스 음식, 음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좋은 리뷰'란 별 5개를 남길 것임을 약속하는 것이다.

나와 같은 소비자들이 리뷰를 보고 주문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게 되면서 리뷰와 평점의 영향력이 커지자 배달 앱에 입점한 다수의 음식점이 리뷰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슬픈 사실은 이런 이벤트로 인해 별점에 대한 신뢰도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배달 앱에 입점한 떡볶이 브랜드의 별점을 비교했을 때 별 5.0, 별 4.9, 별 4.8 크게 차이가 없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바로 업주의 노력 때문이다. 수많은 경쟁 업체와의 싸움에서 자신의 가게가 선택되기 위해서는 '리뷰 이벤트'를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 업주에게 리뷰 이벤트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 버렸다.

리뷰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드는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 와중에 리뷰 이벤트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말해 서비스 음식은 받았지만 리뷰를 쓰지 않는 '먹튀'를 한 소비자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업주도 늘고 있다고 한다.
  
배달 앱에서 '맛'이 가장 중요한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업주는 맛은 당연히 기본으로 가져가되 리뷰 이벤트를 해야 하고, 소비자가 쓴 리뷰에 댓글을 친절하게 달아주는 센스 또한 겸비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리뷰 이벤트로 5개의 별점으로 넘쳐흐르는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길을 헤맨다. 배달 앱 리뷰와 평점을 믿을 만한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게 불가능해졌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의 다음 행선지는 어디일까. 바로 유튜브이다.

유튜버는 믿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두 번째로는 유튜브에서 해당 업체의 상호를 검색한 후, 유튜버들의 로제 떡볶이 솔직 리뷰 영상을 보는 것이다. 사람의 입맛은 참 다르다. 나의 입맛에 맞는 로제 떡볶이를 찾기란 어렵다. 그런데 유튜브를 통해 찾는 것은 가능할지도 모른다.

배달 앱에서는 리뷰를 쓴 당사자의 입맛을 알 수는 없지만, 유튜버의 다양한 먹방 영상을 통해 나와 맞는 입맛을 가졌는지 비교할 수 있다. 오죽하면 "믿고 먹는 OO픽"이라는 말도 있을까. 

유튜버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내가 믿고 선호하는 유튜버가 맛있게 먹은 음식이라면 그 음식을 기꺼이 신뢰하며 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작년 8월에 말이 많았던 "내 돈 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더니 알고 보니 "뒷광고"였던 경우가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졌다. 논란 이후에 유튜브 영상에 광고임을 정확히 밝히는 나름의 유튜브 문화까지 생겨났다.

이제 소비자는 누구를 믿으란 말인가. 믿을 수 있는 리뷰를 위해 소비자는 어디로 가야 하는 걸까. 과연 믿을 수 있는 리뷰가 존재하긴 하는 걸까. 리뷰에 낚이지 않고, 평점을 거르는 법이란 사실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뻔한 결론이지만 오로지 내가 부딪히고 직접 경험해보는 수밖에 없다. 

나만의 로제 맛집 관전기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리뷰를 보면 어떤 이는 맛있다는, 어떤 이는 맛이 없다는 각자의 기준으로 평가를 내린다. 나 역시 수많은 리뷰 속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리뷰가 정말 좋았던 모 업체의 로제 떡볶이를 시켜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기대만큼의 맛이 나지 않았다. 나는 내 입맛, 배달 시간, 지점마다 생기는 맛의 차이 등을 생각하여 만족하지 않았음에도 세 번이나 재주문을 하였다. 결국은 다 내 입맛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리뷰의 기준은 내가 되어야 한다. 타인의 높은 평가가 아닌 배달 앱에서의 평점이 아닌 나의 기준으로 선택을 해야 한다. 기준이 내가 되었을 때 누군가를 탓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나의 경험은 나만의 경험이고 타인의 경험은 그저 타인의 경험일 뿐이다. 나의 경험, 입맛을 기준으로 타인을 선동하거나 타인의 말에 선동되는 것 역시 옳지 않다.

리뷰에 낚이지 않는 법, 평점을 거르는 법은 그 누구도 아닌 나에게 있다. 나의 결정에 대해서 다른 누군가에게 탓을 돌려서는 안 된다.

태그:#로제 떡볶이, #배달 앱 , #유튜브, #리뷰 이벤트, #평점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